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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옥토퍼스
스티븐 롤리 지음, 박경희 옮김 / 이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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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롤리의 ‘릴리와 옥토퍼스‘는 작가가 키우던 릴리라는 이름의 개가 뇌종양으로 죽은 일을 소설로 만든 자전적 소설이다. 릴리가 죽고 6개월을 보내던 어느 날 작가는 릴리와의 추억들을 끄적거리다가 이게 모여서 단편소설이 된 것이라고. 그리고 막 사귀기 시작한(이야기 속에서의 바이런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주었고, 그의 응원에 힘입어 이 책이 나온 것이라고 책에 씌여있다. 그리고! 2018년 4월에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이 작품의 판권을 사들여 차후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는 소식도 담겨있다.
아니, 이렇게 귀여운 릴리를 상상속에서만 느끼는게 아니라 실제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기대된다.

서른 살이 되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는 친구 트렌트의 말대로 스물아홉살 마지막 날에 릴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엄마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는것이라는 심리 상담사 제니의 말과는 반대로 릴리와는 완전한 사랑에 빠졌다. 그렇게 테드는 릴리와 12년, 개의 시간으로 84년을 함께 살면서 인내와 따뜻함과 위엄과 우아함으로 역경을 맞서는 법을 배웠으며, 릴리와 이별 한 후에는 아픔을 딛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애도를 통해 충분히 슬퍼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이별을 하고 애도를 하고 그러면서 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으면서 모두가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뇌종양을 머리 위에 있는 옥토퍼스라고 부르는 테드의 기발함이 너무 재미있고, 릴리와 테드의 추억을 같이 공유하면서 한참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읽는 내내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감사함도 느낄 수 있었다. 반려동물을 키웠던 독자도,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독자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릴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민트초코칩 아이스크림만 보면 초고속으로 꼬리를 흔들며 아이스크림을 핥아먹는 릴리가 생각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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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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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 그건 참으로 우습고도 현실적인 농담이지

-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생일 파티를 앞두고 있는데 100세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일주일 전에 돌아가셨지만, 빅 엔젤의 생일 파티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공지된 사항이었기에 빅 엔젤은 어머니의 장례식과 본인의 생일 파티를 한꺼번에 치르고자 어머니 장례식 일정을 미루었다. 미국 각지에서 가족들이 장례식과 생일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암 선고를 받은 70세 노인이 100세 어머니의 장례식을 챙기는 조금 모습이 낯설었다. 소설의 첫 부분에는 빅 엔젤의 성격이 잘 드러나있는데 일반적인 멕시코 사람들과는 다르게 시간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회사에서도 똑부러진 모습으로 일을 하는 모습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어느 날 암 선고를 받게 되었고 그에게 남은 기간은 3주, 그런데 그 와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가족들을 부양하고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던 빅 엔젤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온 암이라는 존재, 그리고 죽음.
나라면 이런 상황에 큰 충격을 받고 좌절해서 아무것도 못할 것 만 같은데 소설 속 빅 엔젤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천하무적 처럼 죽음에 맞서 싸운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 덤덤함을 넘어 너무나 태연한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이런 덤덤함이 마음이 아팠다.






빅 엔젤은 이제 곧 일흔이 될 참이었다.
일흔이라니, 참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젊은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빨리 사람들을 두고 떠날 마음은 없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죽음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 하지만 사실 아무렇지 않다는 걸 너무나 극명하게 보여주는 구절들이 많다.
이 부분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매일매일 하루를 열심히 살면서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 머나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아직 나이가 어린 탓인지, 아니면 운이 좋은 탓인지, 아직 내 주변에서 죽음을 떠올릴 만한 일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하루하루에 연연하면서 열심히 살기에만 벅찼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빅 엔젤만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아니, 빅 엔젤 나이보다 더 먼저 찾아 올지도 모르지 그 순간이. 막연히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늘 가까이 있었다. 빅 엔젤도 죽음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지만, 죽음은 이미 너무 가까이 왔고 가족들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내가 괜히 슬퍼졌다.

빅 엔젤 어머니의 장례식부터 빅 엔젤의 생일파티까지 사람들이 모이면서 그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빠르게 전개되는데 어쩜 하나같이 사연들이 구구절절, 각양각색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도 낯설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어투도 거칠다. 정말 멕시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책을 읽다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거칠 것이 없는 말투와 시원 시원한 직설 화법에 여러번 웃기도하고 놀라기도 했다. 그렇지만 소설 중간 중간에 가슴 찡한 구절도 많이 담겨 있다.



“얘야.”

˝아빠, 왜요?”

“날 용서해주겠니?”

“뭘요?”

그는 허공에 손을 저었다.

“미안하다.”

“그러니까 뭐가요, 아빠?”

“다 미안해.”

그는 눈을 뜨고 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네가 아기였을 적에, 내가 널 씻겨주었는데.”

미니는 눈이 따갑지 않은 베이비 샴푸를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네 아버지였어. 그런데 지금은 네 아기가 되었구나.”

빅 엔젤은 훌쩍였다. 물론 딱 한 번뿐이었다.

미니는 눈을 빠르게 깜박이고는 손바닥에 샴푸를 짰다.



“괜찮아요. 모두 다 괜찮다고요.”



그는 눈을 감고 딸의 손에 머리카락을 맡겼다.



와 이 부분을 읽다가 정말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빅 엔젤이라 불리며 가장으로 가족들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던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나약해져버린 모습이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팠다. 딸이 아픈 아버지를 보살피는데 아버지는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소설 속에서 빅 엔젤은 암 때문에 거동도 제대로 못하고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가족들과 함께 소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 같다.
소설의 마지막에도 빅 엔젤의 죽음을 명확하게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는 행복하게 후회없는 죽음을 맞이 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아내와 함께 나눈 대화는 정말 실제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나 또한 그런 시간을 보내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정말 인생에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울다 웃고 놀라기도 여러번 했지만 책읽는 내내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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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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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카모메 식당 ,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무레요코가 쓴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들에 관한 에세이다.
책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눈치 볼 것 없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하지 않는 법`에 대한 에세이다. 이전에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도 매우 좋았고, 또 내가 무척 좋아하는 출판사 이봄 에서 나온 책이라서 읽기전부터 기대되었다.


그녀가 하기를 거부하는 목록은 결혼과 출산부터, 하이힐, 화장과 같이 여성들에게 강요된 덕목부터 스마트폰, 신용카드, 인터넷쇼핑, SNS와 같은 새로운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무레 요코가 이런 것들을 안 하는 이유는 그냥 본인에게 불편하고 안 맞기 때문이다. 이게 무레 요코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신념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것과 안 맞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서른 중반인데, 읽으면서 진짜 너무 공감했다.
첫 번째 욕망 리스트에서는 인터넷 쇼핑을 못 하는 것도, 화장을 잘 안 하는 것이 너무 공감되었고,두 번째 물건 리스트에서는 휴대전화, 하이힐, 수첩에 관한 이야기 세 번째 생활 리스트에서는 결혼, 말,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정말 딱 내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는 스스로 좀 이기적이고 유별난 사람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이 `대체 너는 왜 그래?` 이렇게 물어보면 구구절절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뭐 처음부터 이런 사람이었나, 자꾸 주위 환경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가는 걸 이러면서,
` 나는 남들보다 좀 유별나고 예민한가 보다 `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주 속이 후련해졌다!

자기 인생은 자기밖에 선택할 수 없다.
남이 뭐라 하건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것 아닐까.
자신감을 느끼고 세상의 기준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인생, 어떤가.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중에서 - 무레 요코



그냥 딱 한마디로 이 책을 표현하자면,
누가 나한테 ˝너는 왜 그래?˝ 이렇게 물었을 때 말없이 가만히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나랑 안 맞는 일을 거절하고 싶은데 내가 거절하는 게 잘하는 일인가? 본인의 선택에 확신이 가지 않고, 이게 과연 잘하는 일인가 의심이 들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살다 보면 항상 내가 노력을 한다고 해결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도 그렇고 사회생활도 그렇고 내가 하고 싶은 일도 그렇고. 그럴 때는 대체 뭐가 문제일까 매번 고민하고 자책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건 그냥 나랑 안 맞는 것이라는걸. 그래서 나랑 맞는 것과 안 맞는 것을 구분하고 내 신념대로 살다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작가의 말대로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의 삶의 방식이 있는 것이니, 자신 있게 노!! 라고 외칠 수 있는 인생, 내가 선택한 인생을 살고 싶어진 것이다.




그래서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도 읽었으니,
올해는 특별히!!!
나도 책에서처럼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안할래리스트 작성을 해봤다.

2020년 안할래리스트!

나도 책에서처럼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안할래리스트 작성을 해봤다.

2020년 안할래리스트!

1. 욕망
- 이직x -> 창직 o
- 결혼x -> 경제적 자립
- 다이어트 x -> 진짜 나를 위한 운동

2. 생활
- 당장하기x -> 적당히하기 o
(목표로 했던 것은 다 하고 마는 성격이라서 2020년에는 이런 성격을 좀 바꿔야겠다)
- 나만 안 괜찮아 x -> 나도 괜찮아
(다른 사람들이랑 비교하는 것 그만하기)
- 싫은 사람 싫은 티 내기 = 친한 척 그만하기
(친하다는 이유로 불쑥불쑥 선을 넘는 인간관계 정리)

3. 물건
- 공부 x
(할 만큼했다. 그만할래 공부, 그래도 영어는 해야지)
- 신용카드 x
(체크카드로 소비생활 점검하기)
- 책 x
(많이 읽으려고만 하지말고, 읽고서 내 것으로 만들기)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책 덕분에 올해는 10월부터 2020년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매년 작성하던 하고 싶은 일 리스트와는 반대로 안할래리스트를 작성해보니 뭔가 좀 색다른 기분이 들었고, ˝하고 싶은 일˝ 을 적는 것보다 ˝하지 않을래˝ 리스트를 쓰고 나니 벌써 마음이 비장해졌다!
2020년에는 더욱 자신 있게,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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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일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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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었을 법 꿈, 서점 주인!
평범한 직장인이자 매일 같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나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내 방에는 세계문학 전집, 무라카미 하루키, 알랭 드 보통 등 좋아하는 작가별로 책을 모아둔 책장이 있고 이 외에도 특별코너(?)로 독립서점, 독립출판에 관한 책장이 따로 있을 정도로 나의 오랜 꿈은 나만의 서점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서점의일은 `출판수업`에 참여한 노다인, 류진아, 박다혜, 박병현, 송세영, 이도원, 이은지, 이지훈, 이한슬, 이현주, 장은영, 한기태 등 12인이 북노마드 편집부가 되어 기획-인터뷰-편집-사진 촬영 등에 참여한 책이라고 한다. 수강생들은 수업을 통해서 공통질문 7개와 개별질문 5개를 준비하고, 이메일이나 만남을 통해서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책에 소개된 서점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서점들도 있었고,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된 서점도 있었다.
아무래도 지역적으로 가까운 서점들은 내가 직접 가보기도 하고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 소식을 접했던 경우가 많았는데 멀리 있는 서점은 이번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지역에 밀집되어있던 동네 서점들이 이제는 각 지역에도 많이 생긴 것 같아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동네 서점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특히 우리 동네. 그리고 기존의 책에서 다루었던 독립서점 리스트와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았다. 아무래도 시간이 흐를수록 서점들이 많이 생기기도 하고, 많이 사라지기도 하니까 그런 것이 아닐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서점들의 인터뷰는 다른 책이나 매체에서도 많이 다루었으니까 이 부분이 딱히 아쉽거나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신선하다고 해야 하나? 새롭다고 해야 하나 새로운 서점들의 특징이라든지 운영방식에 대해 알게 되어서 오히려 좋았다.




«책에 소개 된 서점들 소개»

1. 동아서점 김영건 대표
- 서점의 덕목을 지키는 것, 그것이 서점의 일입니다.
2. 바람길 박수현 대표
- 매일매일 자라고 있습니다.
3. 밤수지맨드라미 북스토어 이의선 대표
- 책방을 문화로 전하는 일
4. 아마도책방 박수진 대표
-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그리고 스스로
5. 어쩌다책방 김수진 디렉터, 윤지희 매니저
- 우연한 관계를 만든는 책방
6. 책방서로 고영환 대표
- 다양성을 반영한 문학을 좋아합니다
7. 책방 연희 구선아 대표
- 동시대 도시 이야기가 흐르는 공간
8. 취미는 독서 김민채 대표
- 당신의 진짜 취미는 무엇인가요?
9. 하얀정원 홍예지 대표, 홍예린 매니저
- 책과 책 사이의 만남 혹은 접속



부록1. 책방 창업기
- 서울에서 온 편집자는 왜 부산에서 책방을 열었을까?
김민채 ` 취미는 독서` 대표
부록2. 지금
-여기, 서점의 일, 감수하시겠습니까?
윤동희 북노마드 대표


내가 늘 궁금해 왔던 것처럼, 많은 사람이 궁금해야 하는 서점을 운영하는 이유, 어째서 책방을 하고 싶었는지, 일하는 공간이 책방이어야 하는 이유를 물었고 서점의 구체적인 일과를 다루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공통질문 7가지»

1. 독립 서점을 운영하게 된 혹은 일하게 된 동기
2. 서점의 구체적인 하루 일과
3. 우리 서점에 적합한 책을 고르는 기준, 우리 서점만이 가진 서가 운영 원칙
4. SNS를 통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우리 서점만의 SNS 핵심 스토리텔링
5.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려운 점,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6. 책과 독자의 관계를 위해 어떤 `제안`을 하는지
7. 앞으로의 책방/서점 문화는 어떻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지




그리고 추가로 각 서점에 관련된 개별 질문에 대한 글이 담겨있다. 개별 질문은 너무 다양해서 다 옮기기 어렵지만, 서점 이름을 짓게 된 계기라든지, 서점 운영에 관련된 내용도 많았고, 각각 서점 운영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이 담겨 있다.
실질적으로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읽어도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고, 서점을 운영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나만의 서점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었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이 있어도 실례가 될까봐 물어보지 못했는데 책에서 그러한 질문들을 다루고 있어서 이 부분도 좋았다.
매번 책이나 북 토크를 통해서만 서점 운영을 공부하는 나로서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말했듯이 아직도 서점의 일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체험하는 수업 과정을 찾기는 힘든 것 같다. 서점 운영의 애환이 담긴 책은 참 많은데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취미는독서`를 운영하는 김민채 대표의 `서울에서 온 편집자는 왜 부산에 책방을 열었을까?` 과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의 `서점의 일, 감수하시겠습니까?`라는 책방 주인을 꿈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또 한 번 책방 주인이 되고 싶은 마음을 일깨워주었다.
뭔가 특색이 있고 다른 서점과는 차별점이 있어야지만 서점을 운영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 특색, 차별점을 갖추기 전에는 서점의 일이던, 다른 무엇이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할 수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 -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을 막연하게 먼 훗날의 일이 될 거라고, 열심히 준비해서 언젠가는 시작하면 된다고 매일 매일 위안으로 삼고 미루고 있었다. 직업과 생업, 일과 삶,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 나를 비롯한 많은 책방 주인들은, 각자의 공간에 하고 싶은 마음들을 풀어놓음과 동시에 이 시간을 견디는 중이다. 그러나 인터뷰 후 사라진 몇몇 책방들처럼 언젠가는 우리들의 책방도 문을 닫을 것이다. 운이 좋아 아주 오래갈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쩌면 책방 주인들은 책방을 통해 돈을 많이 벌겠다는 소망을 품은 게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스스로 모습, 그것을 이루어가겠다는 바람을 가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세상을 가꾸며, 우리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이 되어간다. 창업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내가 어떤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알고 그 일을 만들어낸다. 내 몸 상태를 알고 일할 때와 쉴 때를 구분한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발견한다. 훗날 책방 문을 닫고 어느 회사에 취직할지라도, 그날의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사람일 것이다.`
- `서울에서 온 편집자는 왜 부산에서 책방을 열었을까?` 중에서



`서점 운영자에게 서점은 소중한 공간이다. 그렇다고 그곳을 멋진 공간으로 만들고자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게라는 공간을 `핫플`이 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장소를 개방하고 그곳에 모이는 손님에게 무언가 길을 제시하는 것도 가게의 일이다. 서점이 해야만 하는 핵심 업무만 하고 나머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 서점을 하고 싶었을 때 꼭 하고 싶었던 일. 그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진지하게, 경쾌하게 하면 된다. 자본주의에 질려서, 회사에 몸 바치기 싫어서, 남들이 정해놓은 가치관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 반사회적인 게 아니라 단지 비사회적이어서, 그래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은 가게를 열었을 뿐인데 너무 많은 일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일이 곧 삶이 되는 시대다. 직업이 아닌 생업을 만들어 지키는 자가 행복한 시대다. 일이 곧 삶이 되는 시대에 서점의 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기성세대의 생산과 소비의 관습을 따르지 않는 것, 삶을 살아가며 나만의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 단순하게. 담백하게.
-`서점의 일 감수하시겠습니까?` 중에서



* 아 그리고 매번 헷갈렸던 동네 서점, 독립 서점, 독립 출판의 개념에 관해서 이 책을 통해서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동네 서점은 동네에 있는 작은 서점이다. 단행본과 참고서, 잡지 등을 판매한다.

동네 서점 가운데 소규모 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소형 서점을 `독립 서점`이라고 부른다. 운영자의 취향과 가치관이 느껴지는 책을 선별·판매한다. 독립 서점 주인들의 삶의 이력, 다양한 서점 형태, 독립 출판의 양감과 질감이 뒤섞여 있다. 북 토크, 독서 모임, 워크숍, 공간 대여, 전시, 공연, 낭독회 마켓 등을 꾸린다.

독립 서점은 `독립 출판`과 맞물린다. 독립 출판물이란 일반인들이 1인 출판 형태로 자신의 색깔을 반영한 콘텐츠를 적은 부수로 출판하는 출판물이다. 소수 독자를 염두에 두고 자기 색깔을 숨기지 않는다. 물론 독립 출판물보다 기성 출판사의 책을 선별해 판매하는 독립 서점이 훨씬 많다. 도매상과 계약을 맺고 책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작은` 동네 서점이라고 해도 좋다.
-`서점의 일 감수하시겠습니까?` 중에서



275페이지 정도의 책에 인터뷰 형식의 글이라고 읽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읽으면서 잠시나마 각각 특색있는 서점의 주인이 되어 본 듯해서 기분이 좋았고, 이제 작은 동네 서점을 방문하게 되면 좀 더 애틋한(?) 마음으로 서점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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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하고 게으르게
문소영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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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하고 게으르게 - 문소영



처음 책 제목을 접했을 때 조금 의아했다.
광대하고 게으르게? 광대하게 게으르다는 말인가?
광대하면 광대한 거고 게으르면 게으른 거고,
광대하고 게으르게는 뭐람?
아, 이왕 게으를 바에 광대하게 게으르자!?
이런 뜻인가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덥석 책을 집어 들었다. 단지 `게으르게`라는 단어가 좋아서.
이왕 게으를 거라면 나도 광대하게 게으르자!! 싶어서.


책표지에는 문소영 에세이라고 쓰여있고 나른한 표정의 여자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에세이니까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야지 해서 집어 들었는데 처음에는 작가 소개 글을 보고 흠칫 놀랐다가 두 번째는 책 내용을 보고 또 놀랐다.


예술이 일상이고 글쓰기가 직업이라는 작가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와 동 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에서 박사 과정 중이라는 엄청 난 분이었다. 그리고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으로 미술 기사를 주로 쓰며 ≪≪중앙일보≫≫에 칼럼도 연재하고, 블로그도 10년째 운영 중이며 7년 연속 파워블로거에도 선정되었다고 한다. 정말 엄청난 분이시다. 나는 광대하고 게으르게를 읽으면서 작가님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책 이외에도 명화독서(2018), 그림 속 경제학(2014), 명화의 재탄생(2011), 미술관에서 숨은 신화찾기(2005) 의 책도 쓰셨다고 하니 나중에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



1부 게으르게

늦게 꽃핀 대가들에 대해 읽으면서 `아! 그럼 그럼, 원래 대기만성형 인간들은 다 이런 거야` 라며 나도 잘될 거야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자기 위안으로 삼으면서 1부는 가볍게 읽었다.
`꽃핀다` 의 의미는 자기 분야에서 스스로 인정할 만큼 독창적이거나, 새로운 경지의 뭔가를 이뤄서 극소수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하게 하거나 생각을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 늦게 꽃핀 대가들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대해서, 또 자기 실험에 대해서, 싱싱하고 서늘하게 날이 서 있다는 것. 방황할망정, 느릿느릿 갈망정, 그냥 늘어져 있어서는 안 되고 뭔가를 끈질기게 하면서 게을러야 한다는 책의 내용에 자기 위안으로 삼던 나는 반성의 시간. 이게 바로 책 제목처럼 광대하고 게으르게 아닐까?
그리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설명이 또한 기억에 남는다.
이 시의 제목인 `가지 않은 길`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 아니라 `내가 가지 않은 길`이라는 것.
나는 왜 가지 않은 길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이라고만 생각했을까? 결국, 이 시는 어느 길을 택하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미련이 생기는 인생의 아이러니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2부 불편하게

이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영화 패터슨을 보면서 너무나 단조롭고 잔잔해서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몰라서 답답했는데 작가님은 패터슨을 보면서 아름다움과 평온함 속에 있는 씁쓸함을 느꼈다고 했다. 놀라웠다. 나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는데 같은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책을 통하여 피해자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하여, 뉴욕포스트에 실린 사진을 이야기하며 타인의 고통에 대한 잔혹한 호기심에 대하여,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사회의 성 의식과 위계의식, 정의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머니의 심장이야기에서는 모성애를,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을 이야기하며 지구온난화를, 이 외에도 요즘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예술작품과 연계지어 써놓은 글의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 게 평상시에 신문이나 뉴스에서 이런 똑같은 내용을 접하게 되면 일단 기분이 불쾌해지고 거부감이 먼저 들었는데 `광대하고 게으르게`에서 접하게 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들기보다 `그동안 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되었다. 늘 겪는 일이고 접하는 일이지만 그동안 일부러 생각하지 않고 외면했던 문제들에 관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던 시간이 되어서 2부가 참 좋았다.


이어지는 3부 엉뚱하게, 4부 자유롭게, 5부 광대하게, 6부 행복하게 에서도 여러 영화와 회화 작품을 소개하며 작가님 개인의 생각도 잘 정리되어 있다. 사실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은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읽었지만, 책에 나와 있는 영화들은 내가 모두 관람했던 영화들이었고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들이어서 작가님 생각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나는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를 그냥 판타지라고만 생각했었는데 21세기 어른을 위한 미녀와 야수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놀랐다. 그리고 너무나 맘에 들었던 영화 포스터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참고해서 제작한 사실을, 클림트를 좋아하는 나는, 왜 몰랐을까?! 평상시에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재미있었다! 끝!` 이런 식의 1차원적인 생각만 하니까 분명 보고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한때 열광했던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작가님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뭔가 같은 느낌을 느끼고 있다는 데에서 작가님을 만난 적도 없지만 왠지 모를 동질감이 들었다. 영화 `일일시호일` 과 책 멋진신세계, 피로사회를 연결지어 개인적 차원에서의 자유와 선택의 피로에 관해 이야기 할 때는 정말 놀랐다. 뭔가 전혀 장르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은데 이렇게 연결지어서 하나의 주제로 생각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이 책에서 느껴지는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이렇게까지 하려면 분명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동반되었을 것 같은데 작가님은 절대 게으르지 않을 것 같았다.


책을 다 읽고 다시 한 번 책의 겉표지를 둘러보았을 때는 처음 책을 봤을 때와는 다른 것들이 보였다. 책 뒷부분에 기재되어있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실적이면서도 상상을 멈추지 않는 예민한 자유주의자. 게으른 야심가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프로불편러. 미술 전문기자 문소영이 전하는 예술로 삶을 보고, 살고, 사랑하는 방법`
이 문구가 이 책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그대로 표현된 것 같다. 출판사 편집자님의 능력인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넘겨보면서 작가소개의 글도 다시 읽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작가님의 굉장한 이력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보였다.
`미술 작품에서, 또 영화, 웹툰, 광고, 길거리 디자인을 비롯한 모든 시각 문화에서,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기발하고 황당한 이야기를 특히 좋아하지만, 현실 정치, 경제, 사회 코드로 파고들기도 한다.` 이 부분을 보며 아, 이래서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구나 깨달았다.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서도 특별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발견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예술이라고 하면 항상 우아하고 고상하고 특별히 시간을 내고, 발품을 팔아가면서 의식적으로 감상을 해야 하는 고차원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들 접할 수 있는 것이 예술이 있었는데 그걸 잘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사라졌다. 내가 사는 삶 속에서도 예술은 항상 존재하고 있었는데 나에게는 그런 예술을 통해서 현실을 바라보면 안목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주변을 좀 더 세심하게 살피면서 나만의 안목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벼운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집어들은 책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은 감동하였고 생각도 전환되었다. 평소 영화나 사진, 명화 같은 예술작품에 관해 관심이 많은 사람도, 아니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번은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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