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사는 거 행복한 게 낫겠어 - 프로불평러 알렉산드라, 난생처음 행복해지기로 결심하다
알렉산드라 라인바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 뜨인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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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불만투성이인 나~!

어제도 아침부터 불만투성이였다.

회사 '교육'이라 어쩔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아침부터 서둘러 대전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것도 불만이고, 애들 학교 보내고 조금 여유를 부린다는 것이 그만 너무 여유를 부렸나~? 시간이 촉박했다. 서둘러 뛰어갔으나 놓쳐버린 지하철이 야속하고, 이러다 기차를 놓쳐 같이 갈 동료에게 미안하단 사과 문자를 보내야 하는 건 아닌지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다행히 기차에 안착한 후, 창 밖을 스치는 풍경을 잠시 보다 며칠째 바쁘단 핑계로 못다 읽은 책을 꺼냈다. 노오란 바탕에 파아란 제목이 돋보이는 책 제목이 순간 상큼한 레몬차를 연상케 한다.

 

『기왕사는거 행복한 게 낫겠어』

그렇지! 그런데 어떻게?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처음 서평책 소개글을 보면서 '프로불평러 알레산드라, 난생처음 행복해지기로 결심하다'라는 글이 눈에 쏙~ 들어왔다. 프로불평러~? 어? 난데~! 아닌가? 난 그냥 불평러인가? ㅎㅎㅎ~ 순간 웃음이 났다. 처음부터 불평불만을 가진 건 아닌거 같은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나는 늘 불만투성이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 책은 행복해지는 법을 조언하는 책이 아니다. 사실 그런 조언서는 행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럴리 없다고? 나한테는 그런 책이 많다. 많이 읽기도 했다. 그 책들이 효과가 있었다면 나는 자는 동안 절로 날씬해졌을 것이고, 완벽한 연인이자 사교계의 여왕이 되었을 것이다. 결혼 상대가 누군지와 상관없이 늘 평화롭고 편안했을 것이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며 염려는 뒷전으로 돌린 채 삶을 누렸을 테니까.

  이 책은 조언서가 아니라 체험기다. 나는 행복을 찾아 나섰다. 실제로 행복을 발견하려고 해 보았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어쩌다 그런 어려운 일을 시도하게 되었느냐고? 그건 한순간의 번뜩임 때문이었다. 

 

이렇게 시작되는 책 내용은 뛰어난 광고쟁이이자 유럽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렉산드라 라안바르트의 '행복찾기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이었다. 본인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한 열다섯가지 방법들을 생각해보고, 일일이 하나 하나씩 체험해 본 나름의 '행복 체험기'인 셈이다. 게중에는 반려견을 들인다거나 순례여행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하는 등 시·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나같은 사람은 절대 해볼 수 없는 방법에서 부터 간단한 운동이나 만족하는 버릇갖기, 돈으로 행복사기, 옷장정리, 취미생활, 연인과 사이좋게 지내기나 행복하게 일하기 등 나도 할 수 있거나, 또는 하면 나의 행복에 훨씬 더 좋을 법한 방법들까지 다양하다.

 

삶의 행복을 찾기 위한 방법들은 다양하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큰 흠이다. 예를 들면 가장 흔히,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

최근에 아는 동생은 같이 운동을 하자며 운동의 즐거움을 늘 얘기했다. 운동 좋지~! 건강에도 좋고, 삶의 활력소도 되고, 나름 운동 신경도 있다고 자부하는 상태지만 오~노! 아침에 아이들 밥을 차려주고, 그 시간에 출근 준비를 하고, 아이들보다 먼저 집을 나서 하루 종일 종종거린 후에 집에 오면 또 저녁 준비할 시간이다. 그런데 같이 운동하려는 시간이 하필이면 저녁 식사 시간! 그러니 같이 운동 할래야 할 수가 없다. 운동을 위해서 매일 2시간 정도 일찍 퇴근을 허용해주는 회사면 얼마나 좋을까? 요가든 줌바든 나의 시간쪼개기엔 들어갈 수가 없는 운동이다.  %EA%BF%88%EB%BB%91%EA%BF%88%EB%BB%91 %EA%BF%88%EB%BB%91%EA%BF%88%EB%BB%91 %EA%BF%88%EB%BB%91%EA%BF%88%EB%BB%91 

 

하지만 어때? 저자의 말대로 42킬로미터를 뛰지 않고도 행복해진다면 그만!

나는 매일 출근 때마다 셔틀버스를 기다린다. 그런데 사실 아침에 딱 10분만 바지런을 떤다면 난 매일 매일을 행복하게 보낼지도 모른다. 셔틀을 기다리는 대신 작은 공원을 지나 직장으로 산책하듯 출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봄엔 갖가지 꽃들이 피고, 여름이면 눈부신 햇살과 푸른 녹음이 우거진 나무 끝에 매달린 영롱한 물방울을 볼 수 있다. 가을엔 굽이굽이 굽은 산책로를 따라 발갛게 물들어 떨어지는 나뭇잎 비를 맞을지도 모르고, 겨울엔 손발이 시리긴 하지만, 사각사각~하얀 눈을 밟으며 나의 발자취를 남길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러고 보니 행복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게으름이 행복할 시간조차 만들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마구 마구 든다. 자~ 이제부터 매일 매일 10분만 일찍 나서볼까? 나의 행복을 위해서...... %EC%A2%8B%EC%95%84 %EC%A2%8B%EC%95%84 %EC%A2%8B%EC%95%84 

 

그 다음 내가 실천해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두더지 같은 취미라도 괜찮은 다양한 취미생활~! 아이들 키우고 직장생활하며 운동할 시간이 없었는데, 잠시 휴직을 하는 동안 동네 탁구교실을 다녔다. 두시간 땀을 흘리며 하나씩 배워가는 탁구는 재미가 있었지만, 역시나 복직을 한 뒤론 시간에 얽매여 다닐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사무실 행운목 싹을 가지고 와 키운 것이 계기가 되어, 동네 꽃집 문을 닫을 때 대량으로 - 그래봤자 겨우 7~8 가지 종류지만 - 갖가지 종류의 식물들을 새롭게 우리집 식구로 맞아들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것은 꽃을 피우기도 하고, 어떤 것은 새로운 싹들이 쑥쑥 자라나 기쁨을 주고, 어떤 것들은 생명을 다하고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때? 식물을 죽였다는 자책보다는 이번엔 어떤 새로운 종을 들여올까~ 고민하는 행복이 더 클지도 모를일이다. %EB%AF%B8%EC%86%8C %EB%AF%B8%EC%86%8C %EB%AF%B8%EC%86%8C

 

 

책 내용중에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다' 라는 내용이 있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나를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것! 생각해 보니 충분히 생각할 수 있을 법 한데도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해보지 않은 듯 하다. 조금 전 책을 옆에 끼고 생각에 잠긴 나를 보던 울 막둥이~!

 

"엄마, 뭐해~? "

"응, 숙제하고 있어~!"

 

책 제목을 보더니 하는 말~

 

"기왕 사는 거 행복한 게 낫겠어~! 이거 당연한거 아니야?"

"왜? 왜 당연한거야?"

"당연하지~! 태어났는데 당연하게 행복하게 살아야지~!!!"

 

초딩 막내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왕 사는거 당연히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난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어제 짜증을 내며 갔던 대전 출장도 지금 생각해보니 내 삶에 소소한 행복을 선사해준 것 같다. 나름 유명하다는 빵집에서 기다랗고 기다란 줄을 서서 사온 빵은 아이들과 신랑과 나의 오전 티타임에 제격이었다. 또 열차를 타고 가면서 했던 독서는 오래전 아이들이 어렸을 때, 매주 기차를 타고 다니며 쉿~ 소리 죽여 동화책을 읽었던 추억도 회상되어 참으로 오래간만에 옛 생각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불평불만 많은 나~!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래, 기왕 사는 거 행복해져 보자~!' 라는 생각이 든다. 불평불만만 해봤자 나만 피곤한 일. 집안일도 사무실 일도 불평만 한다고 해결될리가 만무하다. 물론 아직 저자의 지난번 책에서 처럼 내 인생의 똥차들도 다 치우진 못했지만, 작은 소소한 행복들을 하나씩 하나씩 찾는 동안 내 인생의 똥차들도 하나씩 하나씩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EB%AF%B8%EC%86%8C %EB%AF%B8%EC%86%8C %EB%AF%B8%EC%86%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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