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울 현빈이가 출연하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처음 만난 책이다. 솔직히 그 드라마에 나온 책들 중 꽤 여러권을 구매했지만, 이 책은 구매계획에 없었다. 어찌어찌하여 덩달아 구매한 책이 읽는내내 점점 만족감을 안겨주는 놀라움! 이래서 책은 직접 읽어보기전엔 섯불리 판단해버리면 안된다는걸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야기 책에나 등장하는 동화로 시작되어 너무도 현실감있는 현실속 동화이야기를 들려주는 신기한 이야기 <동화처럼>. 눈물의여왕 장미와 침묵의 왕 명제가 주인공인 동화가 시작되었다. 
 

파릇파릇 대학새내기인 그들은 노래패동아리 환영회에서 첫만남을 가진다. 그러나 서로의 운명을 알아보지 못한 그들은 각자 다른 왕자와 공주를 보고 반하게된다. 동화에선 멋진 미남미녀들이 주인공이지만, 이 책에선 얼굴에 여드름 투성이에 엄청난 음치, 일명 개구리왕자 명제가 남자주인공을.... 그다지 눈에 띄지도않고 생김도 평범한 여자 장미가 여자주인공을 맞는다. 그 둘은 딱봐도 주인공감으로 더없이 제격인 장래 의사가될 남자 정우와 외모도 화려하고 행동도 눈에 띄는 여자 서영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렇듯 이 책은 진짜 동화속 주인공격인 잘난 남녀 정우와 서영을 멀찍이 밀어두고 우리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명제와 장미를 현실동화속 왕자와 공주로 만들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6년 후 장미는 은행원이 되고 명제는 작은 영화제작사에 취직하여 재회하게된다. 불현듯 서로를 붙잡지않으면 안될 것같은 운명에 이끌린 그들은 그렇게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다. 보통 동화속을 들여다보면 착한 공주를 괴롭히는 계모나 의붓형제 자매들이 등장하거나, 왕자와 결혼할 이웃나라 경쟁자 공주가 등장하곤한다. 김경욱의 소설역시 그러한 주변인물들이 등장하며 책의 흐름을 더욱 힘있게 끌어나간다. 장미에게 언제나 찬바람 쌩쌩불도록 매섭게만 대하는 얼음나라 여왕같은 엄마가 있고, 명제에겐 자신보다 더더욱 말이 없고 집안일에도 그닥 관심이없는 아버지가 있다. 또한 그들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드는 정우와 서영의 존재또한 끊임없이 등장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자신도 이유를 잘 모른채 툭하면 눈물을 흘리는 장미는 명제와의 사이가 어긋나면서 눈물 흘리는 법을 잊고만다. 좋아도 침묵 화가나도 침묵만 일삼는 명제 또한 더더욱 깊은 침묵의 구렁텅이 속으로 들어가버리고 만다. 서로에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감에 따라 눈물의 여왕과 침묵의 왕은 자신들의 개인적인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이별을 결심한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그 둘을 쉽사리 놓아주지 않는듯한데....
 

두 남 녀가 만나 사랑을 하게되고 연애끝에 결혼도하고 첫사랑에 방황도 하는, 어찌보면 더없이 평범한 연애스토리인 듯한 이 책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우리들 현실이 어쩜이리 동화속 세상과 닮았는지 깨달은 신선함? 장미와 명제를 보며 온갖 상황 속에서도 그럼에도 서로를 찾게되는 사랑에 대한 믿음? 계모인줄만 알았던 엄마가 친모라는 엄청난 사실? 하하핫! 아무래도 언제나 사랑에 고픈 나는 사랑끝에 올 치명적 상처를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방황하며 또다른 사랑을 찾아헤매는 나를 알고 있기에 이 이야기가 평범함을 가장하면서도 독특한 성인들을 위한 성장소설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20살만되면 어른이 될꺼라 여겼던 10대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남들이 다 날 성인이라 부르는 지금은 난 여전히 어린아이 그대로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언제쯤 진정한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진짜 어른이 되는 그날까지 동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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