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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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연에게는 잘못이 없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기후 위기와 자연재해 등 인간이 초래한 재난이 갈수록 빈번하고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맑은 물, 공기는 태어나자마자 아무런 대가 없이 그저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기쁨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세상이 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여야 망가져가는 지구를 돌이킬 수 있을까?


지금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 소설 속의 이야기처럼 지구의 끝이 도래하고 말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지구의 끝은 작가님의 말씀처럼,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사랑할 구석이 전혀 없다. 막막하고 참담하기만 하다.


당장 내일의 안위도 확신할 수 없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지구의 끝을 상상해 본 적이 없어 두렵게 느껴졌다. 동시에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동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날 공간을 빼앗고 죽음으로 내몬 것은 인간들인데, 정작 인간들의 생존을 위해 식물들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모스바나와 인간 모두의 생존을 위해 서로가 필요했다는 것! 만일 반대의 상황이었더라면 모스바나는 인간에 의해 가차 없이 짓밟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름이 돋기도 했다.


이 소설이 그냥 인간들의 이기심과 참담한 지구의 끝만을 그려냈다면, 너무 우울해져서 끝까지 다 읽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미 죽음을 예감한 듯 초연한 인물들 때문에 읽는 내내 덤덤한 슬픔이 묻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기쁘게도 이 소설은 지구의 끝, 절망감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희망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래서 끝까지 지치지 않고 글자 하나하나 기쁘게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적자생존의 치열하고도 암담한 상황 속에서 대부분이 자신의 안위만을 위한 선택을 할 때, 함께 살아갈 모두를 위한 선택을 한 소수의 인간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이들이 있었기에 지구는 지속될 수 있었다. 모두의 바램이 모이고 모여 결국은 삶을 지속할 가능성을 발견해 낸, 지구를 지켜낸 평범한 영웅들의 이야기는 두근거리는 설렘을 안겨주었다.


이야기는 마치 옛날 옛적 할머니가 들려주는 전래동화처럼 신비로웠다. 유리온실 속 모스바나가 발산하는 초록빛으로 온 세상이 휘감겨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을 자꾸만 상상하게 되었다. 그 작은 온실 속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염려하며, 지구의 앞날을 위해 무한도전을 이어간 사람들을 상상하니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결국 지구의 끝에서도 삶을 지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서로의 존재였다. 로봇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신체 대부분을 기계로 대체한 레이첼이 지수에게 평생 동안 느껴온 떨림, 언제 어디서든 강인한 마음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삶을 버텨온 아마라와 나오미, 그 외에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예쁜 마음이 읽는 나에게도 전달되었다.


프림 빌리지가 해체되며 서로가 안전하게 잘 살아남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그 시절의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지만, 모두의 마음이 가진 힘 덕분이었을까? 끝을 향해가는 줄 알았던 지구는 여전히 ing 중인 결말로, 과거의 아름다웠던 프림 빌리지를 추억하면서 소설이 마무리된다.


이 소설은 작가님께서 작년부터 플랫폼을 통해 꾸준히 연재해 오셨던 이야기를 여러번의 수정을 거쳐 새롭게 탄생시킨 것이라고 한다. 작은 씨앗이 꽃을 피워 예쁜 소설이 되기까지의 기나긴 과정을 나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는 지구 끝과 온실을 연결하여, 이렇게 따뜻하고 신비로운 세계로 그려내실 줄이야!


이야기 전개도 결말도 모두가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었다. 슬픈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아서 좋았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어 행복했다. 또한 작은 요정들이 재잘거릴 것만 같은 풀 내음 가득한 온실 속 초록빛으로 발산하는 모스바나의 신비로움에 매료될 수 있어 기쁜 시간이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 중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서로를 아끼고 돌보며 존중할 때 비로소 우리의 삶도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도저히 사랑할 수는 없는 세계이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들이 너무나도 따뜻해서 앞으로도 종종 지구 끝의 온실에 놀러 오고 싶어질 것 같다. 어둠 속에서 고요하게 빛나는 프림 빌리지가 그리울 때마다 가끔씩 펼쳐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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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 Run with me 노래를 그리다 1
선우정아 노래,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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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 말자. 


​지난주 금요일은 유난히 힘든 날이었다. 친구가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어 마음이 무거울 대로 무거워진 상태로 퇴근을 했다. 마음이 심란해 동네를 한 바퀴 걷다 돌아와 집 앞에 오니, 선우정아 님의 책 <도망가자>가 놓여 있었다. 노래 가사와 잘 어울리는 따뜻한 그림체에 빨려 들듯 책장을 넘겼다. 수많은 글자들이 주는 위안이 도움이 되는 날도 있지만, 이날은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여백 가득한 책이 힘이 되어주었다.


​많은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밤, 가사 한 글자 한 글자를 마음을 다해 더욱 천천히 읽을 수 있었다. 가사를 천천히 읽어보며 그림을 눈에 담았다. 긴 시간 동안 내가 그림 속에 들어간 듯 천천히 눈 속에 담으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가졌다.


힘이 들 때면 어디로든 멀리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그러한 곳은 대부분 아주 멀리! 지금 당장 갈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 속 그림들에 집중하다 보니, 내가 사랑하는 모든 순간들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과 함께 눈뜨는 아침의 상쾌한 기분, 힘이 들 때면 바로 찾을 수 있는 초록의 향이 가득한 공원, 바뀌는 계절마다 피어나는 색색의 아름다운 꽃들 속에 나의 삶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은 지극히 소소한 순간들이었다. 날이 조금씩 선선해져 걷기 좋았던 여름밤 부모님과 함께 고향 집 주변을 걸었던 순간, 언니와 함께 배드민턴을 치며 서로의 실력을 탓하던 순간, 대학생 때 모두가 떠난 밤 룸메 언니와 텅 빈 학교를 걷던 순간, 친구와 공원에 텐트를 치고 음악을 들으며 누워서 낮잠을 자던 순간, 한강에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겼던 순간 등등 행복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순간들 속에서 크고 작은 행복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더불어 어디든 함께 도망가 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머리가 무겁고 힘이 들 때 함께 웃으러 가자고 약속할 상대가 있다는 것! 그리고 함께 도망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돌아오면, 다시 힘을 내서 평소와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한편 이 든든해졌다.


​곽수진 작가님의 그림은 평화롭고 따뜻해서 보기만 해도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산, 노을, 바다, 푸른 하늘이 생동감 넘치게 담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음에 큰 위안을 주는 동반자가 담겨 있다. 그림 속 동반자는 강아지다. 둘이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만 보아도 서로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 존재인지 느껴졌다.


​특히 색색의 폭죽이 팡팡 터지는 장면을 함께 바라보는 그림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꿈만 같아서 넋을 놓고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할 날이 나에게도 올까?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었다.


​그리고 늘 마주하는 침실의 풍경도 그림으로 보니 아주 색다르게 느껴졌다. 아침의 햇살이 집 안의 절반을 삼켰는데도 동반자와 함께 침대에 누워 뭉그적거리는 아침이 주는 여유로움이 나에게도 전해졌다. 익숙해져서 미처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내 집안의 풍경들에도 잠시 눈을 돌려 바라볼 수 있었다.


​머릿속이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요즘이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행에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밤, 지극히 혼자라는 생각이 드는 날마다 이 책을 펼쳐보면서 편안하게 쉬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삶의 템포를 늦춰서 아주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오랫동안 스스로의 행복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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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 지독했던 서른앓이를 치유해준 문장들
김현중 지음 / 더퀘스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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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앞자리만 바뀔 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거야. " 20대의 마지막 날,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맞이한 서른은 지독하게 생각이 많았고, 그런 탓에 하루하루를 가볍게 보내지 못했었다. 그래도 그럭저럭 사람들과 어울려 위로받고 위로하며, 2019년 서른의 나를 떠나보냈다. 힘들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많았으나,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행복한 추억들도 여럿 만들 수 있었다. 그 후 맞이한 2020년은 30대란 나이에 적응하며 지내다 보니 순삭이었고, 어느덧 2021년 32살의 나이가 되고도 절반이 훅 지나 버렸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서른은 어땠는지 자연스레 되돌아볼 수 있었는데, 떠올려보니 치열했으나 좋은 인연들이 많았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좋은 인연들이 주변에 많았다. 더불어 나를 위로해 준 수많은 멘토들도 있었다. 나의 멘토가 되어주었던 것은 '책'이었다. 김현중 작가님의 말씀처럼 나 역시 책을 통해 많은 가르침을 얻고 성장할 수 있었다. 원래도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했으나, 소설만을 편식했었다. 그러다 20대 중반쯤 취직한 직장에서 만난 대표님의 영향으로 여러 분야의 책들과 두루두루 친해지게 되었다. 업무적인 성장이 필요할 때에도 관련 분야의 책이 해답이 되어주었으며, 나의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금 일어서고 싶은 순간에도 책 한 권이 용기를 주었다.


2020년 코로나 시국이 본격화되면서도 역시 나는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외부 활동을 자주 할 수 없게 되어 늘 심심함에 몸부림치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여행을 떠나듯 간접경험을 하면서 일상의 단조로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현실에서는 제한이 많지만, 책 속 세상에는 한계가 없어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다양한 사건들을 겪으며 성장할 때마다 나 역시 교훈을 얻을 수 있었고, 실제 나의 삶에도 적용해볼 수 있었다.


이번에 읽게 된 < 서른,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 역시 나의 마음에 동요를 일으켰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한바탕 안 좋은 일들이 휘몰아치듯 지나가고, 다시 평범한 일상이 돌아왔다. 평범한 하루하루가 익숙해지다 보니 이에 감사하다는 마음보다는, 무료함을 느끼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나의 하루와 나의 몸에 대한 것이었다. 20대 때 나는 내가 너무나도 건강하다고 자신했기에, 몸을 돌보지 않았다. 그러다 30대 초반에 큰 수술을 하게 되면서 몸을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을 난생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한동안은 몸을 열심히 관리하다가 수술 후 회복 기간을 거쳐 다시 일상에 복귀하자마자 또다시 내 몸을 돌보는데 소홀해져가고 있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나는 계속해서 내 몸을 챙기지 않은 채 이전과 같은 생활습관 패턴으로 다시금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늦지 않게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몸을 더욱 열심히 돌보아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을 챙기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건강해야 내 꿈도 펼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건강을 관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는 요즘이다. 불만 끄면 바로 잠들었던 20대 때와는 다르게, 30대가 되고 잠이 안 오는 밤이 생겼다. 식욕이 넘쳐나서 살을 좀 빼야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20대 때와는 다르게, 한동안 아무리 열심히 먹어도 살이 빠져 고민이 많기도 했다. 몸도 노화하지만 마음 역시 점점 노화하는지, 이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했던 행동들에 주저하는 순간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 나란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헷갈리고 어려울 때가 많았다. 직장 생활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 친구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지속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나의 마음은 어떻게 돌보는 것이 정답인지, 돈은 어떻게 벌고 어떻게 모아야 부자가 될 수 있는지 고민만 하다가 놓아버린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나만 이렇게 치열한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니며, 수많은 30대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어렵게 고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두에게 인생이 쉽지는 않으며, 정답이 정해진 것이 아니니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하루하루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에 집중하면서 말이다.


​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어떻게 평가하던 신경 쓰지 않고, 내가 걸어가고자 하는 길을 나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걸어가고자 한다. 매일매일 다른 사람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면서 나를 채찍질하기 바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30대인데 아직도 왜 이러고 있지?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라는 못난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앞으로는 "뭐라도 안 돼 있으면 좀 어때. 내가 누군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한다. 


내가 하는 일이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 우리 삶의 의미가 깊어진다는 이야기가 특히 크게 와닿았다.


​우리는 흔히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보다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 인지로 사람을 판단한다. 너무나도 쉽게 직업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그런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은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절하하곤 한다. 그러나 돈이나 명예 등 한 가지 잣대로만 그 사람의 삶을 쉽게 판단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가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라는 것을 잊지 말자.


​또한 지나치게 행복이란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행복할 때도 행복하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이 삶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의미 있게 살아가려 노력해야겠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내 삶을 내가 주도하여 살아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당당하고 용기 있게 말이다. 내일 출근길에는 오늘 출근길보다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설 생각이다. 20대 때의 어느 하루, 설레던 첫 출근 날처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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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 우리의 일상과 연애 사이로 부는 사뿐한 바람 <트리플 07: 아이 틴더 유>

https://m.blog.naver.com/jamo97/222450777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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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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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책의 후속작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서평단을 신청했다.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어 책을 빠르게 받아서 읽어볼 수 있었다.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설레는 이 책을 선물받은 늦여름, 무지 더웠지만 덕분에 행복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1편처럼 다양한 꿈을 만드는 제작자들과 여전히 꿈 백화점에서 일하는 페니 & 달러구트 사장님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신비로움과 즐거움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과연 고민이 있을까 했는데, 이들 역시 현실 속 우리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여러 차례 방문했었으나 다시는 방문하지 않는 단골손님들과 관련한 고민이었다. 이들이 다시금 꿈 백화점에 발걸음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마케팅적인 관점에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꾸었을 때에도 의미가 있을 법한 내용이면서, 꿈꾸는 사람 개개인을 위한 맞춤 형태이고,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하고 꿈이어야만 경험할 수 있는 꿈이 무엇일지 다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우리 회사의 회의 시간이 떠올랐다! ㅋㅋ 결국은 “추억”이라는 교집합을 찾아내 파자마 파티의 메인 주제로 선보이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유독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이제 막 사회의 출발선 상에 서 있는 페니의 기분 좋은 설렘이 읽는 사람에게도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첫 직장을 갖게 되었던 나의 23살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추억에 잠기게 되기도 하였다. 페니가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는 만큼 나 또한 기분 좋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긍정의 힘을 선물해 주기도 했다.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되어 꿈 백화점에 발걸음을 끊게 된 792번 손님과 킥 슬럼버의 대화에서 좌절보다는 용기와 희망이라는 감정을 선물받을 수 있었다. 킥 슬럼버의 한 마디가 특히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나는 다리 한 쪽이 없는 사람이라

불리길 원하지 않았어요.


나는 킥 슬럼버인데,

다리 한 쪽이 불편해.


​적어도 이 수준까지는 

닿길 바랐어요.

이건 아주 큰 차이예요."


나 역시 그동안 나 스스로를 내가 생각하는 수식어로 정의해 한계를 정하고 있지는 않았었나, 되돌아볼 수 있었던 한 마디였다. 내가 처한 안 좋은 상황이나 불편함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리지 말고, 용기를 내어 살아가자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었다.


루시드 드리머로서 과거에 활발하게 꿈 백화점을 드나들다 능력이 소멸되며 발길을 끊은 1번 손님과의 만남도 인상 깊었다. 가끔 정말 깨어나고 싶지 않은 재미있는 꿈을 꿀 때가 있어, 그녀의 말이 격하게 공감되었다.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세계가 있는데 깨어나면 모조리 잊고 현실로 복귀해야 한다니! 책 속과 같은 세계가 실존한다면, 나도 평생 이 세계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매력적이다.


​특히나 매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회사, 집, 회사, 집의 루틴만 반복 중인 요즘에는 더욱! 새롭고 재미있는 무언가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책으로 일정 부분 해소가 된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만큼은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몸도 마음도 가벼워질 수 있었다.


달러구트와 330번 단골손님의 대화 속에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빨래는 저렇게 푹 젖어 있다가도 금세 또 마르곤 하지요.

우리도 온갖 기분에 젖어 있을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괜찮아지곤 하지요.


​손님도 잠깐 무기력한 기분에 젖어 있는 것뿐입니다.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


살다보면 무기력해지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고는 한다. 나 역시 한때 무기력에 빠져 우울하게 보낸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런 기분이 느껴지는 것 자체를 부정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억지로 헤어 나오려고 발버둥 치는 것보다는 달러구트의 말처럼 자연스럽게 물에 젖은 빨래가 마르듯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굳이 특별하고 멋진 일들을 해야만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것! 나 자신을 내가 아껴주지 않으면, 그 누가 아껴줄 수 있을까? 젖은 빨래가 마르듯 무기력한 나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좀 더 너그럽게 나를 사랑해 주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추억 속으로 돌아간 사람들의 널뛰는 감정들은 굉장히 아름답게 읽혔다. 과거의 한 장면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 공기, 햇살 등 디테일이 내 머릿속에도 그려지면서 나 또한 잠시 아련한 행복을 추억할 수 있었다.


​내가 정말 행복하게 즐겼던 시간들을 다시금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다. 나는 건강하셨던 아빠의 모습을 떠올려 봤다. 여름이면 늘 가족들끼리 속초나 동해로 떠나고는 했는데, 단란했던 한때를 회상하면서 행복하기도 하고 돌아갈 수 없어 슬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정말 그 날로 돌아간 듯 모든 순간들이 생생하게 재현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도 이 꿈을 한 번 구입해서 지나가버린 과거의 하루를 다시 한번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330번 여자 손님이 인생을 정의한 문장은 너무나도 와닿아서 꼭 기록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삶은 평범한 일상들이 대부분이라, 너무나도 자주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곤 한다. 삶은 유한한데, 그 사실을 쉽게 잊고 권태로움에 빠진다. 나 또한 그래왔다.


​인생이 특별하고 재미있는 일들로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평범하고 소박한 일들에 감사할 줄을 몰랐던 것 같다. 인생은 원래 익숙하고 평범하고 소박한 일들이 가득한 와중에 낯선 0.1%가 종종 찾아옴을 받아들이자. 받아들이고 나면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너무나도 많다.

과거에만 살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미래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뭐가 맞는 것인가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럴 때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한 수 배울 수 있었다. 과거를 회상하며 슬퍼하고 후회만 하면서 보낼 것이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행복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그 기억에 힘을 내어 살아갈 것!


​또한 현재를 잘 살아가려면 지금의 행복에 충실해야 함을, 바쁜 일상 속 잠시라도 하늘을 바라보며 힐링할 시간은 있어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급하게 서두르면서 주위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나 되돌아볼 수 있었다.


​아직 오지 않은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하는 행위는 또 나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어떻게 사고하여야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과거에 연연하는 시간들 혹은 미래에만 집착하는 시간들이 길어지더라도 나 자신을 탓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절에 따라 변하는 나의 모습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임을,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모두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가 인간임을 잊지 말자. 달러구트의 조언을 들으며 나 또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만난 순간의 감동으로 곁에 있는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가냅 코코의 질문도 긴 여운을 남겼다. 평범한 일상에 감사함보다는 권태로움이 자리 잡았을 때! 처음 느꼈던 순간의 감동을 떠올려 보면서 마음을 다 잡아야겠다.


​직장 생활이 지칠 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패턴의 인간관계에 지쳤을 때, 평범한 일상생활이 지겹게 느껴질 때! 이 모든 순간들이 시작되었던 처음을 떠올릴 것! 그러면 그 어떤 순간들도 결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추억이라는 테마로 여행을 떠나볼 수 있었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 2편 역시, 1편처럼 나에게 여러 가지 새로운 감정적 자극과 교훈을 선사했다.


​우리는 다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 속에서 너무나도 다이내믹하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포스팅을 끄적이는 순간에도 내 시간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언젠가는 지금을 사무치게 추억하며, 그리워할 날이 올 수도 있음을! 허투루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시간임을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해 즐기며 살아야겠다.


​작가님의 한 마디처럼 나는 매일 밤 행복한 꿈과 충분한 휴식이 함께 하는 2021년을 보낼 예정이다. 앞으로 내가 꿀 행복한 꿈들과 살아가면서 쌓을 무궁무진한 추억들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 밤 꿈속에선 나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방문해서 즐거웠던 추억의 순간을 다시 한번 살아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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