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흑인 여성인 애니타 힐은 흑인 남성으로서 대법관 지명을 받은 클래런스 토머스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로스쿨 교수였던 힐은 청문회에 나가 과거 토머스가 상관으로서 자신에게 한 언행을 증언했다. 토머스는 힐의 주장이 "잘난 척하는 흑인에 대한 고도의 린치"라며 인종차별이라고 응수했다. ‘린치’란 말을 통해 그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인종차별의 문제로 돌렸고, 결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이 된다. 반면 힐은 청문회 이후 비난에 시달리다 재직하던 대학을 떠나야 했다. 힐이 백인 여성이었다면 상황이 같았을까? 힐은 여성으로서도 흑인으로서도 온전히 포착되지 않는 차별의 교차로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