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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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이유는 책의 소개에 보면 내가 쓰는 말이 꽤 있는데 이런 말을 쓰면 안된다고? 라는 놀라움에서였다.

특히 외국인 친구를 만날때마다 늘어있는 한국어 실력을 보여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나도 내친구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오~ 한국인 다 됐네~" "한국인 패치완료"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저자는 이에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이라는 표본은 진정 존재하는가? 아니, '진정한 한국인'이라는 실체는 없다. 그저 차별받는 한국인과 차별받지 않는 한국인이 존재할 뿐이다. 유전형질의 차이가 주는 정보를 시각이 받아들일 때 생기는 편견이 존재할 뿐이다. 황인종이 아니군, 눈동자 색이 다르군, 한국인이 아니군. 이런 알고리즘으로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한국인이 다 됐네 라는 표현은 한국인에게도 듣기 좋은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왜 외국인에게 한국인이 되길 강요하는 듯한 한국인 다 됐네 라는 말을 썼던 것일까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 실력이 일취월장이다~" "한국 문화를 많이 이해했네" 정도면 될 것을

나의 언어 습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이 책의 초반부를 읽었을 때는 사실 저자가 예민하거나 불편러인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나도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에 동의를 하고 큰 깨우침을 얻기 시작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썼던 말들, 그 단어를 모르면 시대에 뒤쳐지는 사람인마냥 취급이 되던 유행어가 한번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차별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망치로 머리를 맞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선택장애, 결정장애 이런 말은 음식을 고를때도 친구들과 만날 장소를 정할때도 흔히 쓰는 말이다. 분노조절장애는 성격이 좋지 못하거나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가리킬때 많이 쓴다.

왜 이런 말들이 실제 장애인이나 장애인의 가족, 친구들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가 나왔을때도 학창시절 성대모사를 잘하는 친구들이 따라하면 깔깔거리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 같이 웃지 못하는 순간이지 않았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고 후회가 됐다.

최근 방영된 이상한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천재적이고 귀여운 우영우 캐릭터에 열광했으나 그것은 드라마일뿐이고 그들의 어떤 모습을 이해해야하고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그들을 대할때 우리가 지켜야할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는 여전히 모르는 것 같다.

최근 지하철에서 우영우처럼 자페가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나도 우영우에는 그렇게 열광했으면서 그 사람은 최대한 피하고 싶어했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와 떨어졌다.

또 성적 수치심을 느꼈냐는 표현 또한 마찬가지다.

수치심이라는 단어 자체가 스스로를 부끄러워 느끼는 마음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아 그러게...? 왜 수치심을 피해자가 느껴야 하는걸까? 수치심은 가해자가 느껴야하는 건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희롱사건에서 피해자는 성적 수치심이 아니라 성적 빡치심을 느낀다고 누군가 말했다.

언제부터 수치심을 피해자에게 강요하게 되었을까

2022년 7월 4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법관이 형을 정함에 있어 참고하는 기준인 양형기준의 양형인자에서 '성적 수치심'이라는 표현을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 "범죄의 피해자가 실제로 갖게 되는 피해 감정을 고려했"으며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가 과거의 정조 관념에 바탕을 두고 있고, 마치 성범죄의 피해자가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발혔다.

가해자에게 "당신의 잘못이 수치스럽지 않습니까?" 라고 묻는 것이 맞다.

설명충(蟲), 진지충(蟲)을 설명충(忠), 진지충(忠)으로 바꿔 쓴 미디어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전 혐오의 표현을 지워내고자 하고 몰래카메라를 깜짝카메라로 바꾸자고 이야기한다. 몰래카메라와 깜짝카메라는 의미 자체가 다르다. 이처럼 아무렇지 않게 썼던 표현들을 이 책을 읽고나면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최근 친구가 몰래카메라였나?라고 묻길래 아니 깜짝카메라 아니었음이라고 친구에게 정정하여 말하는 내 모습을 보며 이렇게 하나 둘씩 바꿔나가고 고쳐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인용구도 많고 중간 중간 그냥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삽화들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책은 누구든지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깨우칠 수 있고 타인의 가치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출퇴근길에 가볍게 읽으려고 폈다가 가볍지 않은 마음을 갖게 되는 책인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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