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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된 날 ㅣ 투모로우 Tomorrow 1
존 마스든 지음, 최소영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모처럼 멋진 책 한권을 만났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의 시작은, 고등학생인 소년, 소녀들이 방학을 이용해 캠핑을 떠났다 돌아오니 마을은 텅 비어버리고 가족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1권의 제목인 '전쟁이 시작된 날'이 딱 들어맞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주인공 소년,소녀들은 가족과 자신들의 땅을 지키기위해 엄청난 모험을 시작하는데....
[그리고 헬이라 불리는 이곳에 대해서 생각했다. 왜 사람들은 이곳을 헬이라 부를까? 험준한 절벽과 바위, 식생이 거칠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거칠다고 해서 꼭 지옥 같은 건 아니다. 야생은 매력적이고, 까다로우며, 경이롭다. 이곳의 어느 부분도 지옥 같지는 않았다. 어디도 지옥이 될 수는 없었다. 이곳을 헬이라고 부른 건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이 이곳을 지옥으로 만든 유일한 장본인이다. 사람들은 무심코 어떤 장소에 이름을 붙이고나면 그곳에 대해 더 이상 아무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다. p. 60]
'Hell : 지옥이란 의미의 가상의 지명' - 엘리를 포함한 일곱명은 야생의 숲을 탐방하러 떠나는데 그곳이 바로 헬 이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않고, 살인자가 숨어살고있다는 으스스한 소문이 무성한 곳. 힘겹게 그곳에 도착한 아이들은 금세 적응하고 야생 숲의 매력에 빠져든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 하늘을 가르는 전투기 수십대의 비행에 불길함을 느끼게 된다.
[평범하기 그지없던 나 엘리가, 하나도 특별할 것 없고 어느 모로 보나 중간치였던 내가, 어쩌면 사람을 셋이나 죽였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기엔 그건 내게 너무 큰일이이었다. 사람을 셋이나 죽였다고 생각하니 공포심에 몸서리가 쳐졌다. 내 인생이 영원히 망가져버린 듯한, 다시는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남은 인생을 그저 빈껍데기로 살아가게 될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p.127]
마을로 돌아온 소년들은 고요하다못해 적막한 기운을 느끼고, 모두의 집에 들러봤지만 남아있는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들이 캠핑을 떠난 후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한 소년들.... 적이 누구인지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과 이웃들의 생사도 확인 할 길이없어 매우 불안해한다. 하루아침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되고 전쟁의 공포에 노출된 아이들은 자신들의 기지를 세우고, 이런저런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말한다.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 꼼짝않고 숨어있기,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을 구출하기, 마지막으로 그들을 도울 방법찾기.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그들 모두는 두려움에 떨고있지만, 가만히 앉아 전쟁이 끝나거나 자신들이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기만 기다릴 수는 없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면서 '헉!'하고 놀람을 안겨주며 1권이 끝이났다. 살아남을 수 있길 바라는 마지막 문장이 머릿속에 깊이 새겨졌다. 총 7부작으로 구성된 이 책은 지난 50년 이래 최고의 청소년 책으로 꼽힐만큼 훌륭한 호평을 받은 책이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읽기에도 더없이 그만인 책이란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