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트렌드 - 돈의 미래 질서를 만드는 7개의 불씨
이승준.김유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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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암호화폐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정보가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새로운 코인, 규제, ETF,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온체인 지표까지 계속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각각의 개념은 대충 알아도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았다. 암호화폐 투자 트렌드는 그 흩어진 개념들을 한 번 정리해보는 데 도움이 됐다.

읽으면서 특히 관심이 간 건 스테이블코인, RWA와 토큰증권, 온체인 데이터였다. 이전에는 암호화폐 투자라고 하면 결국 어떤 코인이 오를지, 비트코인 가격이 어디까지 갈지 같은 생각부터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개별 코인의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구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쓰는지, 어디에서 실제 수요가 생기는지, 기존 금융과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를 같이 봐야 시장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RWA와 토큰증권은 책을 읽고 나서 오히려 궁금한 점이 더 많아졌다. 부동산이나 채권 같은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과 연결한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실제 투자까지 생각하면 훨씬 복잡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소유권은 어떤 방식으로 인정되는지, 기존 증권과 법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거래는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 국내 제도는 어디까지 마련되어 있는지 같은 부분은 따로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온체인 데이터도 비슷했다. MVRV나 SOPR 같은 지표는 처음 보면 이름부터 어렵게 느껴지지만, 단순히 가격 차트만 보는 게 아니라 실제 코인의 이동과 시장 참여자의 손익 상태를 데이터로 확인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아직 이런 지표를 실제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왜 보는지와 어떤 방향으로 공부해야 하는지는 조금 알게 됐다.

결국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얻은 건 특정 코인에 대한 답보다는 공부할 순서였다. 암호화폐를 막연하게 하나의 큰 시장으로 보는 대신, 스테이블코인, RWA와 토큰증권, 온체인 데이터처럼 분야를 나눠서 하나씩 살펴볼 수 있게 됐다. 무엇을 알고 있는지보다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좋았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한 번 읽고 끝내기보다, 이후에 관련 뉴스를 보거나 공부하다가 다시 펼쳐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스테이블코인 구조와 RWA, 그리고 MVRV와 SOPR 같은 온체인 지표를 실제 사례와 함께 더 공부해보고 싶다. 암호화폐를 막연하게 보던 단계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공부해보고 싶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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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기의 기술
미역의효능 지음 / 빅피시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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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잘 살아내는 법보다, 잘 살아내지 못한 날의 나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이야기하는 책. 읽고 나면 갑자기 의욕이 생긴다거나, 무엇이든 다시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종류의 에세이는 아니다.다만 누워 있는 날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남들은 다 앞으로 가는데 나만 멈춘 것 같은 사람이라면 꽤 다정하게 읽힐 것 같다. 억지로 힘내라고 하지 않고, 밥을 먹고 쉬고 도움을 청하면서 다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도 된다고 말해주는 점이 좋았다. 요즘 유난히 지쳤거나 자기 자신에게 너무 엄격해진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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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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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괴물보다 그 괴물이 생겨난 이유가 궁금하다면?


독자에게 공포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낯선 괴물을 갑자기 튀어나오게 하기보다는, 이미 죽은 사람이 아직도 집 안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끌어오는 부분은 흔하다. 초반부만 봐도 이 작품이 노리는 공포는 독자를 놀라게 하는 데 있다기보다, 익숙했던 사람이 조금씩 다른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본능적인 두려움을 자극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온고쿠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죽은 아내가 돌아왔다는 사실보다, 소이치로가 그 존재를 쉽게 무서워할 수조차 없다는 점이다. 보고 싶어서 불러냈고, 여전히 사랑하지만, 돌아온 것이 정말 자신이 알던 시즈코인지는 알 수 없다. 여기에 망자의 혼을 먹는 에리마키까지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고조된다. 먹는다는 행위가 파괴인지 성불인지 쉽게 나눌 수 없다는 설정도 좋다.


처음에는 그저 아름다운 그림에 불과했던 표지가 내용과 맞물리면서 오싹함을 고조 시키는 장치가 되는 기쁨을 다른 분들도 느껴보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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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 - 운동 좀 하던 할머니들의 현재진행형 인생 이야기
변정정희 지음 / 현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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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거의 투쟁보다 그 뒤의 시간이 함께 나온다는 점이 좋았다. 노동운동가라고 하면 자꾸 그 시절의 모습만 떠올리게 되는데, 당연히 그 사람들에게도 이후 수십 년의 삶이 있었다.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기보다, 한때 싸웠고 그 뒤로도 오래 자기 삶을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었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노동의 역사를 사건보다 사람의 생애에 가까이 붙여 기록한 책이라는 점에서 조금 기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권리도 처음부터 당연했던 것은 아니다. 결혼했다고 일을 그만두지 않을 권리, 여성이라는 이유로 덜 받아서는 안 된다는 요구도 누군가 먼저 문제라고 말해야 했다. 


그 싸움에 참여했던 여성들의 모습이 과거에 멈춰 있지 않고 이후의 생활까지 함께 기록된 것이 좋았다. 그래서 과거의 노동운동을 거창하게 칭송하기보다, 앞선 세대가 조금씩 바꾼 조건에서 다음 사람이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게 된다. 아직 바꿀 것은 많지만 모든 세대가 똑같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싸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꽤 든든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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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 : 호러
메리 W.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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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너무 유명해서 온전히 "읽는" 게 쉽지 않은 소설들이 있는데, 프랑켄슈타인도 그 중 하나다. 프랑켄슈타인. 이 글자 덩어리를 마주하면 거대한 몸, 창백하거나 초록빛을 띤 피부, 목에 박힌 볼트 같은 이미지부터 떠오른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을 괴물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일단은 역시 가장 오래된 공포의 원형 중 하나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펼쳤다. 프랑켄슈타인은 이번이 첫 독서가 아니다. 이전에 다른 출판사의 번역으로 읽었고 원서로도 한 번 읽었는데, 오래전 일이라 그때 읽은 영어판이 1818년 초판을 바탕으로 했는지 1831년 개정판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2026년 열린책들에서 호러 컬렉션으로 새롭게 나온 판본은 나름 새 책을 읽는 기분으로 펼칠 수 있었다. 내게 프랑켄슈타인의 가장 무서운 부분은 생명 창조 자체가 아니다. 빅토어는 오랫동안 자신의 연구에 매달려 마침내 살아 움직이는 존재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그토록 원했던 성공이 눈앞에서 이루어지자 피조물의 외모에 질려 그대로 달아난다. 생명을 만드는 일에는 모든 것을 걸었지만, 그 생명이 눈을 뜬 뒤에는 아무 책임도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장면 때문에 나는 빅토어를 단순히 지식을 탐하다 벌을 받은 사람으로 보기가 어렵다. 할 수 있는 일을 해본 것이 문제라기보다, 자신이 해놓은 일의 결과에서 너무 쉽게 도망친다. 피조물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고 인간을 관찰하며 언어와 감정을 배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외모 때문에 번번이 거절당하고, 그 과정에서 점점 분노와 복수로 향한다. 피조물이 불쌍하다고 해서 이후 그가 저지르는 살인까지 감싸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이 소설이 좋은 이유가 바로 그 부분에 있다. 피조물은 분명 버림받은 존재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고통을 돌려준다. 빅토어 역시 가족과 친구를 잃은 피해자가 되지만, 애초에 아무 준비 없이 생명을 만들고 버린 사람이라는 사실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어느 한쪽을 완전한 피해자나 괴물로 정리하면 작품이 훨씬 단순해진다. 여성 피조물을 만드는 대목도 다시 읽으니 꽤 불편했다. 빅토어는 여성의 몸 없이 생명을 만들어 놓고, 두 번째 피조물을 만들 때는 그녀가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과 번식할 가능성을 두려워해 작업 중인 몸을 파괴한다. 자신은 아무 동의 없이 생명을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했으면서, 자신이 만들 여성에게는 아직 생기지도 않은 선택과 욕망부터 두려워한다. 메리 셸리가 출산과 죽음을 가까이에서 반복해서 겪은 사람이라는 사실까지 생각하면 이 장면은 더 쉽게 지나가기 어렵다. 프랑켄슈타인이 지금까지 계속 영화와 소설, 과학기술 이야기 속에서 다시 불려 나오는 이유도 조금 이해된다. 인간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는 지난 200년 동안 엄청나게 달라졌다.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처럼 셸리 시대에는 상상에 가까웠던 일들이 이제 현실의 문제로 들어와 있다. 그런데 만들어 놓은 뒤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문제는 별로 낡지 않았다. 이번 판본으로 다시 읽으며 가장 좋았던 것도 이 점이었다. 전혀 다른 작품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는 그냥 지나갔던 부분들이 다르게 보였다. 실제 작품이 무서운 것은 맞다. 다만 이제는 안다. 죽은 육체를 이어 붙여 만든 피조물보다 훨씬 섬뜩한 것은, 생명을 만들어 놓고 그 결과를 감당하지 않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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