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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허겁지겁 먹고 말았습니다
린 로시 지음, 서윤정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22년 3월
평점 :
언제부터인가 밥을 먹으며 딴 짓을 할 때가 많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저 식사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할까.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더 그렇다. 그래서 생각없이 영상을 보거나 다른 기사를 보며 밥을 먹을 때가 많다. 당연히 생각없이 음식을 많이 먹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결국 오롯이 식사에 집중하여 음식 고유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 살이 찌고 건강이 나빠 지는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나만 그런 거 같지는 않다.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요요를 경험하는 걸 봐서는 다들 비슷한 패턴으로 좌절을 경험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다. 모두가 다이어트를 원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더 말라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편견을 뛰어넘어 따뜻한 시선과 열린 마음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얘기해서 식사를 통한 내면 훈련 지침서랄까. 책은 크게 다섯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빨리 먹는 습관을 버리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는 마음 챙김식사. 나의 신체와 마음, 생각이 보내는 모든 신호에 귀기울여 자신의 감정을 알아내기. 그리고 방해 요소를 발견하고 새롭게 바라보기. 자신에 가진 것에 감사하기. 모든 것을 음미해보기.
사실 급한 우리의 모습은 우리의 책임이 아닐지 모른다. 책에도 나오지만 모든 것을 빨리 소비하는 세상의 흐름에 우리는 따라가고 있다. 그리고 행여나 뒤쳐질까봐 조급해하며 아등바등댄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지금 여기,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한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그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하지만 아니다. 우리는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의 마음과 감정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핵심이다. 저자는 그것을 식사에 적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식사 중에 수행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명상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이 책은 그것을 확장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일상에서 명상하기. 특히 식사라는 빠르게 해치워야 하는 시간에 어떻게 오롯이 현재를 누리고 감각을 깨울지에 대해 너무 쉽고 따뜻하게 말한다.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달은 점은 우리의 몸이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복이 달렸다는 사실이다. 몸의 변화를 찬찬히 관찰하고 몸에 좋은 것들을 섭취하고 먹는 동안 음식에만 집중할 때 우리는 새로운 차원의 기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수확이다. 감정과 싸우지 말자. 억지로 그런 감정을 누르려고 하지 말자. 그저 받아들이자. 그럴 때 비로소 나는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될테니까.
흔한 다이어트에 대한 내용을 기대했다가 뜻밖의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