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SF 상상력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여성과학자, 비혼모 등이 소재로 쓰이는 여성 중심 서사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좋았다. 특히 관내분실에서 SF적 소재와는 별개로 곧 엄마가 되는 화자가 돌아가신 엄마의 흔적을 찾고 이해하게되는 과정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는 시리얼 상자를 가위로 자르고, 그것을 풀로 사진의 뒷면에 단단히 붙이는 노인의 모습을 상상했다. 하얀 밤, 태양이 뭉근한 빛을 내는 창가에 앉아 가위와 풀과 사진 그리고 편지 사이를 천천히 오가며 더듬거리는 노인의 쭈글쭈글한 손을.
내성적인 개발자는 대화할 때 자기 신발을 보고 외향적인 개발자는 상대방의 신발을 본다더니. 이 세계에서 레고 동호회란 대체 뭐란 말인가. 크레이지 파티광쯤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