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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ㅣ 을유사상고전
토머스 모어 지음, 주경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2월
평점 :
도덕(윤리)시간을 참 좋아했지만 유토피아를 읽어보게 될 줄은 몰랐다. 학교 다닐 때 접했던 유토피아는 몇 개의 도식에 불과했고, 시험 지문으로 출제될까 싶어 유토피아가 인공섬이라든지 생활상이 어땠지도 조금 외웠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공동생산 공동배분을 골자로 하는 유토피아는 공산주의라고 오독했던 학자가 있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금와서 전체를 읽으니 참 그게 무슨 소용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유토피아>는 대화체로 구성되어 유토피아에서 제시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한계를 지적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해설에서는 모어의 사고실험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공감이 가는 표현이다. 분명 모어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도 드러나만 이상사회에 대한 고민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이상사회에 대한 고민이 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봄직 한 책.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유토피아 사람들은 24시간 중 여섯시간만 일에 할당합니다. 이들은 오전에 세 시간 일하고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에는 두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세 시간 일을 하러 갑니다. 그 후에는 식사를 하고 8시에 취침하여 여덟 시간을 잡니다. 나머지 시간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지만, 술 마시며 떠들거나 나태하게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됩니다. 대개 이 시간에 자신이 즐겨하는 일을 부지런히 하되 지적인 활동에 주력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새벽에 공개 강의를 하는 것이 굳어진 관습입니다. 학자들에게는 이 강의 참석이 의무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기꺼이 이 강의에 참석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강의를 선택해서 듣습니다. 그러나 지적인 생활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은 오직 자기 일에만 전념하는데 그것을 두고 뭐라 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런 사람들이 공동체에 더 유용한 사람들이라고 칭찬을 받습니다.
식사 후에는 한 시간동안 여가를 즐깁니다. 그들은 음악이나 대화를 즐기지만 주사위 놀음이나 바보같고 무용한 놀음은 모릅니다.
모어가 이 책을 쓰기 전에는 100년 전쟁에 이어 장미전쟁이 30년간 이어졌고 양 키울 땅을 확보하기 위해 지주들이 농민들을 쫓아내는 인클로저까지 발생했다는 역사적 배경, 모어가 학구적인 인물이었을뿐 아니라 고위직을 맡았던 위정자이기도 했다는 사실, 에라스무스와의 지적교류 등을 알아가는 해설도 유익했다.
그리고 주석으로 처리되어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들이 참고자료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중세민담 등 실어놓고 있어서 더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조만간 구입하려고 했던 <팡세>도 을유문화사 판으로 구매해볼까 생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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