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K -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을 위한 박노자의 불편한 제안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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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K』, 박노자, 한겨레출판, 2022

「그런데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평균 연봉이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에 비해 40%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서는 두 계층을 같이 아울러 '노동계급'이라고 부르는 것도 옛날처럼 쉽지 않다. 그만큼 신자유주의는 과거의 노동계급을 심하게 분열해놓았다. 전임 정교수의 평균 연봉과 시간 강사의 평균 연봉 사이의 10배 넘는 차이가 상징하듯이 지식 노동자 사이의 분열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와중에 과거와 같은 지식인의 초상은 증발되고 말았다.」 - 40p, <지식인은 이미 죽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극복'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가난은 경제,사회적 신분이 거의 세습되기에 이른 오늘날 사회에서 그저 하나의 태생적인 조건으로 인지되는 셈이다. 가난이 전통 사회의 양반이나 천민 신분처럼 태생적인 조건이 됨과 동시에 돈에 대한 욕망은 노골화됐다.」 -110p, <K, 인간이 '벌레'가 된 나라>

매일같이 쏟아지는 암담한 뉴스들을 보고 듣다 보면 “이 나라는 왜 이 모양일까?” 라고 한탄 섞인 의문을 던지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왜 이 모양이 되었는지" 그 배경을 다각도로 설명해주면서, 한탄과 자조로 그쳤던 내 생각들을 다시 붙잡고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게 도와준다.

「'진짜 선진국' 대한민국을 위한 박노자의 불편한 제안」 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경제적 발전이라는 지표를 제외하면 한국을 선뜻 선진국이라고 말하기는 꺼려질 것이다. 성차별, 외국인 혐오, 열악한 노동환경 등 인권의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처참할 지경인 사회적 문제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이런 현상들을 지적하고 분석한 글이나 책은 많이 나와 있겠지만, 이 책이 차별화되는 지점은 작가의 특이한 이력에서 나오는 듯하다. 소련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인으로 귀화한 박노자 작가는 일종의 "이방인"으로서 더 예리하게 포착해낼 수 있는 현상들을 분석한다. 자신이 나고 자란 러시아나 한국학 교수로 일하고 있는 노르웨이와 한국을 비교해서 한국만의 문제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데, 특히 근대 한국의 “인텔리-지식인” 개념이 서구의 것보다는 러시아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이유를 역사적 유사성을 통해 설명한 지점이 흥미로웠다.

이에 더해 19-21년도의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과 코로나 상황, 그로 비추어 보는 앞으로의 한국 사회 전망까지 시기적으로 바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어 생생한 보고서를 읽는 듯했다. 6개 챕터로 논의를 확장해 가는 구성도 효과적이었던 것 같은데, <과거/ 위계/ 혐오/ 노동/ 세계/ 미래> 라는 각각의 키워드와 그를 부연설명하는 부제들까지 모두 지금 꼭 고민해볼 만한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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