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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를 끼워주고 싶다
이토 다카미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기전 첫 느낌은 매우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지겠구나~ 싶은 마음 이었다. 갑작스레 머리를다쳐 프로포즈 상대를 잊어버리게된 어처구니없지만 재밌는 설정에 궁금증이 일었다. 첫장을 펼치고 책읽기를 시작한지 몇분 지나지않아 "아니 뭐 이렇게 철 없는 남자가 다 있어?!"하는 마음이 들었다. 헤어진 전여자친구도 헤어진 이유가 그가 너무 어리고 철없이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했으니 말 다했다. 그런 이 남자가 그녀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하나로 서른전엔 반드시 결혼을 하고말리라는 무모한 도전에 나섰고, 그리하여 양다리도 아닌 세다리를 걸치는 이기적인 놈으로 변하고 말았다.(나~~~쁜!!)
남자주인공은 서른살생일을 몇주앞두고 스케이트장에서 가벼운 뇌진탕을 일으키며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리고만다. 그리하여 자신이 현재 사귀고있는 세명의 여자중 과연 누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려했는지 잊어버리고만다. 분명 반지를샀고 그 반지를 건네주면 누군가에게 프로포즈하려한 것만은 분명한데 그게 누구인지 도통~ 전혀~~ 생각이 나질 않으니 그의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서둘러 세명의 여자를 번갈아가며 만나고, 그 중 누가 반지의 주인공인지 찾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과 그의 내면이 잘 표현되어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부터였다. 이남자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건지.... 아무리 객관적인 독자입장에서 봐주려고해도 지나치게 한심스럽다. 이런남자 뭐가 좋다고 여자들이 셋씩이나 그를 만날까~~~ 뭐, 글을 읽다보니 그 여자들또한 그닥 정상은 아닌듯싶다.(이럴때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이 나오지..싶다.) 그저 전여자친구에대한 복수심 하나로 결혼을 하려하니 진정한 상대를 찾았을리 만무하고, 차라리 다행이라면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결혼을 미룰 수 있게된게 잘됐다 싶다.
세명의 여자를 아무리 만나봐도 당최 누가 자신의 짝인지 발견하지 못한그는 신비로운 소녀를 만나게되고 그녀에게서 강한 데자뷰를 느낀다. 소녀와 어울리며 점점 자신이 원하는게 뭔지 알아가는 듯한 그의 모습에 잘하고있다는 응원이라도 보내주고싶었다. 이야기의 결말은 전혀 예상치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마는데 과연 그의 사랑이 결실을 맺었을지 사뭇 궁금하다. 처음 <반지를 끼워주고 싶다>의 간략한 줄거리를 읽었을땐 그 세명의 여자중 진정한 사랑이 있을꺼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남자는 세명의 여자들과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이야기를 끌어나가다가 결말엔 사랑에 꼴~~~인! 한다는 해피엔딩을 예상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갔다. 읽는내내 어의없고 기가차는 남자주인공의 모습에 화가나고 눈쌀이 찌푸려지곤 했는데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은 그의 사랑이 좋은쪽으로 결실을 맺길 바라고 있는 나를보니 우습기도했다. 그래도 조금은 성장한 듯한 그의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