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인간의 위대한 여정/배철현
     
작년 전 세계를 강타했던 책 한 권이 있었다. 바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이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스라엘 출신의 역사학자이자 히브리 대학의 교수로서 인류의 기원과 발전, 진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인류학, 경제학, 생물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인간의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긴 시간동안 인간의 역사를 이룬 세 가지 대전환점을 보여주는데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 약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 혁명등이 그것이다. 
     
그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오히려 인간의 잔인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한다. 이 세 혁명을 통해서 인간은 끊임없이 발전했지만, 과연 세 혁명이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면서 결국 승자만이 살아남은 인류의 모습을 진단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은 앞으로의 미래도 예측하고 있는데 이러한 발달은 결국 부자와 가난한 이들을 나누어 부자만 살아남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그는 인간이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행복은 아무리 발전해도 멀어질 것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그는 결국 역사라는 틀을 통해 인간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질문에 대해 사피엔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한국의 배철현 교수는 답하고 있다. 그는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고대 셈족어와 인도 이란어 고전문헌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고대문명과 종교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사피엔스와 마찬가지로 진화생물학, 고고학, 인류학 등 학계 최신 연구 결과뿐 아니라 종교와 예술에서 말하는 인간 존재의 의미 그리고 고전문헌학, 철학에서 찾은 인문학적 통찰에 이르기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인간에 대해 새롭게 정의를 내린다. 
     
그는 책에서 인간은 의미를 찾는 동물이며, 끊임없이 나는 사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유발 하라리가 말한 사피엔스처럼 진화론이나 이기적 유전자가 아닌 '이타적 유전자'가 인류를 지금까지 발전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은 문명과 도시, 문자와 언어가 발전하기 전부터 타인과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나누는 존재였으며 타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장례를 치르고 무리 속에서도 규율을 만들며 공감하는 무리였다. 사실 이러한 이타심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경험하는 감정이자 타인에게 전해지는 속성이다. 이 책은 인간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 기원을 묻고 언제부터 지금의 인간다운 모습이 시작되었는지 어떤 요소들로 인간을 정의할 수 있을지 보여주고 있다. 
     
책의 자세한 내용들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사피엔스를 읽고 이 책을 읽으니 지적인 포만감이 밀려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종교가 있는 사람으로서 배교수님의 책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인간의 이타심, 다른 말로 이웃에 대한 사랑이 지금의 인간다움을 갖추게 해주었고 또 역사를 이만큼 발전시켰다는 주장에 한결 마음이 푸근해졌다. 물론 앞으로의 미래도 인간의 이타심이 세상을 어둡게 만들기보다 더욱 인간답고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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