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안일한 불의가 아닌, 불안한 정의의 편에선 '이수인'이라는 인물이 대단해보였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수인이 될 수도 있었던 기회를 모른 척 넘긴 사람들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력을 지닌 자와 그렇지 못 한 자, 비도덕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자와 그에 맞서 저항하는 자. 사실 언제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고,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나는 한 번도 발 뻗고 나설 용기를 가지고 있지 못 했기 때문이다.
 파업과 시위를 반복하는 시민들을 뉴스에서, 그리고 광화문 한복판에서 수도없이 보아왔지만, 나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억울해하는지, 무엇이 그들을 분노케하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사회에서 정의,용기,의리 따위의 단어들은 이미 사치가 되어버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송곳>을 읽다보니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집단'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집단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집단을 이룸으로써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역설적이지만 감동으로 다가왔다.
 '싸움도 싫지만 도망치는 건 더 싫은거잖아. 도망치면 내가 틀린게 되니까. 아니 걔들이 옳은게 되버리니까.' 라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들이 모여 정의를 이루고,
옳은 길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이렇게나 처절하고 아름다울 수 없다. 책장을 모두 덮은 뒤, 살아가고, 살아내는 사람들이 제발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우리의 신호등을 켤 시간이다.

이제는 우리의 신호등을 켤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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