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방관자의 심리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이성현 옮김 / 노마드북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64][클라이머즈 하이]를 순식간에 읽고 또 다시 찾아 읽은 요코야마 히데오의 [살인방관자의 심리]라는 단편집이다.

총 다섯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고 역시 모든 작품속에는 경찰과 범인과 피해자들이 등장하지만 모두 한결같이 사람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은 항상 人間에 대한 이야기이다.

죄를 지은 사람의 죄의식속으로 파고들고 피해자들의 심리 변화에 주목한다.

경찰은 때로는 범인을 동물적으로 뒤쫒지만 그들도 결국에 인간의 본성에 흔들리고 좌절하는 것이다.

트릭이나 사건의 엽기성으로 승부하는 미스터리작품속에서 인간의 본성 및 사회적인 문제를 심연 깊숙히 탐구하는 작가는 몇명 되지 않는것 같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요코야마 히데오는 오랜 기자 생활을 통한 사회 및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엄청난 내공으로 분출되는 작가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읽은 후 묵직한 여운을 남겨주는것이 단순한 소설의 기능뿐 아니라 문학작품으로도 훌륭한 텍스트가 될 것이다.

 

(진상)

10년 전 죽은 아들의 범인이 뒤늦게 잡히고 범인의 입으로 밝혀지는 아들의 추악한

진실에 아버지는 믿지 못하는데...

 

- 뒤늦은 아들의 진실에 갈피를 못 잡는 피해자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마음의 지옥)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도시에서 돌아와 고향의 면장선거에 출마한 주인공...

과거 불의의 교통 사고로 사람을 죽이고 몰래 암매장한 전력때문에 아 사실이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하는데...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에 죄를 지은 사람의 불안심리가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다.

 

(살생부)

정리해고가 된 후 불안한 하루를 보내던 주인공은 퇴사한 회사를 새벽에 찾아갔다가 범죄의 냄새를 맡고 살인사건의 소식을 듣는데...

 

- 현대 사회의 직장인들은 언제나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한창 일할 나이에 회사에서 쫒겨난 주인공의 심리 상태가 너무나 잘 묘사되어 있다. 경제위기가 오면 가장 불안한것은

4-50대 가장들인데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는 모습이 압권이다.

 

(살인방관자의 심리)

인간은 나약하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

주인공은 대학시절 선배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당하고 동료의 죽음으로 얻은 평안을 내심 기뻐하는 자신을 보고 처절하게 아파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들...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그집의 미스터리)

전과자는 한 곳에서 살기가 어렵다. 이웃의 시선이 정착하려는 그들을 가만 두지 않는것이다. 인터넷시대, 이름만 검색하면 모든 사건이 실명으로 드러난다.

개과천선한 주인공이지만 주변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과 사고들...

어느 나라나 전과자에게는 냉혹한 잣대를 드러낸다. 한 번 사고친 사람은 또 그럴것이라는 편협죈 사고에 갇히는것이다.

 

다섯 편 모두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단편 소설들이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작가이다. 그래서 그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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