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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의 내부담화 - 마윈 회장이 알리바바 직원들에게 고하는 개혁의 메시지
알리바바그룹 지음, 송은진 옮김 / 스타리치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2014년 9월19일, 중국 기업 알리바바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2013년 기준으로 알리바바 산하 사이트에서 팔린 상품은 약 3천억원으로 이베이와 아마존의 거래 규모를 모두 합친 액수보다 많다. 지난 2014년 알리바바 그룹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이 때 회사 가치는 약1667억 달러, 우리 돈 175조원에 이른다. 이는 경쟁업체인 미국 아마존의 회사 가치인 1500억 달러보다 높다.
알리바바의 중심에는 마윈 회장이 있다. 그는 왜소한 체격 탓에 ‘작은 거인’이라 불리지만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전한 끝에 지금의 알리바바 그룹을 이뤄낸 자수성가형 대표이다. 시중에는 마윈과 알리바바 그룹의 성공전략을 분석한 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이 책은 마윈의 다른 책들과는 달리 그가 직접 직원들을 향해 한 연설문과 담화로 구성되어 있다. 그 말은 마윈에 대한 책이 아니라, 마윈의 말이다. 그 말은 누군가의 시각에서 본 마윈과 알리바바가 아닌, 자신이 바라본 모습이라는 점이다. 물론 그 관점은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이 책을 통해 훨씬 마윈이라는 한 거인과 겸손하며 매력적인 인간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은 총 17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다. 그동안 마윈이 했던 연설을 중심으로 주제별로 나눠져 있다. 내용은 중복되는 내용도 있지만 주로 인터넷 사업과 전자 상거래, 알리바바 그룹에 관한 실무적인 내용과 그 속에서 마윈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 거대한 백년지대계를 엿볼 수 있었다. 사실 재미있는 것이 기업 내부 연설에서 마윈의 짐짓 화나고 답답해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간적이었다. 다시 말해 그의 위인전 수준의 교훈적인 책만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럼에도 그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대단한 인물로 보이긴 한다.)
책을 읽으며 그도 얘기했지만, 그의 성공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의 올바른 방향과 신념,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비전에 감동했다. 그는 진정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비록 남들보다 학벌이 좋거나 조건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진 못했지만, 그는 주어진 환경에서 만족하면서도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꿈꿨다. 그리고 우연히 찾아온 기회들을 소중히 여겼다. 영어공부를 한 일도, 교수가 된 일도, 미국을 방문해 인터넷을 접하고 창업을 한 일도 그에게는 천운이자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 심지어 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주식폭락등의 수치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키고 싶은 가치와 사명이 있었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나를 비롯한 보통 사람에게는 부족한 그것이 그에게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보물을 다시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나 마윈처럼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며 나답게 살 수는 있다. 마윈은 그답게 사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그리고 가치있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로 자신을 맡겼다. 우리는 어떠한가. 그저 마윈의 성공을 동경하며 그의 성공만을 쫓고 있지 않은지. 나 역시 그런 마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윈이라는 한 성공한 인물의 삶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너무 환경 탓을 하며 나의 삶을 너무 비관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닌지. 물론 헬조선이라 불리는 곳에서 도저히 버틸 힘도 없어 보이지만, 마윈의 삶을 통해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그럼에도 사명과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삶이 진정한 인생임을 깨달았다. 소중한 책을 소개해주신 까페와 출판사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