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그림이 예뻐야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은 정말 반하게 하네요. 늙은 까마귀가 백조를 구해주고 받은 별가루로 다른 동물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그것으로 자신도 결국 자신의 소원을 이루죠. 이기적인 다른 동물들의 모습과 까마귀의 선행은 비교가 되는 군요. 그리고 간절한 소원은 이루어진다는 것도 보여주구요. 그림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까마귀의 선행이 보여주는 행복에 대해서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책이네요.
심미아씨의 그림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작가라...물론 그 책을 좋아한다는 뜻이지만요...내용은 다들 아는 해님달님이죠. 전래동화도 전집으로 나온 것들은 내용이 좀 엉성하다든지, 그림이 일률적이라든지 해서 좀 맘에 안 들었는데,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 호랑이 시리즈는 괜찮은 것 같아요. 구어체식으로 되어 있는 글은 옛날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책답게 구수하게 들립니다. 그림도 물론...너무 좋습니다. ‘떡 하나주면 안 잡아 먹지’를 들어들어 알고 있던 우리와는 달리 책을 통해서 알게 되지만, 전래 동화는 우리의 옛 모습을 많이 알 수 있어서 참 교육적입니다.
다들 아는 내용의 이런 명작은 그림에 따라서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림 형제의 늑대가 아기 염소들을 삼킨 이야기...아시죠? 나중에 늑대가 배가 너무 불러서 자고 있는 사이 염소 엄마가 아기 염소를 늑대 배에서 꺼내고 돌을 잔뜩 집어 넣고 실로 꿰매었다죠...판화 형식의 그림이 좀 어두운 편이긴 하지만 표현이 섬세하며, 부드러운 색채에서도 세심한 정성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글이 많음에도 아이는 이야기의 강약 덕분인지 집중해서 보고 있습니다. peter and the wolf에서 늑대에 대해 알고 있는 덕분에 늑대만 보면 흥분을 하네요... 다시 보아도 재미있습니다.
한글판을 보고 재미가 있어서 영어판도 좀 난이도가 있음에도 주문했습니다. 케빈 헹크스의 책은 그림이 독특하면서도 정감이 있죠. 징그러운 쥐지만, 여기서 나오는 소피나 웬델의 모습은 꼭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 같습니다. 좀 어린 아이들에게는 한글판으로 읽어주시고 쉬운 문장으로 영문판을 읽어주신다면 일석 이조겠죠. 또 이 책에는 아이들이랑 할 수 있는 놀이도 다양하게 소개가 되어 있어서 부모 입장에서도 한 번 같은 놀이를 해 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물론 아이가 주인공으로요...
혼자 있을 때는 모든 것이 자기 것이었는데 동생이 태어나자 모든 것이 동생 위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일종의 큰 아이의 반항 같은 것을 에즈라 잭 키츠는 따뜻한 눈길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생이 생겨 퇴행 현상까지 생기는 아이들에게는 정말 딱인 책이라고 해야겠네요. 특히나 피터처럼 오빠와 여동생인 경우에는요. 여자 아이들은 동생이 태어나도 인형처럼 잘 해주고 챙겨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요.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서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피터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답니다. 형제자매가 있는 집에서는 꼭 한 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