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걸 선언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3
수잔 보트 지음, 김선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여성으로 태어나 다이어트를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1년 365일을 다이어트와 함께한대도 과언이 아닌 친구들을 여럿보았다. 부작용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지고 요요현상으로 그전보다 더욱 후덕한 몸매를 자랑하기도하는 등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 또한 다이어트를 경험해본적 있고(안먹던 아침 챙겨먹기, 점심은 맘껏먹기, 저녁은 우유와 간단한 식품한개) 별다른 운동없이도 6개월정도 꾸준히 실천하니 이것만으로 몇킬로그램의 몸무게가 감량되었다. 또한 막상 내가 살이 쪄보니 일상생활에 소소한 불편함이 생기는걸 느낄 수 있었다. 오래걸으면 숨쉬기도 벅차고, 땀도 쉽게나고, 무기력 해진다. 무엇보다 예쁜옷을 입을 수 없다는 슬픔이 크다.
 

『팻걸 선언』의 주인공 제이미는 통통함을 넘어서 뚱뚱한 체격을 당당히 내세워 학교신문에 '팻걸 선언'이라는 기사를 실으며 자신의 존재성과 팻걸, 팻보이들의 차별에서 오는 고통과, 자신들도 보통 인간들과 다름없는 인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녀또한 자신의 식욕을 억누르지 못할까 염려되어 친구들앞에선 음식을 먹지않으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신의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까 걱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말라깽이들만 위하는 이 세상에서 팻걸또한 예쁜옷을 입을 권리와 멋진 남자친구와 데이트 할 권리와 당당히 세상을 누빌 권리를 찾고자 한다. 더이상 무시당할 수 없다!! 
[이 예쁜 셔츠를 망가뜨릴까 봐 정말 걱정스러웠지만 셔츠를 옷걸이에서 벗겨내 머리 위로 집어넣었다. 팔이 가까스로 셔츠에 들어갔다. 천이 왕창 늘어나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셔츠를 가슴께로 내릴 수가 없었다. 배는 말할 것도 없고.   p.40]
오... 제이미가 꼭 이 어여쁜 셔츠를 사 입을 날이 오길....
[소강당에는 책상과 의자가 붙은 일체형 책상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아, 젠장. 망했다! 가장 가까이에 서 있던 시험 감독관이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중략) 이 말라깽이 여자는 내가 일체형 책상에 몸을 끼워 넣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절대 상상도 못할 거다.   p.162]
얼마전 한 드라마에서 뚱뚱한 남자가 카페 의자에 앉았다 끼어서 일어나지 못해 낑낑대던 슬픈 장면이 떠올랐다.
 

제이미에겐 그녀를 한없이 여리여리하게 만들어줄 멋진 남자친구가 있다. 그런데 그가 한마디 상의도없이 목숨을건 위험한 수술을 하겠다 선언한다. 제이미의 남자친구또한 팻보이라고 불릴만큼 덩치가 좋은데 날씬한 세상에서 당당히 살고싶은 욕망이 그를 죽음의 위험까지 무릅쓰게 만든 것이다. 도대체 누가 이 가여운 소년을 몰아세운단 말인가!
[착각 4. 가엾고 외로운 팻걸은 데이트를 할 수 없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내 남자친구 이름은 버크 웨스틴이다. 버크는 우리 학교 미식축구부에서 중앙 수비수를 맡고 있는데, 우리가 댄스파티에 갔다 하면 춤이란 춤은 모두 싹쓸이하며 무대를 휘어잡아버린다.   p.12]
 

책 속에선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뚱뚱한 몸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차별받고 고통스러운 인생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고등학생인 주인공을 내세워 더욱 솔직한 표현력과 유쾌함으로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많은 생각할 것들과 우리사회에 만연하고있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깊은 의미를 되새겨본 좋은 시간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제이미들이 진정 당당한 인생을 맘껏 즐길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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