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갈나무 숲에서 봄이를 만났다 웅진책마을 109
박정애 지음, 유시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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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는 깊은 숲을 배경으로 한 곰과 어린이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상상했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옥련이는 북한 개마고원에 살던 아이다. 개마고원 잎갈나무 숲에서 할머니와 풍산개 여름이와 나물캐러 갔다가 봄이를 처음 만났다. 봄이는 어미가 죽은 아기 곰이다. 옥련이는 자신을 낳고 어머니가 돌아가셔서인지 봄이를 지나치지 못한다. 곰은 인간에게 경제적인 이득이 될 수 있는 동물이라 할머니는 포수에게 알려주려하지만 옥련이의 만류에 아기 곰인 봄이는 옥련이에게 돌봐주라 허락한다. 옥련이는 자신이 네 살 여름에 태어난 풍산개 여름이와 봄에 만난 봄이와 함께 친구가 된다. 할머니 꿀통도 훔쳐 먹고 여름엔 산 속 개울에서 물고기도 잡고 해가 꼴깍 넘어간 숲에서는 서로 의지해서 무서운 산짐승을 피해 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옥련이의 생활이 드러나는 부분들을 보면 우리의 생활과는 참 많이 다르다. 대부분 도시 가정에서는 모든 식량을 마트에서 사고 난방을 위해 버튼만 하나 누르면 된다. 심지어 국수를 하나 먹기 위해서도 남자 어른 셋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한 부분이다. 또한 옥련이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뿐 젊은 사람이 없어 생활이 어려운 부분들을 주위 이웃인 홍포수네 아저씨가 많이 도와준다. 산에서 옥련이가 여름이를 잃고 봄이 마저 사냥꾼들에게 뺏길 뻔 했을 때에도 홍포수는 존재만으로도 옥련이에게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준다. 이 부분도 우리와는 참 많이 다르구나 싶었다. 아파트에 살면서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고 내가 또는 나의 아이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웃들이 그런 울타리가 되어줄까? 나는 그런 어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생각해 본다. 


옥련이가 남한으로 갈 때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옥련이는 어린 곰의 가죽을 겉옷으로 입고 곰 가죽들 사이에 누워 탈북한 것으로 묘사된다. 그 때 홍포수의 말도 인상적이다. 옥련이가 어린 봄이를 지켜주었듯이 옥련이가 입은 곰 가죽은 어려서 죽은 봄이 형제들이니 봄이 형제들이 이번엔 옥련이를 지켜줄꺼라고. 아무일 없을꺼라고. 옥련이는 개마고원에서의 인연들의 도움으로 남한으로 무사히 왔다. 잎갈나무는 침엽수지만 낙엽이 지는 식물이다. 낙엽이 지지만 봄이 되면 새 잎이 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여러가지로 어려워진 환경에 남한으로 오는 가을 겨울을 지나고 잎갈나무 새 잎이 나는 봄이 통일이 곧 올꺼라는 희망이 보인다. 


 정형화된 통일 교육 아이들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통일에 대한 이야기 보다 훨씬 더 공감이 가고 마음으로 응원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잎갈나무에 새 잎이 나서 옥련가 통일이 되면 하고 싶던 일들을 다시 이루는 날이 더 빨리 오길 함께 기대한다. 
<본 포스팅은 웅진주니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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