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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 - 2022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장편동화 선정작 ㅣ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백혜영 지음, 박현주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10월
평점 :
어제 저녁 늦게 이 책이 집에 도착했어요.
공부하던 첫째가 잠시 쉬는 시간이라며 막 집에 도착한 책을 펴더니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버렸네요
그리고 자기 전 엄마를 기다리던 둘째도 엄마가 자야 한다고 몇 번이나 잔소리를 했는데도
"조금만 더 읽을게요~"라면서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 엄지 척을 합니다.
"엄마, 이 책 진짜 재밌어요. 매번 어떻게 이렇게 재밌는 책을 골라요?"라며 엄마에게도 또 한 번 엄지 척 😄
매번 신간을 골라서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도서관을 다니면서 책 공급에 힘쓰는 저이지만
사실 제가 읽은 책은 별로 없었어요.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아동 도서를 읽었는데
'정말 세상에 재미난 책은 어떻게 이렇게 많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저도 너무 재밌어서 읽다가 많이 울기도 한 책이에요.

표지를 먼저 볼까요?
하늘에 날아다니는 사람들이(?) 아니 귀신들일까요? ^^;
공중에 떠 있는 귀신들의 입으로 뭔가가 들어가고 있어요.
눈은 꼭 감고 괴로운 모습도 보이고요.

이번엔 맨 뒤표지를 봅니다.
빨간 한복을 입은 저승사자가 아이를 빨간 끈으로 잡아서 잡아당기고 있어요.
어중간한 6학년, 어정쩡한 귀신이 되다!
밤낮없이 잠밥을 찾아다니는 6학년 귀신의 저세상 이야기

이런 문구들이 보이네요.
주어진 시간은 단 21일, 잠빚은 376시간.
시간이 없다. 서둘러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왜 21일이고, 잠빚은 또 무엇일까요?
『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은 표지를 보고 이야기 소개를 보고 신청한 책이에요.
요즘 잠을 자도 자도 계속 졸려 하는 첫째와 예비 6학년이 될 둘째가 생각나서 바로 픽했던 책이죠.
그런데 『스으읍 스읍 잠 먹는 귀신』을 쓰신 백혜영 작가님은 이미 제가 잘 알고 있던 분이네요.

이 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다 재밌게 보았던 책 들인데 다 읽고 나서 알게 된 제가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특히나 『외로움 반장』은 얼마 전 둘째가 재밌게 읽고 저에게 스토리를 이야기하기도 했던 책.
그래서인지 왜 이 책의 스토리가 이렇게 흡입력 있게 잘 써진 것인지 알게 되었어요.
책을 펴면 차례를 먼저 살펴봐야죠?

차례를 보니 또 눈물이 고입니다.
원래도 눈물이 많은 저이지만 차례를 보면서 이 책의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니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이 책의 주인공인 윤혜령은 갑자기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이 낯선 곳에서 발견한 나무의 이름표

그동안 혜령이는 그동안 공부하느라 잠도 제대로 편하게 잔 적이 없고
이렇게 짧고 허무하게 인생이 끝나버린다니 화가 났어요.
분명히 어젯밤 학원 버스에서 내려서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만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열 살 밖에 안된 내가 죽었다니 허무하고 충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거기에 무서운 저승사자가 나타나서 내가 죽은 지 벌써 49일이나 되었고
그동안 이승에서 잠을 못 잔 잠빚이 있어서 이승으로 복귀해서 잠빚을 다 갚아야 저승에 갈 수 있다고 해요.

어린 나이에 죽은 것도 억울한데 잠빚을 갚지 않으면 저승에 갈 수도 없다니
이게 무슨 말인 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그때 갑자기 옆으로 휙 다가온 고딩 잠귀 수지 언니 덕분에
잠귀가 무엇인지 잠빚이 무엇인지 어떻게 잠빚을 갚아야 하는지 알게 되었지만
잠빚을 갚는 것도 쉽지는 않았어요.

처음 잠밥을 먹으면서 너무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잠을 많이 자는 인간들이 없기도 했고
잠밥을 먹으려던 잠귀들이 많아서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죠.
저승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잠귀가 아니라 악귀로 변할지도 모른다는데
악귀는 정말 무시무시한 모습이라 절대 안 되는 일입니다.

그래도 저승에 가기 전 한 번쯤은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었어요
이승에 있을 때 내 친구와 비교하면서 공부 타령만 하던 엄마와 하나뿐인 내 동생 윤아령은
한 번은 보고 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혜령이가 집으로 갔더니 집안 분위기가 아주 이상합니다.
항상 예쁘게 꾸미고 있던 엄마는 핏기 없는 얼굴로 계속 침대에 누워 있고
밝던 아령이는 아무 감정 없이 공부만 하네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과연 혜령이는 21일간 잠빚을 다 갚고 왜 가족들이 변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뒷부분이 더 재밌고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은 책이지만 스포를 하면 안 되기에 꾹 참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울었던 부분은 책 내용이 현실과 비슷하기 때문일 거예요
공부하느라 잠을 못 자는 것은 고등학생만이 아니라 초등학생도 많다는 내용
또 혜령이의 엄마의 모습이 나와 조금은 닮아 있는 것.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점점 더 바쁘게 살 수밖에 없는 아빠
가족의 빈자리가 생기면 어떻게 변하는지 공감되었어요.
지금 아이들은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살고 있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반강제적으로 공부를 할 수밖에 없죠.
그런 무한 경쟁과 상황들 속에서 나쁜 말을 하고 속상한 일들을 만드는 것들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면서 울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작가님이 7년 전 동화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이야기라고 해요.
오랫동안 준비하고 나온 작품이기에 저도 많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 작품이 되기를 바랄께요.
언제쯤 잠빚 없는 세상이 가능할까요?
아이들 편하게 푹 잘 수 있는 날이 오기는 올까요?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 모두를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