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넷플릭스 TV 시리즈 「아나토미 오브 스캔들」의 원작자로 유명한 세라 본이라는 작가가 쓴 소설이다. 젊고 유능한 여성 정치인 엠마를 내세워 SNS 선동, 협박, 리벤지 포르노 범죄, 폭로 등 영국 정치의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 책 제목과 소개글을 읽으며 무슨 내용일지 너무 궁금했는데,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하지만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덕분에 순식간에 이야기에 몰입할수 있었다. 내가 엠마였다면 나는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유명세에 시달리는 한 여성 정치인으로,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아이의 엄마로, 그리고 엠마 자신으로 살아가려고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보니 엠마가 안쓰러기도 하고 1편 이후에는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도 궁금하다. 빨리 2편도 마저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원평 작가님의 '아몬드'를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 이번에 새롭게 나오는 책도 너무 궁금했다.

인생에 실패한 사람의 인생 개조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니, 책을 읽고나면 나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튜브에서 나오는 주인공인 중년 남성 김성곤 안드레아가 낯설지 않았고, 꼭 주변에 실존하고 있는 인물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책 내용이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사업에 실패하고, 가족들과 멀어지게 되고, 정말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는것도 버거워하는 주인공... 뭐 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은 인생.. 실패... 그리고 체념... 우리 주변에 흔히들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전 '아몬드'에서는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었다면 이번 '튜브'에서는 중년 남성의 성장기를 다루었다.


오랜만에 읽은 장편 소설이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요즘 회사 때문에 여러가지로 머리도 복잡하고, 마음도 답답했는데, 튜브를 읽으면서 마음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상관 없이 나는 나의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실행해나가야겠다. 그러다보면 나도 언젠가는 자유롭게 떠오를 수 있는 나만의 튜브를 갖게 될거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튼 바이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릴리와 옥토퍼스
스티븐 롤리 지음, 박경희 옮김 / 이봄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티븐 롤리의 ‘릴리와 옥토퍼스‘는 작가가 키우던 릴리라는 이름의 개가 뇌종양으로 죽은 일을 소설로 만든 자전적 소설이다. 릴리가 죽고 6개월을 보내던 어느 날 작가는 릴리와의 추억들을 끄적거리다가 이게 모여서 단편소설이 된 것이라고. 그리고 막 사귀기 시작한(이야기 속에서의 바이런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주었고, 그의 응원에 힘입어 이 책이 나온 것이라고 책에 씌여있다. 그리고! 2018년 4월에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이 작품의 판권을 사들여 차후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는 소식도 담겨있다.
아니, 이렇게 귀여운 릴리를 상상속에서만 느끼는게 아니라 실제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기대된다.

서른 살이 되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는 친구 트렌트의 말대로 스물아홉살 마지막 날에 릴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엄마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는것이라는 심리 상담사 제니의 말과는 반대로 릴리와는 완전한 사랑에 빠졌다. 그렇게 테드는 릴리와 12년, 개의 시간으로 84년을 함께 살면서 인내와 따뜻함과 위엄과 우아함으로 역경을 맞서는 법을 배웠으며, 릴리와 이별 한 후에는 아픔을 딛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애도를 통해 충분히 슬퍼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이별을 하고 애도를 하고 그러면서 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으면서 모두가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뇌종양을 머리 위에 있는 옥토퍼스라고 부르는 테드의 기발함이 너무 재미있고, 릴리와 테드의 추억을 같이 공유하면서 한참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읽는 내내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감사함도 느낄 수 있었다. 반려동물을 키웠던 독자도,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독자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릴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민트초코칩 아이스크림만 보면 초고속으로 꼬리를 흔들며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릴리가 생각 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이라, 그건 참으로 우습고도 현실적인 농담이지

-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생일 파티를 앞두고 있는데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일주일 전에 돌아가셨지만, 빅 엔젤의 생일 파티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공지된 사항이었기에 빅 엔젤은 어머니의 장례식과 본인의 생일 파티를 한꺼번에 치르고자 어머니 장례식 일정을 미루었다. 미국 각지에서 가족들이 장례식과 생일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암 선고를 받은 70세 노인이 100세 어머니의 장례식을 챙기는 조금 모습이 낯설었다. 소설의 첫 부분에는 빅 엔젤의 성격이 잘 드러나있는데 일반적인 멕시코 사람들과는 다르게 시간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회사에서도 똑부러진 모습으로 일을 하는 모습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 날 암 선고를 받게 되었고 그에게 남은 기간은 3주, 그런데 그 와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가족들을 부양하고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던 빅 엔젤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온 암이라는 존재, 그리고 죽음.
나라면 이런 상황에 큰 충격을 받고 좌절해서 아무것도 못할 것 만 같은데 소설 속 빅 엔젤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천하무적 처럼 죽음에 맞서 싸운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 덤덤함을 넘어 너무나 태연한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이런 덤덤함이 마음이 아팠다.






빅 엔젤은 이제 곧 일흔이 될 참이었다.
일흔이라니, 참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젊은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빨리 사람들을 두고 떠날 마음은 없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죽음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 하지만 사실 아무렇지 않다는 걸 너무나 극명하게 보여주는 구절들이 많다.
이 부분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매일매일 하루를 열심히 살면서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 머나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아직 나이가 어린 탓인지, 아니면 운이 좋은 탓인지, 아직 내 주변에서 죽음을 떠올릴 만한 일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하루하루에 연연하면서 열심히 살기에만 벅찼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빅 엔젤만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아니, 빅 엔젤 나이보다 더 먼저 찾아 올지도 모르지 그 순간이. 막연히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늘 가까이 있었다. 빅 엔젤도 죽음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지만, 죽음은 이미 너무 가까이 왔고 가족들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내가 괜히 슬퍼졌다.

빅 엔젤 어머니의 장례식부터 빅 엔젤의 생일파티까지 사람들이 모이면서 그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빠르게 전개되는데 어쩜 하나같이 사연들이 구구절절, 각양각색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도 낯설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어투도 거칠다. 정말 멕시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책을 읽다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거칠 것이 없는 말투와 시원 시원한 직설 화법에 여러번 웃기도하고 놀라기도 했다. 그렇지만 소설 중간 중간에 가슴 찡한 구절도 많이 담겨 있다.



“얘야.”

˝아빠, 왜요?”

“날 용서해주겠니?”

“뭘요?”

그는 허공에 손을 저었다.

“미안하다.”

“그러니까 뭐가요, 아빠?”

“다 미안해.”

그는 눈을 뜨고 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네가 아기였을 적에, 내가 널 씻겨주었는데.”

미니는 눈이 따갑지 않은 베이비 샴푸를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네 아버지였어. 그런데 지금은 네 아기가 되었구나.”

빅 엔젤은 훌쩍였다. 물론 딱 한 번뿐이었다.

미니는 눈을 빠르게 깜박이고는 손바닥에 샴푸를 짰다.



“괜찮아요. 모두 다 괜찮다고요.”



그는 눈을 감고 딸의 손에 머리카락을 맡겼다.



와 이 부분을 읽다가 정말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빅 엔젤이라 불리며 가장으로 가족들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던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나약해져버린 모습이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팠다. 딸이 아픈 아버지를 보살피는데 아버지는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소설 속에서 빅 엔젤은 암 때문에 거동도 제대로 못하고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가족들과 함께 소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 같다.
소설의 마지막에도 빅 엔젤의 죽음을 명확하게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는 행복하게 후회없는 죽음을 맞이 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아내와 함께 나눈 대화는 정말 실제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나 또한 그런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정말 인생에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울다 웃고 놀라기도 여러번 했지만 책읽는 내내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