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듣는 클래식

한 권으로 듣는 클래식 - 르네상스부터 20세기까지 꼭 알아야 할 클래식
샘 잭슨.팀 리홀리우 지음, 김경희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20년 2월

누구나 한번쯤은 클래식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을 것이다. 물론 전공자가 아니면 어렵고 난해하다는 편견이 있기에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같은 경우도 비슷했다. 악기를 제대로 다루는 것도 아니고 정식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었기에 늘 클래식에 대한 갈증은 있지만 넘기 힘든 벽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피아노의 숲이란 만화를 통해 쇼팽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어깨너머로 쇼팽에 대한 책과 연주자들의 음반을 찾아듣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더욱 관심이 많아졌고 듣기 편해졌다. 그래서 올해는 더 체계적으로 클래식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원래 이런 류(?)의 제목을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다. 어떻게 한권으로 그 방대한 클래식을 섭렵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기대를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그 첫발을 내딛기에는, 전체적인 주요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책의 부제를 살펴보면 ‘르네상스부터 20세기까지 꼭 알아야 할 클래식’이다. 말 그대로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바로크시대, 고전주의, 낭만주의, 그리고 20세기에 이르기까지 600여년에 이르는 긴 역사 속에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작곡가와 대표곡들을 위한 소개와 감상으로 채워져있다. 음악가와 주요곡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르네상스 시대와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잘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로 가득했고 그나마 바로크시대부터 낭만주의에 이르러서는 이름과 곡들은 한번쯤 들어본 이름들이었다.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꼭 필요한 내용들과 함께 인상적이며 흥미로운 그림까지 책에 실려있어 음악을 듣는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그리고 각 장마다 추천 레코딩이 있어 마음에 들거나 인상깊은 작곡가의 음악을 바로 찾아볼 수 있기에 소개하고 있기에 훨씬 유익하면서도 편리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개인적으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척 좋아하는 작곡가인 슈베르트 부분이 빠져있는 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새삼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음악으로 인해 개인의 마음이, 그리고 그로 인해 서로의 여유가 더 생기는 것 같다. 그 결과 세상 한켠에서는 아름다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감히 생각한다. 그렇기에 클래식은 사라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오랜 시간 나와 같은 이들의 마음을 적셔줄 거라 확신한다.

영어는 3단어로(100문장으로 끝내기)

영어는 3단어로 : 100문장으로 끝내기
나카야마 유키코 지음, 최려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2월

영어는 언제나 평생의 숙제 같은 기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계획에 영어공부하기는 추가되었다. 하지만 이내 드는 생각은 영어공부해서 뭐하게? 라는 질문이 든다. 사실 난 영어를 당장 쓸데도 없는데. 하지만 한 아이의 아빠로서 앞으로 아이가 영어를 배우게 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 있기에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책 한권을 발견했다. 제목은 ‘영어는 3단어로’ 무슨 제목이 이러냐 싶기도 했지만 일단 책 소개를 보니 충분히 설득력있고 영어 울렁증이 있는 나같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평생 시험공부만 하느라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해본 사람, 그리고 일단 시작은 했는데 어려운 영어만 붙들고 있다가 포기해버린 사람 등 많은 영포자들에게 다시 영어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굿 가이드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영어는 3단어로의 실전편과 같은 책으로 자기소개, 일상회화, 여행, 비즈니스 영어에 이르는 실전영어를 3단어 100문장으로 묶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복잡한 문법을 써서 영어를 만드는 대신 주어, 동사, 목적어 이 3단어만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영어 기술이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쓰는 표현을 좀 더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예시를 들어주고 더불어 영어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가장 기본기를 익힘으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해주고 더 나아가 영어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필수 문법 포인트를 통해 반드시 알아야할 기본 영분법을 체크해줌으로써 더욱 정확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3가지 단어로 말하는 10가지 팁이 나오는데 이 팁을 잘 숙지하면 이후에 나오는 예시들도 쉽게 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장별로 자신의 주변에 대한 이야기들,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 문화 소개, 업무에 대한 내용, 기분과 요구에 대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어렵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책을 접할 수 있어 좋았고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매일 꾸준히 연습해서 올해가 지나면 꼭 해외여행을 가던지 외국인 친구를 만나 어설프게나마 3단어로 대화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영어울렁증 환자들에게 함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빅나인

빅 나인 - 9개의 거대기업이 인류의 미래를 지배한다
에이미 웹 지음, 채인택 옮김 / 토트 / 2019년 12월

2020년이 시작되었고 AI(인공지능) 시대가 바로 코앞이다.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이젠 식상할 정도로 많은 기사와 전망을 내고 있고 저마다 다양한 시각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사실 평범한 한 개인으로서 그저 흘러가는 물결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음을 느끼면서도 앞으로의 시대가 어떻게 변화되고 나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빅 나인’은 이러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는 적절한 책이다.

책의 저자인 에이미 웹은 미래학자이며 인공지능과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연구한다. 그에 따라 삶과 일, 정책등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를 제시하며 특히 이 책에서는 3개의 미래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AI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를 이야기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AI가 무엇이며 빅나인이 AI의 개발과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말하고 있다. 2부는 50년 뒤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데 앞서 언급한 3개의 시나리오(실용적, 낙관적, 파국적)를 제시한다. 이 3가지 시나리오는 모두 데이터 기반의 모델링 결과이며 AI가 어떻게 발전되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한다. 마지막 3부는 시나리오에서 확인된 문제에 대해 전술적이고 전략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현 시점을 제부팅할 수 있는 계획을 알려준다. 결국 우리가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구체적인 권고이며 이는 정부관계자, 경영자 그리고 모두를 위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AI가 우리의 미래에 결정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분야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것이다. 우리의 결정으로 인해 AI 시스템이 인류의 미래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저자의 경고가 허언이 아님을 책을 읽는 내내 전해졌다. 그래서 더욱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기술의 발전 이전에 미리 예상하고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3부의 내용에 특히 관심이 갔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보면 세계강국의 여러 지도자가 모여 G – MAFIA와 힘을 합쳐 국제 인공지능 증진 연맹(GAIA)를 설립하는데 이를 빨리 설립하는 것이 세계적긴 구조 개혁을 빠르게 시행하는 길이라 저자는 말한다. 또한 개인은 이제라도 AI가 어떻게 체계화되고 발전되었는지를 자세히 알고 내가 사용하는 앱이 어떤 방식으로 정보가 저장되는지 살펴보고 예상과 다르게 사용되고 저장된다면 과감하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직장과 모든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미래가 우리 눈앞에 있을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렸다. 그 선택은 특정한 누구일 수도 있찌만 바로 나임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림으로 읽는 아리아

그림으로 읽는 아리아 - 스물세 편의 오페라로 본 예술의 본질
손수연 지음 / 북랩 / 2019년 11월

내가 처음 오페라를 관람한 것은 고등학교 음악시간 과제 때문이었다. 오페라가 뭔지도 몰랐고 도대체 뭘 말하려는 건지, 무슨 재미로 저런 걸 보는지 두 시간 가까이 한숨만 내쉬다가 공연장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흘러 20대가 되었고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던 여친 덕분에 종종 발레, 오페라를 보러가야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처음엔 그렇게 따분하게 느껴지던 오페라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랑의 힘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느새 오페라라는 종합예술의 진가를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했다. 여친과는 헤어졌지만 나는 아직도 오페라에 대한 애정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열정과 애정을 다시금 생겨나게 해주었다.

저자는 성악을 전공했으면서 동시에 문학박사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며 그 이력을 바탕으로 음악 평론을 업으로 삼고 있다. 그렇기에 저자의 시선으로 본 오페라는 단순히 하나의 공연이 아닌 모든 예술의 총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오페라를 명화와 연결시킨 이 책은 서로 다른 예술 사이에 공존하는 이야기들을 찾아가며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풍성한 삶으로 인도하게 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책에는 다양한 오페라의 작품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베르디의 오페라 리콜레토를 소개하며 산드로 보티첼리의 ‘봄’이라는 작품과 연결시켜 비너스를 중심으로 꽃의 여신 플로라 등 봄을 상징하는 이미지의 그림과 함께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실로 봄이라는 이미지와 오페라 리콜레토에서의 사랑에 빠진 남녀의 모습은 여러 가지 상상력을 불러온다.

이 책을 읽고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점은 하나의 작품에 깊이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의 작품들과 다양하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하고 그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또한 예술 전반에서 흐르고 있는 인간에 대한 성찰과 고민, 철학이 담긴 위대한 결과물임을 느껴야 한다.

앞으로 종종 오페라와 다른 분야의 예술에 관심을 가지며 삶을 풍성하게 누리며 살고 싶다. 그런 계기를 마련해준 이 책에 감사드린다.

하는 법

하는 법 - 최고의 전문가들이 찾아낸 분야별 최고의 방법들
김승현 지음 / 렛츠북 / 2019년 10월

어릴 적부터 내 취미 중 하나는 남들이 잘 모르는 잡다한 지식을 먼저 알고 혼자 뿌듯해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특출난 점이 별로 없는 아이였기에 남들보다 뭐라도 하나 더 잘하는 것을 갖추려 하다 보니 남들이 잘 모르는 지식에 몰두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사라지고 나서도 여전히 그런 습관은 몸에 남아 어른이 된 지금도 종종 잡다한 상식이나 정보를 배우고 기억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그 정보가 때론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어서 더 뿌듯하다.

이 책을 보면서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참 실질적인 궁금증들과 빅 데이터를 이용한 그 해답들이 재밌기도 하고 유용했다. 처음 소개에 이렇게 나와 있다. ‘이 책은 방법서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하는 방법이 있다.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들도 찾아보면 하는 방법이 있다.’ 맞는 말이다. 다만 그 방법을 찾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답해하다 그냥 자포자기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우리가 흔히들 궁금해 하는 질문들 예를 들면, IQ 올리는 법, 행복해지는 법, 노화 방지하는 법, 키 크는 법, 습관 만드는 법, 잠 잘자는 법, 충치 안 생기는 방법, 50억 버는 법, 물건 싸게 사는 법, 보험 싸게 가입하는 법, 책 출판하는 법, 신용등급 올려서 돈 버는 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어떤가? 목차만 봐도 흥미로운 질문과 방법들 아닌가? 게다가 그 방법들은 그저 민간요법이나 개인적인 생각들이 아니라 분야의 전문가들과 통계들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대답들을 도출하고 있다.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그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스킬과 노하우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면 동남아인들이 아이큐가 높은 이유는 젓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이고 특히 한국인이 높은 이유는 쇠젓가락 문화이기 때문이란 사실은 무척 흥미로웠다. 더 나아가 오메가 3가 풍부한 연어를 먹고 악기를 배우면 IQ는 더 상승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늙지 않는 비결 중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을 하며 비타민 D와 커피, 가공식품이나 탄산을 줄이고 수면은 7시간씩 깊게 숙면하고 친환경 용품, 플라스틱 제품 자제 등 익히 알고 있지만 지키기 어려운 팁들을 소개하고 있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사건들이 있다. 물론 그 모든 것을 경험하고 죽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유한하다. 하지만 어떤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들을 누리며 행복해하면 되는 것을. 아저씨 같은 결론이었지만 그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