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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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대 졸업생인데 과의 특성상 여자가 많지 않았다. 전 학년을 통 틀어 봐야 체육대회 출전할 한 팀이 나오지 않았을 정도니 그 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소수의 여학생 중 사회로 진출해 과 특성을 살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는데 때문에 그 연락망 또한 좁았다. 많이. 그냥 편하게 한명이라고 해두자.

중, 고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들을 만나도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만남의 즐거움을 떠나 내 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터놓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는데 대학 친구 중 나와 같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면 그것이 해소가 된다. 그래서 그 친구와는 서로 일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데 아낌이 없고, 정보를 교환하는데 열성이다.

그 친구는 첫 직장을 잡고 많이 힘들어 했었다. 집떠나 혼자 나와 있는데 외롭다며 울면서 전화가 온 적도 있었고, 만나서는 직무와의 적성 문제, 늦은 퇴근 시간, 상사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도 함께 이야기 했다. 친군 그나마 내가 먼저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언을 얻으려 했지만 사실 나도 출근이 행복하지만은 않았기에 푸념을 더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때려치고 싶은데 정말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것 같아"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서로의 애로사항들을 이야기하며 지내던 어느날 그 친구가 메신저로 url 주소를 하나 보내왔다. 자신이 많이 위로 받았다고 하면서 나도 꼭 봤으면 좋겠다며 말이다. 그 링크를 따라갔을때 법륜 스님의 글이 있었다.

스님의 글을 보고 내안의 욕심이 얼마나 커다란가를 깨달았다. 전혀 즐겁지 않은 회사를 억지로 다니며 버티는 내 일상 모습, 유학간 친구를 부러워하며 나도 가고싶다 회사만 아니면 가고싶다 하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내 모습. 그런 나의 내면엔 결국 돈의 달콤함에 빠져 놓아버리지 못하는 내 욕심 탓이었다. 어찌 두개를 다 가질 수 있겠는가. 하나를 얻고자 하면 하나를 놓아주는 것이 이치이거늘. 알면서도 참 행가기 어려운 그것을 스님이 '딱' 꼬집어 이야기 해 주고 계셨다.

[행복한 출근길] 이라는 책은 내가 느낀 그 모든것의 결정체였다. 법륜 스님은 꼭꼭 숨겨두었던 사람의 심리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러지 말라 하신다. 이제 좀 탁 터놓고 살아 보라는 그 말씀이 어찌나 뼈속 깊이까지 파고들던지. 삶 전반을 흔드는 스님의 말씀이 날 많이 반성케 했다.

문득 '첫 출근' 하기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대학 4년간은 내가 어땠는지 몰라도 난 우물안의 개구리였다. 실무적인 소양이 부족하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또 하고싶은 것도 많다. 연봉이 적더라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직장을 가지자. 내 시간을 보람되게 쓰자. 다른 나를 보여주자.' 이렇게 생각하고 또 남들에게 말해왔던 나 아니었던가.

아직 늦은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렇게 다짐하고 출근한 그날의 아침처럼 내일 상쾌한 출근을 하리라 결심해 본다.

법륜 스님의 넓은 뜻을 나는 조금이라도 헤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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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엘리베이터 살림 펀픽션 1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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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노시타 한타? 누구지? 작가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단지 '악몽'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다. 당시 날이 더웠고 기분도 꿀꿀하던 차에 뭔가 시원한 것을 찾다 발견했는데 간만에 나이스 초이스! 였다. 우와 뭐 이런 이야기가 다있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스토리 이어짐이 절묘하다.

 


책을 덮고 나니 띠지 뒷면의 독자 한줄평이 보였는데 "무엇을 예상하든 100% 빗나갈 것이다!" 그 말이 정답이었다. 허를 찌르는 구성.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솜씨에 혀를 내둘렀다.

[악몽의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늘상 이용하는 열댓명 타면 숨쉬는것도 조심스러운 좁은 공간. 그곳에서 벌어지는 우연인 듯 하면서 필연인 사건을 매우 흥미롭게 펼쳐나가고 있다. 등장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요약하면 이렇게 진행된다.

정신차려보니 엘리베이터 안. 내가 여기 왜있지? 그리고 이 사람들은 뭐야. 난 빨리 아내에게 가 봐야 하는데. 급하다구! 사람살려!!!!!! 살려주세요!!!!!! 하... 안돼 어쩌지...... 뭐? 아냐. 헉. 잘못했어요. 아니에요 그건. 미안해 여보... 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어 미안해 미안해... 이게 무슨소리지? 아악. 헐. 뭐야. 같이 살자. 그래 그렇게 하자. 아니 그게 아니고. 있어봐 내가 해 볼께. 아냐 이럴려고 했던것이. 왜이렇게 꼬여버린거지? 네???????????????? 어디간거야? 어쩌다가 여기까지........ 내가 해결해줄께.. 걱정하지마. (읽어보지 않으면 모르겠지? 훗-_-)

이 안에 모든 공포와 웃음, 재미와 반전이 숨어있다. 엘리베이터안의 네사람을 소재로 장편 소설 한권을 완성할 수 있는 기노시타 한타의 재능이 놀랍도록 무섭다. 더구나 이것이 그의 '처녀작'이라니... 앞으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선보일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더위가 시작되려 하는 요즘 또다른 '악몽'시리즈가 기대된다. 어떤 소재로 내 마음을 두근두근 거리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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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50 - 쉰 살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50가지 방법
마르깃 쇤베르거 지음, 윤미원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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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의 어머니. 아름다운 당신.
















[여자나이 50] 이 책을 어버이날 선물 중 하나로 어머니께 선물해 드렸다. "아직 쉰 살도 아닌데..." 하고 본인의 나이 듦을 쉬쉬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살짝 되기도 했는데 다행이도 반가이 "잘 읽을게. 요즘은 엄마 나이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마더라는 영화도 나온다 하고, 이런 종류의 책도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어버이날 선물 푸짐하네. 고마워" 하셨다.










책의 어느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온다.

- 당신은 막 쉰 살이 되었거나 쉰 살이 지났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살고'있다. 이 책을 손에 들고 있다면 별 걱정 없이 잘 살고 있는 사람이리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이 책을 선물 받았다면 당신을 챙겨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니 참 행복한 일이 아닌가. ... 중략 ... 나이를 먹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궁금해 할 여유가 있는 당신은 참으로 호강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다. -

누군가로서 당신께 이 책이 좋은 선물이 되었음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머니는 결혼하고 나를 일찍 가지셨던 터라 쉰 살이 되기 전에 자녀 양육의 의무(?)에서 벗어나셨다. 때문에 지금 너무 자유롭다고 하셨다. (은근히내게도 결혼 일찍 해서 얼른 애기 낳고 키워 너의 노후를 즐기라고 하신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어머니의 삶의 여유가 부럽기도 하고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내 딸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까...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지금 내 삶에서 찾아볼 수 없는 어머니만의 평화였다.




나이 든 여자가 ‘억척스런 아줌마’ 이미지가 아닌 ‘기품 있는 아주머니’ 이미지로 변하게 되는 시점이 쉰 살 즈음이 아닐까 싶다. 세상사는 것에 쫓겨 나보다는 아이와 남편을, 또 일에 치중했던 지난 날. 유행과 멋을 한껏 부리며 숨 가쁘게 세월을 따라갔던 날들에서 벗어나 나를 위해 쉴 줄도 알고, 베풀 줄도 알고 세월과 함께 하는 날을 보낼 수 있는 나이.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는 나이. 그래서 매혹적인 나이가 쉰 인 것 같다.




[여자 나이 50]은 그들이 아름다운 쉰 살을 맞이하고 또 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지금 내 어머니 모습의 일부이기도 했다. 다음에 집에 내려갈 땐 더욱 더 원숙한 매력을 뽐내시고 계시겠지. 그 모습을 닮아 가리라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기차에 몸을 실었다. 어머니, 또 내려갈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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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성공하는 법 - 이진우의 성공트레이닝스쿨
이진우 지음 / 베스트프렌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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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난 책을 한권 읽었다.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 성공하는 법] 이라니. 초미의 관심사 아니겠는가. 저자가 젊은 나이에 억대 부자가 되었다고 하니 그 내용이 '재테크 기술'에 맞춰져 있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다. 웬걸. 색다른 책이었다. 재테크는 재테크인데 아........ 정확히 뭐라고 해야하나................ 포도재무설계 선임위원의 재무설계 방법이 한 장이 끝나면 그때마다 나오긴 하지만 그것이 주가 아니고.......... 에...........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싶다. '한국에서 돈 많이 버는 법'을 설명한 책.

정확히 이 책은 내가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다. 책의 제목에서 말하고있는 '성공'이라는 단어가 내가 생각하고 있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다른 세상에 와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나의 힘으로 일해서 번 돈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자람 없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믿고있고. 그래서 나는 내 직업이 소중하고, 내가 배운 것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정해진 연봉에 살고 있지만 큰 돈이 들어갈땐 마땅한 고민도 하지만 못살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 만족스럽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재테크도 하고 있고, 나아짐이 보인다. 그럼 된거 아닌가. 사전적인 의미로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 성공이라고 한다. 내 목적이 이러한데 나는 실패한 삶이라 말할 수 있는가?

나의 직업관도, 성공관도 철저히 깨부순 책이었다.

책의 저자는 이런 나를 열정이 부족한 사람이라던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진짜 그렇다 치고 껄끄러웠다. 책대로라면 내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그 변화가 두려워서 이러는지도 모르겠다. 찔려서 불쾌한건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참으로 당당하다. '반드시'라는 '확신'에 매우 차있다. 그 두 단어를 책 속에서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박수쳐주고싶다. 인정한다. 저자의 이력과 열정에 대해서는. 시중에 나와있는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은 많이 있고, 많이 봐 왔지만 그것과는 분명히 다른, 저자만의 독특한 색깔이 묻어나는 돈버는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 책을 3월 말에 읽었는데 두달간 리뷰를 적지 못했었다. 계속 눈에 밟혀왔었는데 정리가 되지 않아 고통스러웠다. 더이상 미룰수는 없어 쓰고 있긴 한데 지우고 잘라내고, 해도 마음에 드는 리뷰가 나오질 않는다. 잘 읽히지 않았던 어려웠던 주제의 리뷰를 쓰는것보다 어렵다.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리고.

이렇게 날 괴롭히는것은 무엇때문일까. 의문이 가득하다. 그것을 안고 글을 마친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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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밌는 Fun Fun 일본어 문법
정의상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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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 수준을 이야기 해야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어느정도길래? 하고 생각할 수 있겠다 싶어 짧게 적어본다.







일본어를 정식으로 배운 것은 고등학교 다니던 때에(지금으로부터 7-8년전쯤?) 제 2외국어 선택 때문이었다. 아주 기초적인 문법은 이 때 습득했다. 하지만 이후 쓸 일이 없어 자연스러이 모든 문법은 증발되었고, 남은건 히라가나 몇글자 읽을 수 있는 정도. 3년 전쯤에 급 일본 드라마와 에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해서 지금은 일상 생활에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어느정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문법적으로 이해한다기 보다는 자꾸 같은 문장이 나오니 따라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단어를 외우지 않았으니까 쓰지는 못하고, 쓰여져 있는걸 보아도 꼭 히라가나로 적혀 있어야만 어버버 하며 겨우 발음하는 정도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밌는 FunFun 일본어 문법]이라는 책의 이름에 걸맞게 아주 재미있게 공부했다.







책을 처음 봤을 때엔 멋도 모르고 펴놓고 남자친구와 이것저것 따라 읽으면서 놀았(?)다. 둥근해가 떴습니다 ♪ 라는 노래에 맞춰 개사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서로 신기한 사실을 누가 먼저 찾는지 내기하듯 "이건 루(る)로 끝나네? 루(る)로 끝나는 것이 많네? 아! 이거 전에 배웠었다 ㅋㅋㅋㅋ", "소시떼(そして)가 뭔지 알아? 코난에 이거 자주 나와" 이런식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책을 훑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히라가나와 카타카나도 다시보게 되었고, 잊었던 문법들도 하나, 둘 떠올랐고. 남자친구가 없고 혼자 조용히 책을 볼땐 그 내용이 쏙쏙 머리에 들어와 '일본어 문법을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문법은 이렇게 공부하는것이 더 좋은 것 같다. 무턱대고 동사는 우(う)단으로 끝나고 루(る)로 끝나는것과 그렇지 않는 동사로 나뉜다. 그것에는 무엇무엇이 있고 예외동사는 무엇무엇이 있다. ~마스(ます)로 끝나면 우리말로 ~입니다. 이고 여기에 카(か)를 붙이면 ~입니까?가 된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 것 보다는, 재미있는 드라마나 만화를 보면서 충분히 일본어에 익숙해 진 다음 재미있는 문법 책으로 그 자신감을 배가시켜주는 것이 학습 효과가 높다고 생각된다. 실제 내가 그렇게 해 보니까 확신이 선다.







일어 뿐만이 아니라 모든 언어가 그렇지 않을까. 여러 매체를 통하여 그 나라의 언어에 자주 노출이 되면 그 나라의 문화도 습득할 수 있고 그에 대한 흥미도 생길 것이다. 그러면 그 나라에 대하여 공부를 하게 되고, 자연스러이 그 시발점인 언어를 배워야 한다. 이렇게 언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 되는데 개인적인 취미면 몰라도,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뭐, 어찌되었든 일본어에 노출된 적이 있고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FunFun 일본어 문법 책이 분명 도움이 될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재미있는 문법책! 이 책을 두고 말하는 것 같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여. 화이팅!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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