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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 스파이 ㅣ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이언 플레밍 지음, 권도희 옮김 / 뿔(웅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007 시리즈는 너무도 유명해 오히려 제대로 본 적이 없다.(난 이상하게 히트친 작품은 안보거나 못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빠께서 워낙 액션영화를 좋아하시는 덕분에 007시리즈 또한 즐겨보시고, 덕분에 종종 옆에서 띄엄띄엄 본적은 여러번이다. 멋진 제임스본드와 그의 옆엔 항상 아리따운 본드걸이 있었다. 위기의 순간 나타나 빵! 빵! 총을 난사하며 멋지게 적을 무찌른다. 그리고 아리따운 여인의 키스를 상으로 받는 제임스 본드. '웅진문학에디션 뿔'에서 007시리즈가 출간되었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아빠와 함께 읽어도 좋을 것같단 생각도 즐거움을 더했다. 여러편의 시리즈 중 제목이 매력적인 책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가 제일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난 뭐니뭐니해도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니까!
비비안은 여행 중 한 모텔에 머물게 되었고, 관리인의 제안으로 그곳에서 잠시머물며 여행경비를 마련하기로한다. 모텔에서의 마지막 날, 관리인 부부는 떠나고 실제 주인이 아침에 나타나면 열쇠를 주고 떠나는 임무가 비비안에게 주어졌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제인은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본다. 어린시절부터 빼어난 외모와 멋진몸매로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얻지못한 비비안은 날개를 꺾여버리고만다. 상처뿐인 유년시절을 뒤로하고 이제 자신만의 멋진 인생을 살기로 다짐한 제인앞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는데....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그 밤 그들이 나타났다. 2인조 깡패는 비비안을 위협하고 죽음의 공포를 불어넣는다. 과연 그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떡해서든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보려 시도한 비비안은 오히려 자신의 목숨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만다. 그럼, 이쯤에서 등장해 주어야 할 인물은? 띵똥~! 바로바로 제임스 본드. 그가 짜잔~! 하고 멋지게 등장해주실 차례가 돌아왔다. 제임스 본드에게 첫눈에 반한 비비안은 과연 무사히 목숨을 구할 수 있을까?
[굉장한 날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난 그를 잃을 수 없다! 그를 놔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떠날 것이고, 나 역시 그렇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어떤 여자도 그런 남자를 영원히 잡을 수는 없다. 아무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는 고독하게 혼자 걸어가야 하는 남자다. p.177]
매우 익숙하고 단순한 구조로 설정된 이야기는 007영화가 눈앞에 그려지듯 생생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악질적인 등장인물과 그들을 처치할 나쁜남자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제임스 본드, 그리고 명랑하며 매력적인 아가씨까지. 이 단조로운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속 세상은 위험이 도사리지만 평온하고, 냉정한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바람을 따라가듯 정겨운 느낌마저 감돈다. 시대적 배경이 주는 즐거움과 그만의 분위기적 매력까지. 007이 내게 준 즐거움은 '추억'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