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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평점 :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서울과 베이징에서 동시에 여러 행사가 개최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하지만 중국 국가 박물관에서 우리나라 고대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가 빠져 문제가 됐다는 화나는 뉴스까지 접하고 보고 중국이 펼치고 있는 역사 왜곡의 현주소인 동북공정의 추진과 연결해서 해석하게 되었다.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인 고구려 역사까지 훔치고 심지어 최근에는 김치며 한복이며 모두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자행하고 있다. 중국의 정책으로 이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엄중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우리도 이에 맞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적실히 느끼게 된다. 역사를 바로 알고 역사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관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고구려 역사를 다룬 <살수의 꽃 1,2>이 나에게 더 의미 있고 단순한 재미로 읽을 수만을 없었다. 고구려의 역사를 통틀어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을지문덕의 살수 대첩이 아닐까? 소설은 통일 중국 수나라의 113만 대군을 궤멸시킨 고구려의 명장 을지문덕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살수의 꽃 1: 을지문덕의 약조>에서는 을지문덕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그렸다. 수많은 사료를 연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작가의 섬세하지만 힘을 느낄 수 있는 상상력의 필체가 어우러져 소설의 몰입을 높였다. 영웅의 탄생답게 출생부터 평범치 못했다. 친부의 의문스러운 죽음으로 하루아침에 집안은 빚더미에 앉았고 유복자로 태어나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자신의 희생하면서 자식만을 반듯하게 키웠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소년 을지문덕은 큰 사람이 되려는 마음까지 먹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비천한 신분의 을지문덕에게 꿈을 이루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방황의 시기에 운명 같은 만남으로 다시 을지문덕의 성장에 희망이 보인다. 바로 우리가 고구려 역사에서 익히 들었던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가 을지문덕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면서 소설에서도 강한 인상을 주는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선황 폐하의 금여 앞을 막아서는 대역 죄를 지었던 을지문덕을 위험에서 구하는 온달 장군과 평강공주에게 십만의 적을 무찌르기 전까지는 절대 죽지 않겠다는 약조를 하는 을지문덕의 비범함이 잊히지 않는 장면이었다. 또 운명의 여인 가리도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와 기대를 보여주면서 소설을 지탱하는 큰 뿌리로 잡아가는 1권의 굴 직한 스토리가 힘 있게 전개되어 소설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은 부제처럼 우리 역사상 우리 민족의 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전투 살수대첩 전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삼국지에 적벽대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듯이 고구려 역사에는 살수대첩이 가져다주는 자긍심은 언제나 일 순위이다.
나에게 역사 소설 읽기의 재미는 얼마나 역사적 사실에 근접했냐에 거기에 얼마나 힘 있는 소설가의 상상의 나래를 펼쳤냐에 따라 소설의 몰입과 재미를 주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살수의 꽃> 역사소설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지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자긍심을 불러 일이 킨 점 또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 몸속에 면면히 흐르는 고구려인의 기백과 호방한 천성을 떠올린다면 지금이라도 내 나라 역사를 되찾기 위해 고구려를 더 외치고, 발해를 노래하며, 고조선이 어떤 이념으로 탄생하였는지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 작가의 말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