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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쓸어 빗자루 ㅣ 꿈터 어린이 34
최혜진 지음, 정경아 그림 / 꿈터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싹쓸어 빗자루의 주인공 티나 할머니는 얼굴에 감정이 모두 드러나는 사람이라 마음이 티난다고 티나 할머니이다. 할머니는 다정한 할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에는 깔끔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할머니를 위해 할아버지께서 집앞을 항상 청소했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집 앞에 쓰레기가 많이 다닌다. 결국 티나 할머니는 얼굴에 화가 난 티를 팍팍 내면서 집앞 청소에 나선다. 집 앞 마당을 청소하면서 보니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 당연하게 쓰레기를 버린다. 그런 사람들에게 야단도 치고 설명도 하면서 청소를 열심히 하지만 할머니는 힘에 부친다. 할머니는 오랫동안 들여다보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작업실을 청소하기로 마음 먹는다.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할아버지 작업실은 내내 닫아두었지만 할아버지의 작업실에 먼지가 많이 쌓이자 이제는 열어보고 청소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다. 할아버지의 작업실에는 편지와 함께 빗자루가 있다. 할아버지는 홀로 남은 깔끔한 할머니가 열심히 청소하다 병이 날까 걱정이 되어 신기한 빗자루를 만들어 두고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둔 신비한 빗자루를 들고 청소에 나선다. 물론 할머니는 빗자루의 능력은 전혀 모른다. 다른 날처럼 쓰레기를 버리는 아이에게 야단을 치며 청소를 하는데 쓰레기가 버린 사람의 몸에 붙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떼어내려해도 그것을 떼어서 자신의 주머니에 넣던지 쓰레기통에 넣지 않으면 결국 버린 사람의 몸 어딘가에 붙게 만드는 빗자루. 이 빗자루를 이용해 할머니는 집 앞을 깨끗하게 하고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습관도 만들었다. 이번에는 빗자루를 들고 공원에 간다. 공원에서 애완동물을 산책하면서 배변봉투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 자신의 애완동물이 똥을 싸면 모른 척 가버리는 사람들의 버릇을 고쳐준다. 이 이야기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세 번째에 나온다. 열쇠를 잘 여는 도둑이 나쁜 마음을 먹고 할머니 집에 들어왔는데 그걸 할머니는 열쇠가 잠겨서 열어주었다며 고맙다고 하면서 수리비도 주고 식사도 대접하려고 한다. 할머니도 그 사람이 도둑인 줄 알고 있었지만 티나 할머니가 얼굴에 티를 내지 않고 도둑에게 착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보이니 도둑이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러면서 도둑의 나쁜 마음도 싹 쓸어 버린 것이다.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만 간단히 보면 계몽소설 같은 느낌이지만 책을 읽으면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할머니의 별명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자연스럽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라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 도둑의 이야기와 할아버지의 편지 등은 마음을 찡하게 울리는 감동이 있다. 아이들에게 쓰레기 버리지 말아라. 애완 동물을 기르려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등의 교육을 말로 하는 것 보다 이 책을 읽게 하면 저절로 교훈을 얻고 실천할 수 있는 마음도 생기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