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무엇인가! 서평이 타임라인을 도배할 때도 나는 읽지 않았다. 밀린 책을 읽느라 바빴다. 페친이 포슷에 쓴 발췌를 보고 바로 구매했다. 저자 김영민의 글은 편하다. 위의 두 저자와 다른 의미의 잘 씀이다. 글이 쉽고 재치 있고 블랙유머도 곳곳에 들어있다. 무거운 주제를 편하게 썼다. 한마디로 저자는 글을, 말을 가지고 놀 줄 안다.
보통 책에 관심 있다면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정도는 읽는다. 사실 나는 어디 가서 ‘읽었다.‘ 는 한 마디 하려고 때때로 지겨움에 까무러치면서 읽어 낸 허영이 반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어떻게 도스토옙스키를 깊이 읽는다는 것인가.석영중의 도스토옙스키 논문을 책으로 묶었다. 읽으면서 아하! 이런 거였구나. 도스토옙스키 책은 종종 어려워서 무슨 뜻인가 멍 때리다 갑자기 느낌이 온다. 그리고 깊이에 놀란다.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 책에서 보이는 것들을 더 풍부하게 하고 전문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한다. 그래서 재밌다.
성직자가 썼다. 시대가 남긴 말을 그림에 투영하여 전한다. 성직자니 성화일 것 같으나 세속화 위주로 풀이했다. 글을 참 잘 쓴다. 하나의 그림을 놓고 시대상과 얽힌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글인지 그림인지 모를 정도로 문장이 유려하다. 또 하나의 매력이라면 그가 쓴 글대로 저항 없이 그림이 보이고 읽힌다는 것. 그림을 매개로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는 어제의 이야기. 같이 들으면 좋겠다.
림랜드의 데이터베이스는 자폐란 현상이 인간이란 생물체 자체에서 기원했을지 모른다는 온갖 증거를 보여주었다. 엄마가 잘못 키웠기 때문이란 증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심리에 주목하는 것은 핵심을 벗어난 것이며, 자폐증은 생물학적 현상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