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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전성진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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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자연스러운데 웃음 감동 다 주는 매력적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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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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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씨네21북스, 2022

「나는 그들의 결론을 말하고 싶지 않았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내게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들이 그저 살아가기만을 바랐다.」 - 작가의 말

이야기의 주인공 지현, 은영, 지은 세 명은 모두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각자 다른 상황에 놓여있지만 사회적 성취, 자아실현, 안정된 생계 등의 목표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애쓰는 모습은 서로 조금씩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부딪혀보았을 고민들이기에, 독자 입장에서도 세 명 모두에게서 공감할 지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연출적으로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주인공들의 목표가 좌절되는 순간에 아름답기도 하고 너절하기도 한 서울의 풍경이 페이지를 가득 채워 등장했던 것. 말과 글은 비우고 그림만 배치시켜 감정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하는, 그래픽노블만의 매력이 십분 활용된 표현이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희망도 절망도 아닌 담담함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일상을 받아들이고 버텨나가는 인물들의 삶이 그 자체로 무의미하지 않다는 메시지가 오히려 힘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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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K -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을 위한 박노자의 불편한 제안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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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K』, 박노자, 한겨레출판, 2022

「그런데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평균 연봉이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에 비해 40%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서는 두 계층을 같이 아울러 '노동계급'이라고 부르는 것도 옛날처럼 쉽지 않다. 그만큼 신자유주의는 과거의 노동계급을 심하게 분열해놓았다. 전임 정교수의 평균 연봉과 시간 강사의 평균 연봉 사이의 10배 넘는 차이가 상징하듯이 지식 노동자 사이의 분열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와중에 과거와 같은 지식인의 초상은 증발되고 말았다.」 - 40p, <지식인은 이미 죽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극복'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가난은 경제,사회적 신분이 거의 세습되기에 이른 오늘날 사회에서 그저 하나의 태생적인 조건으로 인지되는 셈이다. 가난이 전통 사회의 양반이나 천민 신분처럼 태생적인 조건이 됨과 동시에 돈에 대한 욕망은 노골화됐다.」 -110p, <K, 인간이 '벌레'가 된 나라>

매일같이 쏟아지는 암담한 뉴스들을 보고 듣다 보면 “이 나라는 왜 이 모양일까?” 라고 한탄 섞인 의문을 던지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왜 이 모양이 되었는지" 그 배경을 다각도로 설명해주면서, 한탄과 자조로 그쳤던 내 생각들을 다시 붙잡고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게 도와준다.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을 위한 박노자의 불편한 제안」 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경제적 발전이라는 지표를 제외하면 한국을 선뜻 선진국이라고 말하기는 꺼려질 것이다. 성차별, 외국인 혐오, 열악한 노동환경 등 인권의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처참할 지경인 사회적 문제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이런 현상들을 지적하고 분석한 글이나 책은 많이 나와 있겠지만, 이 책이 차별화되는 지점은 작가의 특이한 이력에서 나오는 듯하다. 소련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 작가는 일종의 "이방인"으로서 더 예리하게 포착해낼 수 있는 현상들을 분석한다. 자신이 나고 자란 러시아나 한국학 교수로 일하고 있는 노르웨이와 한국을 비교해서 한국만의 문제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데, 특히 근대 한국의 “인텔리-지식인” 개념이 서구의 것보다는 러시아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이유를 역사적 유사성을 통해 설명한 지점이 흥미로웠다.

이에 더해 19-21년도의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과 코로나 상황, 그로 비추어 보는 앞으로의 한국 사회 전망까지 시기적으로 바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어 생생한 보고서를 읽는 듯했다. 6개 챕터로 논의를 확장해 가는 구성도 효과적이었던 것 같은데, <과거/ 위계/ 혐오/ 노동/ 세계/ 미래> 라는 각각의 키워드와 그를 부연설명하는 부제들까지 모두 지금 꼭 고민해볼 만한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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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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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잘 알려진 조남주 작가의 신작 연작소설.


지금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욕망하는 대상을 딱 한 가지로 말한다면 서울의 아파트가 아닐까? 서영동 이야기는 바로 그 서울의 아파트단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서영동이라는 가상의 동네 이름을 당장 우리 동네로 바꿔 읽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이 소설이 그려내는 모순적 욕망들은 우리의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 내가 사기 전에는 미친 집값이지만 내가 산 뒤에는 좀더 올라주는 것이 '정당한 가치'를 부여받는 길이고, 경비원 폭행 뉴스에는 쉽게 분노하지만 정작 우리 아파트 경비원들의 노동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내 가족이 경비 일을 시작하고부터인 등등... 인정하기 꺼려지지만 현실 그 자체인,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와 이웃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세 편의 연작 다 짤막한 편이라 보다 깊은 이야기로 나아가기보다는 우리 주변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정도에서 끝나는데, 그 안에서 각자 인상깊게 남는 지점들을 현실의 문제로 확장시켜 보는 과정은 책을 덮은 뒤 읽은 이의 몫으로 남겨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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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김계영 외 옮김 / 레모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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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삶과 욕망이 규정되어 가는 방식을 보여주는 한 편의 자서전. 작가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온 많은 역할들이 얼마나 불평등하게 부여되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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