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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평점 :

※ 리뷰어스 카페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 같은 경우, 어린 시절 브라질에 살면서 스페인어와 스페인 문화에는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브라질 자체는 포르투갈어를 사용하지만, 국경을 맞댄 대부분의 나라가 스페인어권이다 보니 언어나 문화적으로 스페인어를 접할 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술에 관심을 갖다 보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죠.
피카소부터 살바도르 달리, 벨라스케스, 고야, 엘 그레코까지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거장들의 출신지이기도 하고, 건축으로 눈을 돌리면 안토니 가우디라는 이름이 등장합니다.
여기에 이베리아반도의 기독교 문화와 수백 년간 이어진 이슬람 문화가 뒤섞이면서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독특한 분위기까지 갖고 있는 매혹적인 나라가 바로 스페인(에스파냐)입니다.
백인필 작가의 『예술로 읽는 스페인』은 바로 그런 스페인을 ‘예술’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책입니다.
예술을 전공했지만 전공과 무관한 직장생활을 하던 저자는 스페인에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실제로 마주한 것을 계기로 삶의 방향까지 바꾸게 됩니다. 이후 스페인의 예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현지에서 도슨트와 미술사 강연자로 활동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단순히 작품 정보를 나열하는 책이 아닌, 저자가 직접 스페인을 보고 공부하며 느낀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저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책은 크게 안달루시아, 카탈루냐의 바르셀로나, 카스티야의 마드리드를 따라갑니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에서는 이슬람 왕조가 꿈꿨던 지상의 낙원을 살펴보고,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우디를 비롯한 카탈루냐 모더니즘을 만납니다.
마지막으로 마드리드에 도착하면 프라도 미술관을 중심으로 벨라스케스와 고야, 그리고 빛을 아름답게 담아낸 호아킨 소로야까지 이어집니다.
작품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역사와 종교, 도시의 변화까지 함께 이야기하기 때문에 미술사를 잘 몰라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가우디와 사그라다 파밀리아였습니다.
가족과 후원자를 잃은 뒤에도 건축과 신앙에 몰두했던 가우디의 삶을 알고 건물을 바라보니 단순히 ‘독특하고 예쁜 성당’ 이상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2026년에는 가우디 사후 100주년에 맞춰 가장 높은 예수 그리스도 탑이 완성되고 봉헌되면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맞았습니다.
전체 공사는 아직 남아 있지만, 140년이 넘도록 한 건축가의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 대단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언젠가 직접 알함브라를 걷고, 프라도에서 <시녀들>을 보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부를 올려다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여행 전에 읽는다면 무엇을 봐야 할지 알려주는 훌륭한 도슨트가 되어주고, 여행을 다녀온 뒤 읽는다면 미처 보지 못했던 스페인을 다시 발견하게 해줄 만한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