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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 전면개정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1년 10월
평점 :
그람시의 맑시즘 문화 전파 이론에 충실한 저자 유시민은 일련의 '시민 계몽용(?)' 저술을 지속해 왔는 바, 이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도 그 중 하나이다.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조명하기보다는, 작가의 개인적 신념에 따라 '역사를 선택하고, 이야기를 가공하여, 독자를 선동'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비평이 일반적이다. 이 책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계급 투쟁 중심의 선택적 사건 구성
비판자들은 이 책이 인류사의 방대한 흐름 중 러시아 혁명, 대장정, 베트남 전쟁 등 특정 이데올로기적 색채가 짙은 사건들을 선택적으로 부각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역사를 보편적 발전 과정이 아닌 '억압받는 민중 대 지배 계급'의 대립 구도로 고착화하여, 독자에게 편향된 역사적 인과관계를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2. 이데올로기적 목적에 따른 사실의 재해석
'선동/계몽(?)'의 관점에서는 저자가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기보다 자신의 정치적·사회적 주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역사를 이용하고 있다.
* 서구 중심주의 비판의 과잉: 주류 역사관을 '거꾸로' 뒤집는 과정에서 서구 민주주의의 성과를 폄하하고, 상대적으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운동의 과오는 온정적으로 기술한다는 점이 그 근거이다.
* 목적론적 서술: 특정 결론(예: 민중의 승리)을 정해놓고 그에 부합하는 자료만을 취사선택하는 방식은 역사학의 객관성 원칙에 당연히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3. 지식 소매상으로서의 한계와 전문성 부족
저자 스스로를 '지식 소매상'이라 칭하며 100% 인용과 발췌로 구성되었다고 밝힌 점은 역설적으로 전문적인 역사 비평의 부재를 드러낸다.
* 출처 및 표절 논란: 초기 판본에서 해외 저서들을 편역하거나 출처 표기가 미흡했다는 점도, 학술적 검증은 도외시하면서 대중 선동적 파급력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되고 있다.
* 단편적 정보의 조합: 역사 전문가들은 유시민의 서술이 깊이 있는 사료 분석보다는 대중이 열광할 만한 드라마틱한 서사에 치중해 있어, 세계사의 복합적인 측면을 의도적으로 단순화한다고 비판한다.
4. 시대적 한계와 확증 편향의 강화
1988년 초판 당시의 엄혹한 시대상에서 '금기된 역사'를 소개한다는 명분은 유효했을지 모르나, 정보가 개방된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특정 진영의 논리만을 강화하는 교과서처럼 읽히는 것은 위험하다는 비판이 많다. 특히 지지층에게는 '정의로운 역사'라는 확증 편향을 심어주는 도구로 기능한다는 비판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역사를 학문적 탐구의 대상이 아닌 진영 논리를 전파하기 위한 '선택적 편집이야기'로 소비하게 만든다는 점이 비판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