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쇼퍼 - 아름다움의 끝

페이스 쇼퍼 - Face Shopper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1월

 아름다움의 시작은 어디서 부터일까. 그리고 그 끝은 어디까지일까.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요즘엔 외모가꾸기에 열을 올린다. TV를 봐도 남자연예인들이 갑자기 눈이 부리부리해져 나온다던가 높아진 코를 내세우며 컴백하는 경우를 봐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초콜릿복근도 성형수술로 만들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탄탄하고 매끈한 복근은 혹독한 식이요법과 엄청나고 꾸준한 운동으로만 만들어지는게 아니었나? 혹시나 내가 보아온 많은 연예인들 중 이런 놀라운 신기술의 마법으로 훌륭한 복근을 내세워 여성들의 호감을 불러일으킨 누군가가 있는건 아닐까 궁금해진다.
 

난 성형에관해 그다지 찬성도 또 반대도 아닌 애매모호한 입장을 갖고있다. "자기돈 들여 자기가 뜯어고치겠다는데 누가말릴꺼야?" 하다가도 원래 얼굴보다 더욱 흉측하게 변해버린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저절로 혀가 쯪쯪쯪 차지는건 어쩔 수가 없다. 여기서 바로 그 '적당한'이란 단어의 힘이 필요함을 느낀다. 성형의 가장 무서운 부작용은 바로 '성형중독'이라고 말한다. 처음엔 눈만 고치면 김태희 송혜교처럼 예뻐질꺼라 생각했는데, 눈이 커지고나니 자신의 코가 뭉툭한 것같고, 또 코를 높여도 한가인같은 외모를 가질 수 없으니 이번엔 얼굴윤곽을 다듬고싶어지고.... 이러다보면 성형외과를 제 집 드나들 듯하는건 시간문제란 생각이다.
 

<페이스 쇼퍼>엔 실력빵빵에 외모까지 출중한 까칠도도여의사가 등장한다. 그녀가 일하는건물 같은층에 소아과가 들어서면서 훈남 선생님과 알콩달콩 연애냄새를 솔솔~ 풍기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주인공의 병원엔 유명 연예인부터 아름다워지고싶은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외모를 업그레이드 시킴으로써 좀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하며 행복해한다. 주인공은 그녀들의 콤플렉스를 최선을 다해 고쳐주고 차 후에 일어날 부작용등 수술전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한다. 그러나 그녀들의 내면에 왜 자신의 외모를 고치고싶어하는지 어떤 사연이 있는건지 알아야되지 않냐고 소아과 의사는 말한다. 과연 그들이 수술을 하고 더 행복해 질 수 있는지, 그 수술뒤엔 반드시 더 나은 내일이 보장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한다. 
 

［"그것참..... 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만 상처가 있다고 생각할까....."   p.197］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자신의 내면을 망가트리는 사람들. 외모가 우선시되는 현 시대에서 정말 웃고 외면해버릴 수 없는 큰 문제이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영원히 늙지않기 위해 큰 위험부담과 고통을 참아내는 많은 사람들. 누가 무엇을 위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물론 자신의 외모나 신체적 결함으로인해 사회생활에서 피해를보고 주위친구들 사이에서도 언제나 주늑들어 하는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취직에 성공하고 멋진 연애에까지 골인하는걸 보면서는 그들의 성공을 축하해주고싶은 마음이 우선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과 성형의 공통점은 둘 다 마술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부작용이 있을 수있고, 심각하게는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성공할 경우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욕심을 부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   p.234］
 

나에게도 갑자기 누군가 "김남주같은 시크함을 만들어줄께~ 고현정같이 뽀얀 아기피부 갖고싶지 않니? 너도 가능해~"라고 말한다면 분명 "정말?"이라는 답이 나올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어한다. 아무리 예쁜 사람이라도 자신만의 결점을 느끼며 살아간다. 마음이 고와야 진짜 미인이라는 말은 대체 어디에서 통하는 것일까! 진정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아봐줄 시대를, 사람을 꿈 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