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김은정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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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떤 서른에관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생생하고 사실적이면서도 통통튀는 글을 만날 수 있을꺼란 기대감 또한 있었다. 첫 장을 펼친순간 '내 기대감이 들어맞는구나.' 하는 흐뭇함이 올라왔고 초반부를 넘어가면서는 ' 왠지 나랑 비슷해....' 하는 맘에 공감의 감정이 올라왔다. 그러나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어라? 이게 뭐야~ 그래도 재미는 있네.'하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 이었다. 사실적이게 다가왔지만 너무나 소설적인 내용과 결말에 다소 아쉬웠던 책.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유쾌한 글 솜씨와 내게도 이런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즐거운 상상까지 더해져 읽다보니 단숨에 읽혀서 마지막장을 덮는순간은 아쉽기까지 했다.
 

스무살 중반이 지나면서부터 꽤나 여러번 해온 생각. 내가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만 있다면...... 이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커져만가는 소심증에 여전히 힘든 생을 살고있는 나 이지만 나이와함께 뻔뻔함 또한 커진것도 사실이다.(어굴 두꺼워지는 거랑 소심증은 별 상관이 없는 것같다.^^) 이런 나의 무모한 당당함과 여태껏 살아온 내공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그 때보다 훨씬 재밌는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을 것만같은 자신감이 생겨난다. 너무 조용한 10대를 보내온 나는 못내 그것이 아쉬움으로 자리잡고 있기에 다시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친듯이 시끌벅적한 10대를 보내고싶은 마음이다. 
 

바로 2~3년 전까지만해도 난 어린친구들을 부러워 해본적이 없다.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 그 끔찍한 공부를 하고싶은 마음도 없었고 20대 초반의 풋풋함이 좋아보이긴 했지만 그 때로 돌아가고싶은 마음또한 없었다. 그리고 서른을 코앞에 둔 시점에선 하루빨리 서른이 되기를 꿈꿔오던 나 였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인가 항상 제자리에 머물고있는 나를 보게되었고 어린 친구들을보며 '내가 저 나이때만 되었어도....' 하는 바보스러운 생각에 빠지곤했다. 누군가는 지금의 나를 보며 '내가 니 나이만 되었어도....' 라는 생각을 하겠지. 언제나 현재의 내 나이와 나 자신에게 만족해 하며 살던때가 그리워진다. 사무치게.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의 주인공 최순자양은 29살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이름뿐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미래도 비전도 없는 뭐 그런 인생. 연하의 애인은 어느날 집을나가 깜깜 무소식이고(바득바득 이를갈지만 그가 머리숙여 들어올꺼란 기대감을 않고있는 순자씨~) 늘어가는 몸무게에 뜨악 하면서도 딱히 다이어트 생각은 없는 여인. 부모님을 여의고 고등학교 자퇴의 이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 혼자의 힘으로 보증금 2000만원짜리 보금자리를 만들고 열심히 적금을 부어가며 미래에 학교선생님이 될 연하애인의 뒷바라지를 하며 그와의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어리고 예쁜 지지배들에게 두명의 애인을 모두 빼앗기고 슬픔에 몸부림치고 있는 순자앞에 거금 6천만원이 떨어지고 그녀는 과거로의 삶을 계획하게 되는데.... .... 바로 이 부분에서부터 난 뜨악~!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이것은 항상 내가 상상속으로만 꿈꿔오던 그 일이 아닌가 말이다. 내 상상이 소설속에서 펼쳐지고 있구나!' 순자가 수지가되고 엄청나게 깎여나간 그녀의 나이에 부러움이 밀려오다가도 너무 말도안되게 소설적인 내용에 힘이 빠지기도 했다. 그녀의 풋풋한 로맨스를 응원하다가도 '아니 이것은 범죄 아닌가?' 하는 시기질투를 벌이기도 하고~하핫! 나같으면 그 6천만원으로 다른삶을 꿈꿨을텐데.... 하며 내 나름의 인생계획을 세워보기도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없이 재밌게 읽혔고, 중간중간 무릎을 쳐가며 웃길 여러번 이었다. 소설이니까 소설다운건 당연한거야~ 하면서도 너무 현실감과 동떨어진 내용이 다소 아쉽기도했던 책. 그래도 끝끝내 순자의 무모한 용기가 마냥 부러운건 어쩔 수 없는 내 마음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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