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괜찮아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그 두 번째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노진선 옮김 / 솟을북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주위친구들도 여럿 결혼을하고 이제 돌쟁이 아가들의 엄마가된 친구들도 생겨나다보니, 자연스럽고 당연하게도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지않을 수가 없다. 부모님은 매우 주기적으로 내 결혼에대해 이야기하시고, 난 어느덧 친척들모임엔 발길을 끊은지 오래이다. 지금의 생각으론 결혼을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 일것같다. 오히려 지금보다 어렸을적엔 '반드시 서른전엔 결혼을 해야지' 하고 마음 먹었었고 내 결혼생활의 모습은 어떨 것이다.. 어땠으면 좋겠다.. 하는등의 상상을 많이도 했다. 결혼은 내게 인생에 있어서 당연한 수순이었고 그 후 예쁜 아이들의 엄마가 되는 것또한 당연한 내 인생계획의 일부였다.

 

가끔 엄마께 "난 결혼하면 애를 셋은 낳을꺼야~!" 라고 말 했고 그럴때마다 엄마께선 "넌 무슨 애 낳으러 결혼하니?" 라는 못마땅하고 어이없어하는 반응을 보이셨다. 자라면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성인이되고나니 달랑 둘 뿐인 우리형제가 너무 적게 느껴졌고 그나마 이젠 한 집에서 같이 지내지도 못하고보니 북적북적하고 형제많은 집이 부럽게만 느껴졌다. 쨋든, 이젠 아이셋을 낳을 수 있는 체력이나 나이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으니.... 하 하..하..(이걸 그냥 웃고 넘겨야 할지~~) 이처럼 나는 「애인=결혼=아이」 라는 너무 당연하게 이루어질꺼란(누구나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미래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남들이 다 하는 그 평범하고 당연한 인생설계가 내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란걸 절실히 깨달았고, 이젠 결혼이 포함된 내 미래는 불투명할 뿐이다.

 

<결혼해도 괜찮아>는 결혼을 하면 무엇이 좋을지, 또 결혼을 왜 해야만 할지, 결혼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집어든 책 이었다. 그러나 다분히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녀가 조사하고 공부한 결혼에대한 다양한 이야기를(무슨 실험과 통계자료 등등을 들먹이며..) 이어나가는 이 책은 내게 결혼에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키워줄 뿐이었다. 도대체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함인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제목과는 반대로 결혼을 하지 말라는 것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결혼을해서 생기는 갈등과 불안 그리고 끝으로 치닫은 여러 예들을 보여줄때마다 결혼에서 한발짝씩 물러나게 되었고, 그럼에도 자신은 미국에서 추방당한 자신의 애인과 어떻게든 결혼을 하고야말겠다는 모순되지만 절실한(그래야만 둘이함께 할 수 있기에) 상황들을 설명한다. 이 책은 나를 전혀 설득하거나 조금의 긍정적인 마음도 열어주지 못했을뿐더러 작은 재미마저 안겨주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인점은 길버트와 펠리페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법적인 절차를 무사히 마쳤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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