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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사랑이 뭔가요? - 사랑에 대한 철학자 8인의 까칠 발랄한 수다
노라 크레프트 지음, 배명자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5월
평점 :
어떤 글에서 존경은 그 사람의 어떤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고,
사랑은 아무 이유없이 좋아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보았다.
나는 누구를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24년 인생에 누군가를 사랑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있는 나로써, 이유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문득 내가 하는 행동들에 이유없이 했던 일이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니 없지는 않았던 같기도 하다.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시는 할아버지의 짐을 들어드린 기억이 난다.
그렇다해서 내가 그 할아버지를 사랑한 것인가?
사랑의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연인과의 낭만적인 사랑뿐 아니라, 부모의 사랑, 형제자매의 우애,
친구와의 깊은 우정, 어쩌면 측은지심 또한 사랑으로 볼 수 있겠다.
경쟁이 심해진 요즘사회에서 사랑은 찾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쉽게 믿지 못하는 사회는 오히려 사랑을 쉽게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만들지 않았나 느낀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데이트앱들은 마치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내가 그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다고 해서, 데이트앱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그들의 선택이니깐, 하지만 내가 사랑하게 될 누군가는 사랑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사랑에 관한 토론을 역사적인 인물들을 통해 가상으로 진행한다.
소크라테스, 아우구스티누스, 임마누엘 칸트, 쇠렌 키르케고르, 지그문트 프로이트, 막스 셸러, 시몬 드 보부아르, 아이리스 머독까지 8명이 이번에 사랑이란 주제를 가지고 토론한다.
토론은 문답법의 대가라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가 주도한다.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통해 상대자는 자신의 신념을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결국 의심스러운 자신의 신념을 버리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다른 말로 '산파술'이라고 하는데, 소크라테스 자기 자신을 산파라 여기고
대화 상대자가 깨달음이라는 아기를 순산할 수 있게 돕고자 하는 것이다.
문답법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화법이기도 하다.
실생활에서 대화를 할 때 문답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통해 새로운 질문이 나오길 유도하며 이야기하는 편이다.
이 책에서는 총 8가지 사랑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사랑과 지혜, 애인의 대체 불가성, 사랑과 쾌락, 기계를 사랑할 수 있는가?
사랑이 자율을 제한할까? 사랑할 의무와 사랑받을 권리가 존재할까?
사랑은 예술이다, 데이팅 앱- 사랑의 상업화까지
토론형식으로 책 내용을 구성했다는 게 특징이자, 재미포인트이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토론형식으로 된 책은 확실히 읽기가 쉽다. 하지만 핵심을 찾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작가의 욕심으로 억지 개그를 집어넣으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상 토론형식의 책을 보면 나는 마치 동영1과 동영2를 불러들여 대화를 시킨다는 느낌을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연애에 대해 고민하지, 사랑에 대해 고민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성숙한 사랑을 경험하고, 상처받기를 반복하지 않은가 싶다.
아..! 물론 나는 1도 모른다. 그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봤을 뿐이다.
근데 이 책에서 에리히 프롬은 왜 안부른건지 의문이 있다.
어찌되었든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는 왜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했는가?에 대해 짧게 고민해보자.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지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책임질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랑이라해서 다를게 없다. 2년이란 시간을 기다려도 한결같기란 너무 어려운 문제로 보였다.
변화는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현상이니깐..한낱 인간으로써 거스를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먼저 두려워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 대한 책임을 지게 만드는 상대가 나타난다면, 사랑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나란 존재가 매물이 안 나오는 미술품이었을지, 창고 안에 악성재고 였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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