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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뢰 글리코」라는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고등학생들의 허를 찌르는 두뇌 게임(?) 책이라고 하면 너무 짧게 요약한 걸까?
나는 머리 회전이 팽팽되지 않아서
퀴즈는 난센스조차 오래 생각 못하고 답을 보고 마는 타입이다.
고민해도 답 안 나오고, 답 보면 아! 하는 편.
이 책엔 지뢰 글리코(GLICO WITH LANDMINES),
스님 쇠약(THE BOUZU BREAKING DOWN),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FREE FORM ROCK-PAPER-SCISSORS),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DARUMASAN GA KAZOETA),
포 룸 포커(4 ROOMS POKER)라는 다섯 개의 게임이 나온다.
아는 게임을 알려줘도 맞추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데
이름도 생소한 게임의 등장. 애초에 트릭을 맞춰보겠다는 생각은 1도 없었다.
그저 작가가 이끄는 대로 질질 끌려갔다.
(작가는 그림을 그려가며, 핵심 포인트엔 글자 위 점을 찍어가며 설명한다.)
그래도 재미있다.
이것이 작가의 능력!
답을 떠먹여 줘도 이해가 안 가고 지루한 책이 있는데
「지뢰 글리코」는 알듯 말듯 하면서 흥미를 유발해서 순식간에 완독 하게 만든다.
띠지에 추리작가협회상, 미스터리 베스트상 등 수상이력이 쭉 나오는데 받을만하다.
대중적으로 흥행할만한 소재라 느꼈다.
읽다가 묘한 기시감을 느꼈는데
찾아보니 네이버 웹툰에서 봤던 마사토끼, joana 작가의 '킬더킹'이었다.
비슷하게 여러 게임이 등장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해결해 나간다.
게임 이해를 잘 못했지만 댓글 보는 재미가 있었고(추리왕들의 많으셔서. ㅋㅋ)
한 번 시작했으니 의무적으로 봤었는데
연재가 고르지 않아서 다른 곳에 흥미를 빼앗겨 결국 탈주했다.
그래서 완결을 못 봤다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휴재 중이라고 한다.
이 웹툰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일단 「지뢰 글리코」는 완벽하다.
한 편, 한 편이 완결성 있게 마무리되고 또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외전이나 2편이 나온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음, 그러고 보니 나는 안 봐서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도
여러 게임을 한다는 점에선 (굵은) 맥락 상 비슷하지 않을까?
(아닐 수도 있다. 안 봤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게임'을 참 좋아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잖나?
혼자서도, 여럿이 도 가능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서도 즐기는 것이 게임 아닌가.
독자들이 이모리야 마토의 묘수에 홀리는 건 이런저런 걸 떠나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알파고와 대결한 이세돌 바둑기사도 추천사를 남겼다.
익숙한 게임, 변형된 규칙 그리고 허점을 노려 승리하는 여고생.
전략과 전술은 물론 수 읽기에 심리전까지,
모두가 엔터테인먼트 속에 절묘하게 녹아들어 있다.
소설을 즐기는 독자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든 누구나 즐길 만한 '신의 한 수'같은 작품이라고.
폭염이 기승인데 에어컨 바람 나오는 시원한 곳에서 여름휴가 보내며 슬슬 읽기에 제격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