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느리고 약한 먼산이

나의 방 찾기 - 세상 모든 먼산이들을 위한
오조 지음 / 마리북스 / 2023년 8월

세상 모든 먼산이들을 위한 나의 방 찾기 라는 제목과 귀여운 그림책. 

가벼운 글밥과 그림을 보면서 편안하게 휙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먼산이는 태어날 때부터 작고 약하게 태어난 아이이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는 느리고 먼산만 본다고 하지만 먼산이 엄마는 항상 생각에 잠긴 눈이라고 말해주며 특별한 아이라고 말해주었다. 작가는 다운증후군인 아이를 보고 먼산이를 떠올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모두 조금은 먼산이 같다고 어떤 부분은 먼산이보다 더 느리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우리 각자에게 필요한 건 먼산이 엄마가 해 주는 격려이지 않을까

먼산이는 느리고 약해서 자신만의 방인 알의 방에서 편안하게 지냈지만 그 방 너머의 어디로 가고 싶어진다. 어디론가 떠나고 새로운 것이 알고 싶은 마음은 정말이지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먼산이는 약한 아이는 아닌 것 같다. 

먼산이는 그 동안 자신을 지켜주던 자신의 방을 떠나 새로운 방들을 찾아 간다. 바다 위의 방, 바닷속의 방, 진주의 방, 꼭대기의 방, 애벌레의 방, 거울의 방, 가면의 방, 트로피의 방, 또 다른 창문을 거치면서 먼산이는 자신이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어떤 것들을 편안하게 여기는지 찾아가는 여정을 가진다. 

우리 모두가 그리고 내가 찾아가고 있는 방은 어떤 방인지, 또 새로운 방을 찾아 떠날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전체를 쭉 읽어도 좋고 주제별로 조금씩 읽어도 좋은 책이다. 생각할 거리가 많으면서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