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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 최후의 새벽
쓰노다 후사코 지음, 김은숙 옮김 / 조선일보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소위말해서 글발없고 성격급한 사람이기때문에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이 책은 아!니!다!'이미 시중에 풀린 수많은 명성황후에 관한 책들을 하나하나 다 읽어본것은 아니지만 감히 말씀드리자면이 책은 내가 읽어본 몇안되는 명성황후에 관한 책들중 가장 역사책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
저자는 튀고 싶었을까? 아니면 저자인 그녀가 일본인이기 때문에 이런 결론을 내리고 싶었던 것일까? 언뜻 보기에 그녀는 나름대로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에서 명성황후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본인이 보기에는 그녀의 글은 객관성을 유지 한다기보다는, 너무 자신이 없어 보인다.
역사적으로 볼때 한일관계는 민감한 주제인만큼 최대한 자신의 주관을 배제하기 위해서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역사책을 기술함에 있어서, 역사학자의 주관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던가? 그녀는 철저히 자신의 주장을 배제함으로써,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때, 나는 이 책이 단순한 사건 나열식의 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저자 자신의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학자로서의 사상은 전혀 찾아 볼수가 없다.
더군다나, 내가 가장 어이가 없었던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만 나열한후, 이 책의 결론은 더할나위 없이 황당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러한 사건의 추이를 설명한후 그런 결론이 나올수 있을까? (그녀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일본 정부의 비개입 아래 일부 극우세력들과 친일파의 합작품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한국 사람인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다.
물론 이러한 역사책으로서의 치명적인 단점 외에 장점이 없는것도 아니다. 굳이 장점을 언급하자면 일단 어떠한 사건을 서술하면서, 너무나도 짜임새 있게 일련의 사건을 정리해 나갔다. (역사책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갑신정변을 서술하여 나갈땐 박진감이 넘칠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다. 책을 읽되 , 작가의 사상을 파악하며 읽기 하기 보다는, 사건과 사건 사이에 자신의 주관을 섞어서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렇다면 이 책 역시,재밌게 읽혀질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절대이 책에 담겨있는 작가의 모든 논거는 받아드리지 말것을 간곡하게부탁드리는 바이다. 이런 책 읽을바에 티비 앞에 앉아서 유동근이랑 최명길 나오는 드라마 보는게 훨씬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