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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인공지능은 없다 - 인공지능의 뒷것들에 관한 이야기
김은성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6년 9월
평점 :


※ 리뷰어스 카페 활동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늘 리뷰할 책은, 김은성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순수한 인공지능은 없다』입니다.
해당 저서는 인공지능 자체보다는 그 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뒷것들’을 바라보는 책입니다. 우리가 흔히 AI를 이야기할 때 성능, 생산성, 일자리 대체 같은 눈앞의 변화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한 발 더 뒤로 물러나 AI가 어떤 사회적·물질적 조건 위에서 작동하는지를 살펴봅니다.
저자는 본인의 기존 단독·공동 논문을 인용하고 발전시키는 한편, 같은 분야의 다양한 연구자와 석학들의 논의를 폭넓게 끌어옵니다.
그래서 내용은 정치와 경제에서 시작해 플랫폼 노동, 사회·문화, 복지 불평등, 팬데믹과 예측 치안, 그리고 에너지와 환경까지 상당히 넓게 뻗어나갑니다.
‘순수한 인공지능은 없다’는 제목도 결국 AI가 사회와 분리된 채 홀로 존재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 뒤에는 데이터를 만드는 사람과 노동, 플랫폼과 자본, 국가와 제도 같은 것들이 촘촘하게 얽혀 있습니다.
출판사 역시 이를 AI의 앞모습이 아닌 정치·권력·노동·환경을 비롯한 ‘뒷것들’을 들여다보는 책으로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AI는 화면 속에서 몇 초 만에 답을 내놓으니 왠지 비물질적인 기술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을 위한 물과 각종 자원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책에서도 바로 이 지점을 AI의 가장 거대한 ‘뒷것’ 중 하나로 다룹니다. 실제로 찾아본 결과, IEA 역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25년 약 485TWh에서 2030년 950TWh 수준으로 거의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데이터센터 관련 탄소배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저 역시 평소 AI를 이것저것 직접 사용해보고, 새로운 모델이나 기능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은 주로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시선이 가 있었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이 편리함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함께 보게 됐습니다.
AI의 발전 자체를 무작정 낙관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그 기술 뒤에서 작동하는 사람과 사회, 자본, 에너지와 환경까지 같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 앞으로 AI와 오래 함께 살아갈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잘 담아낸 책이었습니다.
사유의 지평을 한층 더 넓혀준 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