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 청소부 래빗홀 YA
김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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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홀YA
[어스름 청소부]
김혜진 장편소설
래빗홀

p.9 우리 가족은 어스름을 치운다.
‘우리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니?’ 아빠는 버릇처럼 말하지만, 난 별로 상상해 보고 싶지 않다. 세상은 세상대로 굴러가겠지. 내 앞길 걱정하기에도 바쁘다.

어스름 : 조금 어둑한 상태. 또는 그런 때.

어스름을 치우는 청소부가 있다면 믿어지실까요? 어스름 청소부는 도대체 무얼 치우는 걸까요? 

제목과 소개를 보고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해지더라고요. 

어스름을 보는 가족 주인공 소요네는 어스름을 치우는 청소부이기도 해요. 어스름은 곰팡이나 먼지 같기도 하고 넓게 퍼지면 안개 같기도 하며 어떤 어스름은 딱지처럼 굳어 있기도 하죠.

이 어스름은 보통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수칙도 많고 위험 부담도 많을 수밖에 없어요. 

어스름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옆집 친구인 제하네 가족처럼 얼굴의 얼룩을 읽는 사람들도 있죠. 또 전학생 예나처럼 기억을 조작하는 스티커를 붙이며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해요.

p.38 한번 눌어붙은 어스름은 다른 어스름을 끌어당겨 크기가 커지고 점점 딱딱해진다. 그런 어스름을 많이 달고 있는 사람은 확실히 다르다. 어스름이 늘어날수록 완고해지고 융통성이 없어진다.

어스름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니 이 어스름이라는 것은 삶의 찌든 때 같기도 하고 물건에 깃든 혼 같기도 하며, 세월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크기만 다를 뿐 누구나 어디에나 스며 든 어스름은 그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듯하죠.

주인공 소요는 어스름을 본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데, 어느 날 전학 온 예나에게는 어스름이 전혀 보이지 않다는 것에 흥미를 갖게 돼요

그러다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며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짜 친구가 되는데, 예나가 위험에 빠지게 되고 예나를 구출하기 위해 소요는 위험에 맞서죠.

p.228 그리고, 어스름. 나의 약점. 나의 족쇄. 나의 자랑. 나는 청소부다. 어스름을 다룬다. 다룰 수 있다. 절대 지지 않을 거다. 무엇도 포기하지 않을 거다.


도서 [어스름 청소부]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위험에 맞서는 소요와 그런 소요를 돕는 제하, 그리고 예나의 우정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나이 대의 아이들이 늘 고민하는 정체성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남들과 다르기에 자신을 부정해야 했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은 예나를 구출하며 겪은 일들을 계기로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할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p.255 무엇이 괜찮은 건지도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알게 되겠지. 어스름을 재발견한 것처럼. 보지 못해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된 것처럼. 무지는 그만큼의 기회일 수 있다. 아직 몰라서, 차라리 좋다.

어스름의 비밀과 친구들과의 우정,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까지 아이들의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어스름 청소부]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니 특별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어스름 청소부]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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