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하지 않은 독서 - 즐겁고 깊이 있는 성경 읽기
김광남 지음 / 올리브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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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태신앙이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다닌 뼛속까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란 의미다. 물론 그것이 나의 신앙심과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래 다녔지만 그만큼 신에 대해, 기독교에 대해 잘 알고 그만큼 굳건한 믿음을 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늘 기독교 신앙과 진리, 성경에 대한 갈증과 목마름은 늘 있었다. 그리고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해도 성경을 몇 번씩 읽고 기도를 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이 있었다. 나의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닌지 자책도 해보지만 성경과 기독교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라면 그건 너무 부당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성경은 몇천년에 걸쳐 다양한 인물과 여러 언어로 씌여진 책이다.게다가 장르와 주제도 다르다. 그것을 한권의 정경으로 모으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가 있었을지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기독교는 그 66권의 성경을 정경으로 인정하고 그 한권에 담긴 신의 계시를 특별계시라 부르며 기독교의 진리를 설파한다. 따라서 교회를 다니고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성경에 대해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깨달아질 때까지 꾸준히 파고 드는 수 밖에.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성경에 대해 질문과 의문점이 많았던 사람으로 주로 기독교 출판과 문서부분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 그리고 뒤늦게 신학을 공부하며 성경 읽기와 신학 공부에 매진 중인 상태이다.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며 성경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책 제목을 거룩하지 않은 독서라고 정한 것을 봤을 때 그저 일반적인 성경에 대한 신앙서적과는 조금 방향을 달리는 책이란 생각을 직감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가 한국교회 안에서는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인주의적인 구원과 큐티식의 단편적인 설교와 묵상으로 점철된 한국기독교의 약점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목차는 이러하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크게 장르로 나누고 각각 소제목과 주제를 제시하며 성경에 담긴 각 권의 메시지를 차례로 전한다. 특히 그동안 많은 이들(특히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 신앙인)이 오해하고 있거나 전혀 무지했던 성경에 대해서도 쉽고 재미있게 소개했고 무엇보다 저자의 말처럼 성경을 하나의 숲으로 보고 윤곽을 그리는 목적으로 이 책은 출간되었다. 특히 성경은 단순히 좋은 덕담, 삶에 도우이 되는 명언집이 아니라 큰 하나의 이야기로서 하나님 그분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으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시며 결국에는 회복시키시는 장엄한 스토리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을 가지고 읽도록 안내한다.

 

책을 계속 읽으며 우선 다시금 성경을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단순히 어렵거나 피상적인 수박 겉핥기식의 성경읽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 안에서 구절과 문단이 가지는 의미와 뜻을 더욱 명확하게 깨닫고 그 속에서 신이 우리에게 주신 계획과 그 뜻을 기도와 실행으로 이룰 수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 부디 이 책을 통해 나처럼 피상적으로 신앙생활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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