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홍대선 지음 / 푸른숲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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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지독한 정신파괴를 겪고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내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무작정 철학서를 찾아 읽었다. 잡서부터 경전, 1,000페이지 벽돌 책까지 닥치는 대로. 

쉽지 않았다. 철학적 사유 경험이 없어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 첫 번째 허들. 다음은 의미를 이해하고 체화하는 것, 이 과정은 넘어도 넘은 것 같지 않은 거대한 장벽이었다. 멈추지 않았다. 느리게 조금씩 눈이 열렸다. 

그렇게 발견한 나라는 인간은 

문제의 발생지는 나인데 답을 밖에서 찾고 있었다. 욕망을 억눌렀고 고통을 감내했고 피할 수 없다면 기억을 지우거나 폭음했다.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이러니 어떤 문제를 풀어도 오답일 수밖에.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 

광란이 제어되면서 차츰 멀어졌던 철학. 홍대선 작가의 신간을 읽으며 4년 전 이 책이 있었다면 조금 수월하게 안정을 찾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철학의 맛이 궁금하거나 촛불 같은 마음을 잡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권하겠다. 쉽고 간결하다. 쏙쏙 들어온다. 군더더기가 없다. 작가는 철학자의 개인사와 사상을 적절한 비유와 간결한 문장으로 엮어낸다. 책이 의도하는 바를 벗어나지 않는다.  

철학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접하는 것은 잠시 미루자. 그들이 지금 휘청이는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지겨움뿐. 이 책에서 다루는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의 철학은 이 시대의 저변에 깔린 사상과 인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내게 철학은 '나'로부터 발원하고 곤경에도 무너지지 않는 기반을 제시하는 무기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무기를 발굴할 수 있다면 좋겠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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