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의 돌파 - 돌발영상에서 뉴스타파까지
노종면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YTN의 뉴스앵커, 기자, 돌발영상의 PD였던 노종면이 ‘해직 후 4년 동안 대마왕의 뿔을 향해 날아가는 이상한 나라 폴의 요요로 살았다’며 그동안의 발자취를 책으로 펴냈다. ‘세상의 무수한 폴들이 더 이상 시간이 멈춘 대마왕의 나라에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서문을 연 노종면은 ‘나도 휘리릭 되감겨 폴의 손아귀에 돌아가면 그저 폴이 좋아하는 장난감이고 싶다.’는 작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 그는 그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앵커이고, 기자이고 PD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책에 담았다.

 

지금은 YTN의 해직기자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일인 미디어 ‘용가리통뼈뉴스(YTN)'를 진행하는 파워 트위터리안으로서, 대안미디어인 ’뉴스타파‘의 첫 앵커로서, 시간이 멈춘 대마왕의 나라에서 진정한 언론인으로서의 당찬 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의 공정보도를 위한 정면돌파가 이 책의 모습이다. 쫄면을 좋아한다하여 붙여진 그의 별명이 ’노쫄면‘. 그는 별명만으로 이미 대안언론의 새 지평을 열었던 ’나는 꼼수다‘의 축성탄 시그널송 ’쫄면안돼~‘를 표방한다. 이 책은 결코 쫄지 않는 전YTN의 노조위원장, 노쫄면의 정면돌파 일지다.

 

노종면이 YTN의 공정방송을 내외곽에서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던 다양한 흔적들을 따라가는 독서여정은 너무나 몰염치하고 뻔뻔한 적을 상대로 하기에 답답하고 지루하다. 그러나 지고 얻어맞는 나약함이 아니라 의연하게 그들의 언어로 적벽대전하는 고수의 품위가 느껴져 오히려 편안하고 재밌게 따라붙게 된다. 그의 편에서 요요를 날리는 진정한 언론인들에게는 아마도 이 책이 울음속에서 피어난 웃음이, 절망속에서 싹트는 희망이 되리라 믿는다. 화가 날 때 웃는 것이 진정 ‘고수’라며 저자는 이 한 권의 책에 ‘할 말을 재미있게 다’ 쏟아내고 있다.

 

저자는 4년간의 기록을 굳이 책으로 남기는 까닭에 대해 자문한다. 그리고 답한다. 언론혁신이 답이다. 지난 4년간 언론사가 왜 파업을 하고 절박한 투쟁에 나섰는지 언론혁신이 이유였음을 주장한다. 언론혁신의 두 가지 골자로서 ‘출입처제도’를 깨고 ‘입사제도’를 바꾸는 것, 이 두 가지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핵심 그 자체라고 결론짓는다.

 

웃으면 안될 심각한 주제를 놓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저자의 화법이 그의 너른 품을 다시 보게 만든다. ‘세상을 박쥐처럼 살지 말라.’더니 스스로 박쥐같이 살다 갇힌 신재민 차관의 불법사찰 녹취록 이야기, 7일내 사장실 입구를 지키며 틀어놓은 ‘한동안 뜸했었지’ 노래를 참다못해 사장실에서 고개를 내밀고 ‘볼륨 좀 줄여 주시오’하던 YTN간부의 이야기, 한국계 영국인인 강 무이코 국제 앰네스티 조사관이 왔을 때 타 기자들에게 영어깨나 하는 줄 알게 만든 ‘No problem!’ 이야기, 악취가 진동하는 경찰서 간이 화장실에 쭈그려 앉아 ‘분’을 풀며 보내온 옥중서신 1호 이야기 등은 감정조절이 미숙한 독자를 울고 웃게 만든다.

 

저자는 ‘언론인은 악법이 득세할 때 합법적인 욕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공평해진다.’고 주장한다. ‘복직을 막았더니 오히려 골치 아프더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 “트위터 적벽대전”을 감행한다. 그가 만든 공갈뉴스 프로젝트의 명칭 용가리통뼈뉴스도 영어 이름은 YTN이다.

 

책을 끝내면서도 그는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는 해직언론인상태에서 많은 언론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가 가장 받고 싶은 상은 그저 ‘정상’이라는 상이다. 상식이 붕괴된 상황에서는 웃자는 얘기조차 애절하게 들린다. ‘상을 많이 주던 회사가 해직시킨 것도 정상이 아니요, 해직 기자가 각종 언론상을 받는 것도 정상이 아니란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YTN이 주는 상을 받고, 현직 기자로 일하면서 언론상을 받아 ‘내게로 돌아온, 떠났던 봄’을 만끽하고 싶다고 그는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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