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이 본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진수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6
플라톤 지음, 원창화 옮김 / 홍신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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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소크라테스의 변명』

  홍신문화사에서 출간된 『소크라테의 변명』은 플라톤의 저서 「소크라테의 변명」을 비롯해 「향연」, 「파이돈」, 「프로타고라스」등이 실려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저서가 플라톤 자신의 스승이었던 소크라테스를 등장인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 면에서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소크라테스를 인격적으로 높이 사고 존경했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와 그가 탈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독배를 마시며 사라졌다는 이야기쯤은 알고 있다. 그리고 플라톤의 유명한 「소크라테의 변명」의 저서를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제목만 보자면 마치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비꼬기라도 하는 듯하다. 어릴 적 윤리시간에 간단하게 배웠던 소크라테스는 머리가 벗겨지고 돈도 벌지 못했으며 평생 부인의 바가지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서양 철학의 역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임에도 조금은 과장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 책을 조금만 펼쳐 있는 다면 이 제목이 반어법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인가를 깨닫기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일종의 깨달음과 폭넓은 지식을 위한 선택으로 철학자들의 사상이 담긴 책들을 읽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그런 책들과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무엇은 얻기에 읽는다면 금방 지쳐 방구석에 책을 박아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오히려 고대 연극무대 대본으로 쓰여도 될 것 같은 방식의 이야기들을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면 쉽게 읽힐 것이다. 과연 소크라테스라는 인간은 뭐하는 사람인가? 이 정도의 생각정도를 가지고 말이다. 결국엔 이 책도 플라톤의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위대했기 때문에 죽음조차 친구에게 진 빚 따위를 기억해 꼭 갚아달라고 부탁하는 정도의 대범함을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오해로 빚어진 죽음이라면 더욱 더 놀라울 수밖에 없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처럼 사형수로 확정된 인물의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촉박한 시간과 싸우는 일 따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겸손치 못한 태도로 일관하다 재판관들의 미움을 사서 사형판결을 받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가 자신의 죽음을 승복한 이유를 오히려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에 대해 평가하게 만든 플라톤을 통하여 그가 살아생전 고통의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자면 십자가의 죽음을 스스로 받아들인 예수의 희생을 통해 제자들의 영혼에 복음이라는 불을 지펴 개신교의 복음화가 전 세계적으로 퍼졌던 것처럼 그도 자신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더욱 알릴 수 있다는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물론 엄청난 성공이다. 이런 부적절한 여러 가능성까지 생각해보게 만든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실로 오랜만에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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