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적 관점에서 여성 이해는 여성이 지닌 임신과 출산 기능을 기반으로 여성을 언제나 생물학적 기능에 매이게 만들었다. 생물학적 기능을 완수하는 것, 즉 임신·출산·양육으로 이어지는 모성을 경험할 때 ‘진정한 여성’으로 거듭난다는 여성 이해가 고착된다. 이것은 여성을 사적영역에, 남성을 공적영역에 속한 존재라는 것을 자연화한다. ‘자연화’는 그 문제에 물음표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생물학적 여성 이해에서 여성은 비합리성과 모호성을 지닌 존재다.

  반면 남성은 합리성과 명증성을 지닌 존재로서 이 세계를 구성하는 중심에 서 있다. 남성은 이 세계의 주체로서 지식을 생산하고, 확산하고, 보존하는 존재라는 남성중심주의androcentrism와 남근중심주의phallocentrism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남근중심주의는 남성적인 것the masculine 또는 남근the phallus을 이 세계의 의미나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는 데 특권적 위치에 놓는 사상이다. 신의 표상을 ‘남성’으로 규정하는 사유 방식은 바로 이 남근중심주의의 예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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