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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ㅣ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평점 :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책의 후속작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서평단을 신청했다.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어 책을 빠르게 받아서 읽어볼 수 있었다.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설레는 이 책을 선물받은 늦여름, 무지 더웠지만 덕분에 행복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1편처럼 다양한 꿈을 만드는 제작자들과 여전히 꿈 백화점에서 일하는 페니 & 달러구트 사장님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신비로움과 즐거움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과연 고민이 있을까 했는데, 이들 역시 현실 속 우리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여러 차례 방문했었으나 다시는 방문하지 않는 단골손님들과 관련한 고민이었다. 이들이 다시금 꿈 백화점에 발걸음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마케팅적인 관점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꾸었을 때에도 의미가 있을 법한 내용이면서, 꿈꾸는 사람 개개인을 위한 맞춤 형태이고,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하고 꿈이어야만 경험할 수 있는 꿈이 무엇일지 다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우리 회사의 회의 시간이 떠올랐다! ㅋㅋ 결국은 “추억”이라는 교집합을 찾아내 파자마 파티의 메인 주제로 선보이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유독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이제 막 사회의 출발선 상에 서 있는 페니의 기분 좋은 설렘이 읽는 사람에게도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첫 직장을 갖게 되었던 나의 23살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추억에 잠기게 되기도 하였다. 페니가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는 만큼 나 또한 기분 좋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긍정의 힘을 선물해 주기도 했다.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되어 꿈 백화점에 발걸음을 끊게 된 792번 손님과 킥 슬럼버의 대화에서 좌절보다는 용기와 희망이라는 감정을 선물받을 수 있었다. 킥 슬럼버의 한 마디가 특히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나는 다리 한 쪽이 없는 사람이라
불리길 원하지 않았어요.
나는 킥 슬럼버인데,
다리 한 쪽이 불편해.
적어도 이 수준까지는
닿길 바랐어요.
이건 아주 큰 차이예요."
나 역시 그동안 나 스스로를 내가 생각하는 수식어로 정의해 한계를 정하고 있지는 않았었나, 되돌아볼 수 있었던 한 마디였다. 내가 처한 안 좋은 상황이나 불편함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리지 말고, 용기를 내어 살아가자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었다.
루시드 드리머로서 과거에 활발하게 꿈 백화점을 드나들다 능력이 소멸되며 발길을 끊은 1번 손님과의 만남도 인상 깊었다. 가끔 정말 깨어나고 싶지 않은 재미있는 꿈을 꿀 때가 있어, 그녀의 말이 격하게 공감되었다.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세계가 있는데 깨어나면 모조리 잊고 현실로 복귀해야 한다니! 책 속과 같은 세계가 실존한다면, 나도 평생 이 세계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매력적이다.
특히나 매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회사, 집, 회사, 집의 루틴만 반복 중인 요즘에는 더욱! 새롭고 재미있는 무언가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책으로 일정 부분 해소가 된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만큼은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몸도 마음도 가벼워질 수 있었다.
달러구트와 330번 단골손님의 대화 속에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빨래는 저렇게 푹 젖어 있다가도 금세 또 마르곤 하지요.
우리도 온갖 기분에 젖어 있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괜찮아지곤 하지요.
손님도 잠깐 무기력한 기분에 젖어 있는 것뿐입니다.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
살다보면 무기력해지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고는 한다. 나 역시 한때 무기력에 빠져 우울하게 보낸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런 기분이 느껴지는 것 자체를 부정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억지로 헤어 나오려고 발버둥 치는 것보다는 달러구트의 말처럼 자연스럽게 물에 젖은 빨래가 마르듯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굳이 특별하고 멋진 일들을 해야만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것! 나 자신을 내가 아껴주지 않으면, 그 누가 아껴줄 수 있을까? 젖은 빨래가 마르듯 무기력한 나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좀 더 너그럽게 나를 사랑해 주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추억 속으로 돌아간 사람들의 널뛰는 감정들은 굉장히 아름답게 읽혔다. 과거의 한 장면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 공기, 햇살 등 디테일이 내 머릿속에도 그려지면서 나 또한 잠시 아련한 행복을 추억할 수 있었다.
내가 정말 행복하게 즐겼던 시간들을 다시금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다. 나는 건강하셨던 아빠의 모습을 떠올려 봤다. 여름이면 늘 가족들끼리 속초나 동해로 떠나고는 했는데, 단란했던 한때를 회상하면서 행복하기도 하고 돌아갈 수 없어 슬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정말 그 날로 돌아간 듯 모든 순간들이 생생하게 재현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도 이 꿈을 한 번 구입해서 지나가버린 과거의 하루를 다시 한번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330번 여자 손님이 인생을 정의한 문장은 너무나도 와닿아서 꼭 기록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삶은 평범한 일상들이 대부분이라, 너무나도 자주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곤 한다. 삶은 유한한데, 그 사실을 쉽게 잊고 권태로움에 빠진다. 나 또한 그래왔다.
인생이 특별하고 재미있는 일들로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평범하고 소박한 일들에 감사할 줄을 몰랐던 것 같다. 인생은 원래 익숙하고 평범하고 소박한 일들이 가득한 와중에 낯선 0.1%가 종종 찾아옴을 받아들이자. 받아들이고 나면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너무나도 많다.
과거에만 살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미래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뭐가 맞는 것인가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럴 때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한 수 배울 수 있었다. 과거를 회상하며 슬퍼하고 후회만 하면서 보낼 것이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행복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그 기억에 힘을 내어 살아갈 것!
또한 현재를 잘 살아가려면 지금의 행복에 충실해야 함을, 바쁜 일상 속 잠시라도 하늘을 바라보며 힐링할 시간은 있어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급하게 서두르면서 주위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나 되돌아볼 수 있었다.
아직 오지 않은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하는 행위는 또 나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어떻게 사고하여야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과거에 연연하는 시간들 혹은 미래에만 집착하는 시간들이 길어지더라도 나 자신을 탓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절에 따라 변하는 나의 모습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임을,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모두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가 인간임을 잊지 말자. 달러구트의 조언을 들으며 나 또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만난 순간의 감동으로 곁에 있는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가냅 코코의 질문도 긴 여운을 남겼다. 평범한 일상에 감사함보다는 권태로움이 자리 잡았을 때! 처음 느꼈던 순간의 감동을 떠올려 보면서 마음을 다 잡아야겠다.
직장 생활이 지칠 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패턴의 인간관계에 지쳤을 때, 평범한 일상생활이 지겹게 느껴질 때! 이 모든 순간들이 시작되었던 처음을 떠올릴 것! 그러면 그 어떤 순간들도 결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추억이라는 테마로 여행을 떠나볼 수 있었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 2편 역시, 1편처럼 나에게 여러 가지 새로운 감정적 자극과 교훈을 선사했다.
우리는 다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 속에서 너무나도 다이내믹하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포스팅을 끄적이는 순간에도 내 시간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언젠가는 지금을 사무치게 추억하며, 그리워할 날이 올 수도 있음을! 허투루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시간임을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해 즐기며 살아야겠다.
작가님의 한 마디처럼 나는 매일 밤 행복한 꿈과 충분한 휴식이 함께 하는 2021년을 보낼 예정이다. 앞으로 내가 꿀 행복한 꿈들과 살아가면서 쌓을 무궁무진한 추억들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밤 꿈속에선 나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방문해서 즐거웠던 추억의 순간을 다시 한번 살아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