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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 나의 친구, 나의 투정꾼, 한 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쓰지 않은 나의 엄마에게
이충걸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도서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엄마에게 바치는 이야기
도서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는 엄마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나의 친구, 나의 투정꾼, 한번도 스스로를 위해 면류관을 쓰지 않은 나의 엄마에게 바치는 내용 입니다. 내용은 재미있다기 보다는 책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어머니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지금 바로 리뷰해 보겠습니다^^

도서 엄마는 2002년 발매된 어느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의 개정증보판으로 지금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즉, 그 후 10년후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구의 엄마든, 엄마를 구전하는 이야기로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게 한 작은 혁명이후 '어머니라는 우주를 조촐하게 기록한 아들의 글'은 낯선 이미지와 생경한 언어들을 조합한 [지큐 코리아] 이충걸 편집장 특유의 미문(美文)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에세이가 되었습니다.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는 지금껏 세상에 나온 엄마에 관한 얘기들과는 지점이 좀 다른데요, 희생과 헌신의 세레나데로 누선을 자극해 눈물 바람을 만들지도 않고, 잠든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는 엄마의 옆얼굴에 대한 참회도 없습니다. 엄마의 고난과 역경에 바치는 헌사나 상패가 아닌 것으로, 오히려 엄마의 정면 얼굴에 대한 뚜렷한 관찰과 어딘지 엇박자이되 묘하게 리듬이 딱딱 맞는 두 사람의 즐거운 생활, 쾌활한 연주에 가깝습니다.
위 내용들은 책 소개에 나와 있는 내용들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아들과 엄마가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 적령기를 훨씬 넘긴 셋째 막내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과 이제 몸이 편치 못해 수술도 여러번 하게 되는 엄마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각에서 끈끈한 모자의 정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책은 총 6가지의 큰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큰 챕터 아래에 간단한 에피소드들 7~8가지로 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챕터를 나눈 기준은 시간의 순서도 아니고, 주제도 아니고 어떻게 구별을 해 놓은건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시간의 흐름이 지나가고 있다는 느낌은 받을수 있었습니다. (간혹 과거로 간다는 건 유머)
#1 - 고독한 보행자 | 집 고치는 남자 | 털게의 속살 | 성교육 | 달려야 산다 | 상상의 우주
#2 - 비가 | 엄마 없이 보낸 일주일 | 프랑스 식당의 엄마 | 60년대 여배우 | 엄마는 뚱뚱해서 못 날아 | 검은 구두 | 찰나 속의 영원
#3 - 영정 사진 |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타인 | 모래의 열매 | 에어컨 전기료 | 부활절 달걀 | 김치와 꽁치 | 충족되지 않는 욕망
#4 - 엄마가 갖고 싶은 것 | 엄마 눈이 잘 보였음 좋겠다 | 심인성 우울증 | 취미 따윈 필요치 않아 | 아버지의 롱코트 | 빛나지 않는 졸업장 | 밤새도록 나는 울었네
#5 - 철들 수 있을까 | 사는 게 즐거워 | 그 옷만은 안 돼요 | 형제의 난 | 달빛은 숙명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 비행기가 날 때마다 | 아무도 앞을 막을 수 없어 | 우리 집의 진짜 주인
#6 - 된장찌개 하나 먹는 일 | 카레라이스 | 나는 고아가 아니야 | 하얀 면화송이의 행렬 | 아프지 말아요 | 넌 닥터야, 정신과 의사야, 슈퍼맨이야 | 꽃이 피었네

저자는 이충걸씨로, 남성잡지 『GQ KOREA』의 편집장 입니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으나 잡지 에디터로서의 오랜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낯선 이미지와 생경한 언어들을 조합한 그만의 독특한, 때로는 불편한 조임까지 주는 ‘이충걸적인 글쓰기’로 일군의 마니아에게 찬사와 질투를 동시에 받고 있는데, 당대 명사들과의 인터뷰를 모은 『해를 등지고 놀다』, 어머니라는 우주를 조촐하게 기록한 아들의 글 『어느 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 일생 동안 겪은 숱한 이별의 순간을 들추어 추억하는 『슬픔의 냄새』를 펴냈습니다.
책의 본문을 보면 어머니가 소설은 쓰냐는 핀잔을 주시는데, 그때 자기는 단편소설을 정말 잘 쓴다고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만큼 글 쓰는 재주는 남다르다고 생각이 되네요^^

책의 내용은 크게 감동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부분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아들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그런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생각도 잘 읽을 수 있습니다. (비록 앞에서 말은 딱딱하게 하지만요~) 한가지 의아했던 점은 초반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왜 엄마를 모시고 사는가 했는데, 나중에 첫째형과 둘째형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는 더욱더 왜 형들이 안모시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충걸 작가의 성격을 엿보게 되니, 그만큼 엄마와 사는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히 청바지를 좋아하는 모습이 수수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여러 종류의 청바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나, 시계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는 점에서 취향이 저랑 좀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는데요, 공대를 나와서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왠지 멋있다라는 느낌도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그러겠지만 쉽지 않은 어머니의 병원비가 얼마나 들더라도 집을 팔아서라도 수술비를 대겠다는 말에서 저도 감동을 많이 받았다는게 유머~!!^^

도서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는 엄마에 대한 개인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 갔지만, 한 사람의 엄마가 아닌 모든 사람의 엄마를 구전하는 이야기로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걸 느끼게 한다는 말처럼, 지금의 엄마의 모습에 감사를 드리고, 오래동안 함께 살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지금 저한테 남은 과제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