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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여기 아름다운 사람들과 그윽한 커피향을 가득담은 책 한권이 있다. 표지에서 보이는 더없이 환한 미소만큼이나 어여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읽는내내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에 감동했고, 말레 마을 커피가 더 널리 사랑받길 응원하고 또 응원했다.
[커피는 슬픔을 이기는 법도, 상처를 감싸는 법도 가르쳐주었다. p.84]
히말라야 해발 2000미터 고지대에 자리하고있는 말레 마을은 햇볕이 거의 들지않고 그늘진 오지마을이다. 차도 들어갈 수 없어 그 가파르고 위험한 산길을 올라야만 그들을 만날 수 있지만 그런 위험과 수고를 감수하고만난 말레 마을 사람들은 몇배의 커다란 감동을 선물해 주었다. 일조량이 풍부하지 않으니 농작물도 그다지 풍부하지 못한 이 곳이 커피나무가 자라기엔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니! 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이 그들뿐만 아니라 나에게까지 기분좋게 전해졌다.
철저한 유기농방법만을 이용해 애지중지 커피나무를 돌보는 사람들. 11가구가 전부인 말레 마을 사람들 이지만 전 가구 모두 어엿한 커피농부들이다. 각자의 형편에따라 열몇그루부터 몇백그루까지 커피나무를 돌보며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처음만난 미나네 가족 이야기는 내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만큼 깊은 인상을 주었다. 구멍가게하나없는 오지마을에 다들 풍족하지못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도 미나네는 가장 가난한 집이다. 남편이 없어 네명의 아이들을 홀로 키우는 미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새없이 일을한다. 그런 그녀가 전재산을 모아 커피나무 몇그루를 심었는데 이놈의 말썽꾸러기 먹보 붕대염소가 호시탐탐 나무의 잎을 노리고 뜯어먹는 것이다. 결국 거의 죽어버리다시피 한 커피나무, 물을 주어가며 살려보려 애쓰지만 힘들듯....
[이쏘리는 다시 커피 밭으로 돌아갔다. 어느 날 갑자기 허망하게 사라져버린 커피나무들. 그러나 무시무시했던 산사태도 최고의 커피를 수확하는 농부가 되겠다는 이쏘리의 꿈까지 앗아가진 못했다. 육십 그루의 절망 대신 한 그루의 희망을 바라본 그는, 다시 커피 농사를 시작했다. p.146]
말레 마을엔 커피왕 브라더스 3인방이 있다. 그 중 한명인 이쏘리는 그 누구보다도 커피에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마치 유기농법을 연구하는 멋진 박사님 같은 느낌마저 풍기는 그의 커피사랑에 감탄~ 또 감탄을 거듭했다. 커피에대한 교육도 거의 받지못한 그가 꾸준히 노력하고 개발한 유기농법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없을 정도로 멋졌다. 그의 그런 결실은 커피에대한 무한한 사랑에서 이루어진 것이리라. 물난리가 나서 커피나무 수십그루가 떠내려가고 단 한그루의 나무만 남았어도 희망을 잃지않는 이쏘리의 모습에 가슴찡한 감동을 전해받았다.
그리고 또한명의 멋진 차세대 커피왕을 소개하고싶다. 14살커피농부 수바커르이다. 형마저 이주노동으로 떠나고 집안의 가장이 되어버린 그는 마을의 그 어느 어른들 못지않게 커피농사에 열심이다. 힘든 구덩이파는일도 척척 해내고, 커피교육이라도 열리는 날엔 제일앞장서서 경청하고 메모하고 공부에도 열을 올린다. 커피에대한 확고한 철학까지 갖고있는 그를 만나며 얼마나 대견하고 근사해보였는지 모른다. 친구같은 커피를 통해 자신의 꿈을키우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그의 당찬 포부를 응원한다.
["커피를 재배하는 것은 내 인생의 전부이자 의무입니다.
커피를 키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앞으로도 커피를 키울 겁니다.
커피를 키우는 것은 정말로 아름다운 일이니까요." _이쏘리 p.259]
커피에 대한 애정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남다른 말레 마을 사람들 이지만, 커피를 한번도 마셔보지 못했다는 아이러니. 자신들은 최선을 다해 키우기만 했지 그 빨간 열매가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고 누가 먹는건지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옥수수처럼 먹는거냐? 동물이아니라 사람이 먹는거였으면 좋겠다.... 는 순박한 말들을 내뱉었다. 그런 그들에게 첫 커피 시음회가 열린날 얼마나 신기하고 놀랐을지 그들의 표정이 나에게까지 생생히 전해지는 느낌에 즐거웠다. 블랙커피를 맛 본그들은 인상을 쓰며 쓰다고 했는데, 이런 그들이 지금은 열렬한 커피 마니아가됐다니~ ^_^ 나도 말레 마을표 커피를 꼭 맛보고싶은 순간이었다.
<히말라야의 선물>책 속엔 커피와 함께사는 착한사람들 이야기가 있다. 커피나무에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걸고있는 사람들이있다. 빨갛게 익어가는 커피 열매처럼 보석처럼 반짝이고 아름다운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고단한 삶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어려운 형펀에 이주노동을 떠나야하는 가족간의 헤어짐을 보며 슬픔을 느끼다가도 언제나 커피로 인해 다시 일어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없는 고마움을 느끼기도했다. 온 정성을 다해 키운 그들의 커피는 그만큼 품질의 우수성이 뛰어나다. 현재 우리나라 아름다운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는 공정무역커피가 바로 말레 마을 커피라고 하니 얼마나 기쁘고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기심을 모르는 착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만드는 커피는 그 향 또한 특별하고 진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니 코로 커피향이 솔솔~ 느껴지는 듯도하다. 첫 수확한 커피를 판매한 돈으로 "커피묘목을 더 구입할꺼예요." "아이들 학용품을 사줄꺼예요." "우리아이 학비에 보탤껍니다." 라고 각자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희망찬 내일을 기도한다.
[그 어느 곳보다도 변화무쌍한 히말라야의 대자연. 그것은 때로는 축복도 주었지만 때로는 혹독한 시련도 안겨주었다. 우기가 되면 산사태를 걱정해야 하고, 건기가 되면 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말레 마을. 그러나 말레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그 숙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포기하거나 좌절하지도, 그렇다고 거스르지도 않았다. 오로지 자연 속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몫을 찾아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해왔다. 변화무쌍한 대자연만이 진짜 건강하고 향기로운 커피를 품을 수 있다는 것을, 말레 마을 사람들은 배우지 않아도 생생한 삶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p.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