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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는 당신입니다
로레타 엘스워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서 누군가 죽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내가 행복하려면 누군가는 슬퍼해야 했다. 따라서 매일 저녁 우리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내게 새로운 심장을 달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누군가의 불행을 바란 것이나 마친가지였다. p.15]
6년동안이나 병으로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방안에서만 생활하는 소녀가 있다. 16살인 이 소녀는 언제 목숨을 잃을지 위태위태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버티고있다. 그런 그녀에게 기적과도같은 새 삶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새로운 심장을 얻어 제 2의 인생을 살게될 아멜리아 말고도 끊임없는 엄마와의 갈등속에서도 찬란한 미래를 향해 질주하고있는 또다른 소녀 이건의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진다. 피겨스케이트 선수인 이건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생기로 가득찬 소녀이다. 올림픽무대에 서고싶은 큰 꿈을 가진 그녀는 스케이트타는걸 누구보다도 즐기고 열심히 훈련한다. 그러나 엄마는 언제나 그녀를 옥죄어오기만 하고 그런 엄마에게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친다. 최고만을 향해 딸을 무섭게 몰아부치는 엄마, 그런 자신의 행동은 모두다 딸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 한가지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18살 소녀에겐 그런 엄마는 그저 버겁고 짜증스럽기만 할 뿐이다. 이건과 그녀의 엄마는 서로를 향한 애정은 꽁꽁 숨겨둔채 칼날같은 가시만을 내세워 서로를 대하니 매번 어긋나기만 한다. 이 두 모녀의 모습을 지켜보고있으려니 답답하면서도 화가나기도하고 십대소녀의 고민과 이런저런 생각들.. 그리고 직장일을 하며 십대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이 함께 전해져와 안타깝기도했다.

["이식 수술은 치료가 아닙니다. 부실한 심장이 야기하는 일련의 문제들을 덜 심각한 또 다른 문제들과 교환하는 것뿐이죠. 가령, 평생 거부반은 억제제를 먹어야 한다든지." p.95]
심장이식수술로 새 삶을 시작한 아멜리아는 자신안의 새로운 존재를 느끼며 당황한다. 평소 즐겨먹지 않던 음식을 말하고, 엄마에게 말대꾸하는 자신을 보면서 놀라고, 딸이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기에 부모또한 달라진 아멜리아를 보며 당황한다. 장기기증자의 가족을 만나고픈 열망에 휩싸인 그녀는 결국 그 가족을 찾아나선다.
["음, 예전에 토마스는 말도 못하게 활달했거든. 곧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부끄러움을 타는 건 나였어. 그런데 얘는 심장 이식을 받고 나서부터 말수가 줄고 부끄러움을 타게 됐어. 예전보다 신앙심이 깊어졌고. 사람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우리는 얘가 달라졌다는 걸 눈치챘어, 그렇지, 토마스?" - 중략 -
"알고 보니까, 토마스의 기증자가 그랬던 거야. 부끄럼을 많이 탔고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대." p.116]
이건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비로소 부모에대한 사랑과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지를 깨닫게된다. 아멜리아는 새로운 심장덕분에 밝은성격과 신랄한 언변을 얻고 무엇보다 건강한 몸을 되찾았다. 아멜리아와 이건은 하나의 심장으로 만나 새로운 삶을 함께 살아가게된다. 아멜리아가 이건이고 이건이 곧 아멜리아인 것이다. 두 소녀의 이야기를 번갈아 읽다보면 큰 공감과함께 위로를 얻게된다. 성장소설만이 가지고있는 큰 울림과 감동을 이 책에서도 역시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부모가 함께 읽으면 더없이 좋을것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