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친화력 을유세계문학전집 12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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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당김과 친화성이러한 떠남과 결합의 교차 관계를 실제로 보여   있는 경우가 중요하면서도 가장 눈에 띈답니다말하자면 이전에는 둘씩 결합되어 있던  개의 존재가 서로 접족함으로써지금까지의 결합을 버리고 새롭게 결합하는 경우들 말입니다이렇게 떠나보내고 붙잡고 이렇게달아나고 찾고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드높은 섭리를 실제로   있다고 믿는 거지요사람들은그러한 존재들에게 일종의 의지와 선택 작용이 있다고 인정하며따라서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조어를 전적으로 타당하다고 여기는 겁니다. p.60-61


친화력 1755 스웨덴 화학자 토르베른 베리만의 ‘선택적 끌림에서 빌린 말이다괴테도 자연과인간의 관계가 기계적인 인과관계로 엮여있는 것이 아니라 원소들 사이의 분리와 결합을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영역으로 보고 이런 표현에 관심을 가졌던  같다 소설은 파우스트에서 보았던 면모와는 달리 남녀 간의 복잡한 관계와 이끌림이를 막는 관습을 사각관계를 통해서 풀어낸다독일시골 귀족인 에두아르트가 젊은 시절 사랑한 샤를로테와 이루어지지 못하고 부유한 중년 여성과 결혼한다샤를로테도 다른 남성과 결혼을 하게되지만둘의 배우자가 죽고  뒤에 결합을 하게 된다하지만 그렇게 이루어진 관계는 과연 꿈같지 않았고그러던  에두아르트의 친구(대위) 샤를로테의 친구 딸인 오틸리에가 집으로 오게되며 관계는 금방 흔들리게 된다대위-샤를로테에두아르트-오틸리에의 위험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으며 비극적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인간의 본성적 욕망을 무시하지 않고시간와 주변 관계에 따라 쉽게 다른 형태가 되는 사랑이 무엇인지 다소 회의적인 얘기를 한다관습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답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다오히려관습의 존재를 포함한 인간의 삶은  이렇게 흘러가는지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바라본 소설이었다플로베르나 에밀 졸라 풍의 이야기를 자주 읽었지만 그와는 묘사 방식이 다른 것이 괴테만의 매력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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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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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선생님의 예전 작품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었다. 건축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온 적은 없었다. 유럽 등 외국여행을 가면서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면서 씁쓸한 느낌을 느끼고 오는 정도였을 것이다. 그 이유는 지방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서울 보다도 더 획일적이고 유사한 건축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테다. 그럼에도 이렇게 건축과 관련된 일반 교양서를 읽으면서 건축의 어떤 부분이 생활하는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새로 깨닫는 바가 있어서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유튜브나 강의를 통해서도 유현준 선생님은 현재 한국의 건축과 관련된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하시던 분이었기에 이러한 점을 따로 책으로 읽고 싶은 것은 아니었고, 그렇다면 어떤 신선한 건물들이 과연 건축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것만 따로 모아서 도록처럼 쭉 구경할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책이 마침 그런 컨셉에 맞추어 선생님이 건축을 공부하며 인상적인 건물로 꼽는 서른 개를 다루고 있어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장점들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유럽에 한정되지 않고 미주와 아시아를 포함한 건물들을 포함한다. 그리고 일반인이 유튜브 같은 것을 보면서 건축을 좁게 알게 되면 르 코르뷔지에의 공 보다는 그의 등장 이후 건축이 삭막하게(?) 된 부작용만 생각하게 되는데 선생님이 꼽는 르 코르뷔지에의 건물들과 그 구조를 따라가다 보면 왜 그가 그만큼 건축사를 뒤흔든 인물인지 느끼는 바도 있었다. 그리고 건축물이 그렇게 지어진 의도를 생각하며 잘 준비된 사진과 도면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비록 책을 통해 입체적인 건축물을 평면적으로 보더라도 그 공간에 있는 것처럼 상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이 근처를 들를 일이 있다면, 책에 나온 장소를 찾아가보는 모습도 충분히 그려진다.


요즘 개인적으로는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테리어의 유행에 편함(그대로 따르면 되니깐) 불편함(남들 하는 대로 한다고 내게 편한 아니더라) 동시에 느끼고 있는데 건축과 그에 포함된 인테리어에도 사람들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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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 현대 예술의 거장
앙투안 드 베크.세르주 투비아나 지음, 한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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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봤을 문장.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단계는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며, 두 번째 단계는 영화평을 쓰는 것이며, 세 번째 단계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 말의 주인공이 진한 시네필이자, 누벨바그 붐을 일으킨 이 책의 주인공 프랑수아 트뤼포다.

까이에 뒤 시네마를 통해 영화평론을 하다 영화를 만들게 된 과정이 국내 정성일 평론가를 생각나게도 했고, 책 말미의 추천사는 역시 정성일 씨가 쓰셨다.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그분이 원문을 찾아본 결과 저 위의 문장은 살짝 다른 내용이었다고 한다. 아무렴 어떤가, 영화를 사랑하면 결국 연출의 자리에 이르게 된다는 뜻은 통한다.


영원한 시네필의 초상이라는 멋진 부제만큼이나 트뤼포의 일생은 영화로 가득 차 있다.

국내에서 그나마 보기에 용이한 <400번의 구타>, <쥴 앤 짐>을 보았더라면 이 감독이 어떤 생애를 보냈는지 궁금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었고

적어도 두 작품에 관해서는 기획(발상)단계부터 제작까지, 배우들과의 이야기 또한 자세히 풀어놓아서 많은 충족이 되었다.

그래서 더 많은 작품을 보고 다시 돌아오면 이 두꺼운 책이 더 풍성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열정있는 인물의 활동이 인연(바쟁, 장 주네, 그리고 많은 배우들)을 만들고 상업적 실패나 언론 등 작품 제작에만 전념할 수 없는 감독으로서의 생을 온전히 보는 느낌이었다.

특히 히치콕과의 대담이 성사되는 챕터를 보고나서는 아, 다시 영화와 관련된 책으로 두툼한 책을 하나 더 읽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부아르의 <작별의 의식> 읽으면서 그가 생의 마감을 준비했다니 이미 읽은 책이지만 새로이 보이는 면이 있었다.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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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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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로 인기몰이를 한 에릭 와이너, 그의 작품 중 이 책이나 '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은 있다' 등 오히려 다른 작품이 더 끌렸다. 철학입문서는 너무 많이 읽어서일까(만년 입문서만 읽는 사람)

오염에 취약한 표지가 마음에 안들어서 버티다가 전자책으로 읽었다.
재미난 아저씨와 세계테마기행하면서 인생 얘기한 기분.

행복이 뭔지 정해놓고 여행하는게 아니라 나라에 갈 때마다
행복의 개념이 흔들리는 느낌, 하지만 그게 행복의 특성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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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휴식 - 32인의 창의성 대가에게 배우는 10가지 워라밸의 지혜
존 피치.맥스 프렌젤 지음, 마리야 스즈키 그림, 손현선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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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쓸 수 있을까"는 나의 꾸준한 관심사다.


물질적, 정신적으로 욕망하는 바가 많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다 달성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도돌이표 같은 문장 반복과 특정 사례가 진리인양 이어지는 나열로 틀에 박힌 자기계발서는 의식적으로 읽지 않으려고 하지만, 한번씩 정신차리기 위해서 괜찮은 책이 나왔다 싶으면 읽어보곤 한다.


이 책 역시 올해 건진 괜찮은 책 중 하나이기에 소개해보고 싶다.

​<이토록 멋진 휴식>, 좋은 책을 저렴한 가격에 내어주는 현대지성 출판사 책이라 목차라도 읽어보았지.

원제목(<Time-Off>)을 몰랐더라면 그저그런 책으로 제쳐두었을 거다.

​타임오프란 본질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의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작은 순간에 유념하며, 그 순간을 소소한 기쁨으로 채우는 일도 포함된다.


타임-오프, 이제는 휴식도 계획적(의식적)으로 해야 온전히 쉬는 것임은 널리 퍼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현재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막연히 제시될 뿐 '왜? 그래서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부족했다.

쓸데 없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과 노하우 수십 가지가 나열된 책을 읽어도 여전히 마음 속이 허전한 이유다.

우리가 SNS, 타인의 요청 등에 의해 시간을 낭비하는 걸 막는 이유는 근원적으로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거론되지만 내가 꼽고 싶은 이유는
창의성의 시대에 진정 자기계발로서 존재하는 시간은 '고독'이기 때문,

창의성이 발현되는 4가지 과정*( 준비-부화-발현-검증)중 현대의 성인들은 부화와 발현의 과정이 지독하게 결핍되었기 때문. 준비하고 검증하는 일에 온정성을 쏟는다.
*그레이엄 월러스 <사고의 기술>


그래서 몰입과 타임오프 사이의 줄타기를 일생동안 해나가야할 현대인에게 시간관리의 달인들의 노하우를 조금씩 엿보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서두는 우리가 알고있는 워라밸과 휴식개념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밝히는 지적인 여정에서 시작한다.

워라밸의 본질은 시간의 균형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Work과 하고 싶은 것Life 사이의 균형이라고 볼 수 있다.

문명이 발달하며 '축적'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협업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그래서 작업 위주 노동에서 시간제 노동이 표준화되었다. 결과물은 업무가 아닌 돈으로 환원되며 시간의 가치가 지배한다. 즉, 시간이 화폐가 되었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는 것이 되었다.

-> 월급을 받고 9시부터 6시까지는 일이 없더라도 앉아있어야 하는 삶을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고정시간을 일하게 되며 상류층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등장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막스 베버), "신은 인간의 노동을 통해 그분의 일을 완성하도록 의도적으로 미완성의 상태로 두었다."는 믿음에 따라 노동은 신성하다는 의식이 확산됐다.

​현대에는 자신의 가치를 일로 정의하면서

, 자신의 일을 싫어하는 묘한 상황도 많다. "오늘날 일의 역설"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청교도적 관점에서는 지극히 이치에 맞는 말이었다. 인격 도야의 도구로서 노동은 싫은 것임이 당연하므로.

​종교가 힘을 잃어가는 상황에 자본가들은 나태함을 도둑질과 동일시하며 피고용인의 시간 소유를 합리화했다.


구체적인 진척의 평가기준도 없는 일(상황) 하에서, 우리 시간이 자신의 것임을 일깨우는 상사 밑에서, 시간은 곧 도덕이라는 의식이 강고해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WHO는 2019년 번아웃을 국제질병분류에 포함시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직장 스트레스 증후군"이라 일컬었다.

더군다나 밀레니엄 세대는 취미나 여가조차 부업의 기회로 삼아야할 것 같은 압박에 시달린다.


내면의 자원을 이미 소진해버렸지만 계속 가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번아웃에 빠진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이 타임 오프다.


타임 오프는 (1) 의식적으로 (2)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고 (3) 자신만의 소소한 즐거움으로 충만한 시간이다.


김 빠질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는 일일이 소개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인상적인 서두(주제의식)이기도 하고, 사례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을 것 같은 이력의 위인들도 몰입과 타임 오프를 오가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었다는 것이 공통점.

각자의 상황에 맞게 발췌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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